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트로피, 불리한 조건에도 빛난 한국 쇼트트랙
2023년 상하이 트로피 쇼트트랙 여자 1000m 경기에서 한국의 이유빈 선수는 중국 선수 3~4명에 맞서 홀로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했다. 중국 측은 자국 선수의 이득을 위해 다수로 견제를 펼쳤다. 경기 초반 중국 선수들의 압박과 견제를 집중적으로 받았으나, 마지막 3바퀴에서 이유빈 선수는 아웃코스로 단숨에 추월해 결승선을 1위로 통과했다.
결승에서도 같은 전략이 반복되었지만, 특유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폭발적인 스퍼트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다수의 중국 관중 앞에서 소수 한국 선수가 강력한 실력으로 ‘전광석화 역전’을 이룬 장면은 크게 회자되고 있다.

승부사 DNA… 불리한 대진, 극복한 집중력
상하이 트로피는 국제빙상연맹(ISU)이 공식 인정하지 않는 대회지만, 규모와 참가국이 많아 중국은 자국 선수 중심의 대회를 조직한다. 외국 선수에게 불리한 대진은 흔했고, 경기 진행도 중국에 유리하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유빈을 비롯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인내와 집중력, 팀워크를 바탕으로 견제 무리를 돌파했다.
이유빈은 경기 내내 여유 있게 속도를 조절하다가, 결정적 순간 아웃코스에서 여러 선수를 제치며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 후 중국 매체와 관중도 이유빈의 압도적인 스피드와 전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자 여자 통합 ‘싹쓸이’ 기록… 한국 빙상 위상 확인
여성부만 아니라 남자부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불리한 포진에도 결승과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올포디움(금·은·동 싹쓸이) 기록을 세웠다. 남자 1000m에서도 1대4 구도가 성립했으나, 한국 선수들이 마지막 코너링과 직선 스퍼트에서 몰아붙여 금메달뿐만 아니라 주요 메달을 휩쓸었다. 이는 단기간 준비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한국 빙상 기술력이 중국을 압도하고 세계 정상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결과였다.

피겨 유망주 김채연도 중국에서 정상 등극
같은 대회 피겨 여자 싱글에서 김채연 선수 또한 자국 선수들, 미국 및 유럽 강자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개인 최고점(214.74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채연은 프리스케이팅 7개 점프 과제 모두 감점 없이 소화하며, 완성도 높은 ‘클린 연기’로 강적들을 따돌렸다. 김채연의 우승은 그랑프리 시리즈를 앞둔 실전 점검에서 이룬 의미 있는 성과였으며, 한국 피겨의 국제적 저력을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결론 없는 스포츠의 메시지
한국 선수들은 중국 안방에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집중력, 전략, 체력, 담대함을 모두 발휘해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어느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승부를 걸어 중국의 ‘정신 승리’를 산산조각 내고,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줬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 빙상·피겨의 위상은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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