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2025년 들어 또다시 ‘초대형 원전 확장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가동 원자로 57기, 건설 중인 원자로 29기에 이어, 최근 5개 부지 10기 신규 원전을 전격 승인한 것이다. 각 1기당 4조원에 이르는 투자비, 전체 사업비만 40조원 가량을 한 해에 쏟아붓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세계 유수 국가들이 한 해 1~2기 착공하기도 힘든 현실과 비교하면, 전방위 확장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연 10기씩 ‘역대급’ 승인, 한국 넘어서려는 거대 투자
중국 국무원이 최근 저장성, 산둥성, 광시성, 광둥성, 푸젠성 등 5개 지역에 총 10기 원전 신규 건설을 허가했다. 올해만 모든 신규 프로젝트의 예상 투자액이 2000억 위안(약 40조원)을 웃돈다. 중국은 2022년부터 매년 10기 내외 원전 승인을 반복하며, 한 해에 44조~48조원 규모의 거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한국이 최근 십수 년 동안 신규 원자로 1기 건설에 몇 조원 단위로 진통을 겪는 것과는 대조된다.

건설 속도·규모 모두 “세계 1위”
중국의 원전 건설은 속도와 규모 모두 세계 최고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61기 원전 중 절반가량이 중국 현장에 몰려 있다. 2025년 기준 중국의 원전 설비용량은 113GW(가동 및 건설 중 102기), 미국 97GW(94기)를 이미 넘어섰다. 2030년 200GW 목표, 2040년 2억kW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해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전통 원전 강국의 모든 합계를 단숨에 추월할 기세다.

독자 개발 3세대·차세대 원전, 국산화 성공
중국은 화룽(華龍) 1호·궈허(國和) 시리즈 등 독자 개발 3세대 대형 가압수형 원전을 대거 적용했다. 건설 승인 원전 10기 중 8기는 ‘화룽 1호’로, 이미 파키스탄에 성공적으로 수출해 본격적인 해외 사업 진출까지 가속화 중이다. 주요 부품·설비의 100% 국산화까지 달성하며, 올해만 114기 주요 설비 납품 실적도 기록했다. 더욱이 고연소 토륨로·용융염로 등 4세대 미래 원전 기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까지 병행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온실가스 감축에 ‘올인’
중국의 초대형 원전 투자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모두를 겨냥했다. 정부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 2030년 비화석에너지 비중을 25%로 높이고 2040~50엔 전체 발전량의 10% 이상을 원전으로 채울 전략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해안 도시 중심의 클러스터, 내륙 진출 논의까지 확산 중이다. 만약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향후 10~15년 뒤 중국의 원전 용량은 미국·유럽 합계조차 단숨에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 견제” 글로벌 원전 수주 경쟁도 가속
중국은 초저가(한국 대비 30% 저렴)·초대형 발주·고속 건설 모델을 내세워, 사우디·이집트·동남아 등 차세대 원전 시장 진출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건설 노하우와 가격경쟁력에 맞서 자국산 기술 보급과 거대 자본 투입, 전략적 패키지 수주제안을 동원하며 전방위적으로 ‘K-원전’ 견제에 나선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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