최근 유튜브에 신들린 춤실력을 과시하는 앵무새 영상이 퍼져 인기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앵무새가 원래 춤에 능하며, 확인된 패턴만 30종류가 넘는다고 전했다.
호주 찰스스터트대학교 조류학 연구팀은 앵무새의 춤 행동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들의 조사 보고서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먼저 게재됐다.
앵무새의 뛰어난 춤실력은 원래 유명하다. 최근 유튜브에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명곡 ‘셉템버(September)’에 맞춰 무아지경 춤을 추는 앵무새 영상이 올라와 시선을 끌었다.
연구팀은 앵무새의 춤이 구체적으로 어떤 동작으로 이뤄지고, 무엇이 이들을 춤추게 하는지 학술적 검증이 없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관련 영상과 동물원 개체의 실제 행동을 비교하며 앵무새류의 춤 행동을 분석했다.

흰유황앵무와 붉은관앵무, 큰유황앵무, 흰이마유황앵무, 리틀 코렐라 등 5종의 앵무새 총 45마리의 동영상을 분석한 연구팀은 이들의 춤이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다는 점을 알아냈다. 앵무새들의 춤 동작 패턴은 최소 30가지가 넘었다.
영상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동작은 머리나 몸을 숙이는 다운워드(50%)였다. 옆으로 스텝을 밟는 사이드 스텝이 43.5%, 날개나 깃을 부풀리는 과장된 표현 플러프가 32.6%, 한쪽 발을 드는 동작이 30.3%, 몸을 좌우로 흔드는 사이드 투 사이드가 29%였다.
머리를 숙이는 동시에 스텝을 밟는 혼합 동작이 21.7%, 머리를 흔드는 헤드뱅잉이 19.6%, 머리나 몸을 반원형으로 움직이는 세미서클이 19.6%였다. 몸을 틀어 회전하는 턴 동작은 12.6%였고, 사이드 스텝과 사이드 투 사이드를 결합한 현란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조류학자 나타샤 룹케 박사는 “이번 실험에서는 앵무새들이 꼭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 않는 의외의 사실도 밝혀졌다”며 “개체마다 사용하는 동작은 제각각이며, 한 마리가 사용하는 움직임은 대체로 4~10가지로 자기만의 패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영상 속 앵무새와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실제 앵무새의 춤을 분석한 결과, 상상 이상으로 동작이 정확하고 패턴이 많았다”며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동작은 야생에서 수컷들이 구애할 때 하는 행동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짝이 없는 수컷은 물론 암컷도 춤을 추는 점에서 단순한 번식 행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봤다. 발성의 모방은 많은 조류나 포유류가 가능하지만 외부 소리에 맞춰 자발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오락 행동은 침팬지나 앵무새가 유일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조류에 긍정적인 감정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춤 행동이 앵무새의 감정을 연구하는 뛰어난 모델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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