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승절 열병식, 핵전력 과시 무대
중국이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세계를 겨냥한 최신 전략무기를 공개했다.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국은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5C를 비롯해 신형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선보였다.
이는 단순한 기념식 차원을 넘어 미국과 서방을 향한 무력 과시이자 군사 패권 경쟁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전 세계를 겨냥한 둥펑-5C 공개
가장 큰 관심을 끈 무기는 둥펑-5C였다. 기존 DF-5B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전략 핵미사일로, 최대 사거리가 지구 전역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발사 즉시 미국 본토는 물론 유럽과 전 세계 주요 도시가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번 공개를 두고 중국이 핵 억제력을 과시하며 사실상 ‘미국 본토도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괌을 겨냥한 ‘DF-26D’, 동아시아 긴장 고조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무기는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 DF-26D였다. 최대 사거리 5000㎞에 달하는 이 미사일은 괌과 필리핀해를 직접 타격할 수 있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 균형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DF-26D의 존재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모 전단이 최소 1000㎞ 이상 후방에서 작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군의 전통적 해상 우위 개념을 약화시키는 도전으로 평가된다.

DF-17·DF-41, 요격 회피 능력 강조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도 함께 공개했다. DF-17은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탑재할 수 있어 사드(THAAD)나 SM-3 같은 기존 요격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여기에 사거리 1만4000㎞에 달하는 ICBM DF-41도 등장했다. DF-41은 다탄두 분리(MIRV)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미국 본토 어디든 동시 다발적 핵 타격이 가능하다. 이처럼 중국은 열병식을 통해 ‘다층적 핵전력 체계’를 공개하며 방어를 넘어 공격 능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상·공중 전력까지 총동원
지상 전략무기뿐만 아니라 해상과 공중 전력도 대거 선보였다. 잉지(YJ)-21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 항모 전단을 원거리에서 무력화할 수 있는 대함 무기로, 중국의 해상 억제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중국이 해상 핵 억제력까지 확보했음을 알렸다. 항공 부문에서는 젠(J)-20S와 J-35A 등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편대 비행을 선보이며 미국의 F-35 전력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전쟁 억지’인가, ‘패권 도전’인가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군의 모든 장비는 방어적 성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서방은 정반대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무기 전시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패권 경쟁을 위한 ‘공격적 군사 전략 전환’의 신호라고 보고 있다.
특히 핵탄두 운용 능력이 강화된 둥펑-5C와 DF-41은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어 국제 군비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무기 공개는 동북아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 더 나아가 전 세계 전략 균형에 중대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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