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2025년 미국 시장에서 역대급 판매 신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노조 파업이라는 ‘한 방’에 정의선 회장이 외통수에 몰리고 있다. 9월 3일부터 시작된 이번 파업은 현대차 노조가 7년 만에 부분파업에 돌입한 사건으로, 울산 5개 공장 생산라인이 모두 멈추고 전주·아산 공장까지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하루평균 1500대 이상 차량이 미출고되고, 3일간 16시간 파업에 따른 추정 손실액은 4,000억 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미국 호황, 국내 리스크가 발목
미국에서의 신차 판매량과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결렬로 생산 차질, 공급 부족, 노사 리스크가 터져 나왔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작년 순이익 30% 성과급, 정년 64세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 강도 높은 요구를 내세웠다. 사측은 기본급 인상, 성과급(회사 제시안 400%+1,400만 원), 전통시장상품권, 주식 30주 지급, 일부 수당 통상임금 확대 등 중도적 카드를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7년 만의 파업…완전 무쟁의 신화 깨졌다
현대차 노조의 이번 파업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중단이다. 울산공장 뿐 아니라 전주, 아산 등 전체 생산라인이 동시에 멈췄고, 1만5,000여 조합원이 생산 현장을 이탈했다. 특히 울산은 시간당 375대를 생산하는 현대차의 핵심 허브. 이날만 1,500대 생산이 막히면서, 3일간 누적 피해는 4,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까지 부분파업에 동참해, 부품조달 및 수출 물류까지 연쇄 차질이 예상된다.

파업 요구 내역과 사측 대응
노조는 고용안정·임금상승·정년연장 등 6대 요구안을 걸고, 역대 최대 폭 성과급·연차 인센티브·근무시간 단축 등을 줄기차게 주장한다. 사측은 “올해만 임금과 성과급을 합치면 직원당 4,434만 원 증가 효과”라며 적자 가능성, 글로벌 공급망 이슈, 미국 관세 리스크 등을 근거로 순응을 요청했다. 그러나 조합원 투표 86% 찬성, 강경 분위기 속 노조 리더십은 원안 고수다.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실적, 국내 노사관계가 흔든다
현대차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호주·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신차 주행평가·서비스점유율·신규공장 설립 등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국내 노사갈등, 잦은 파업, 생산 리스크 등은 수출 실적 조차 영향을 주고 있다. 자동차 공급망 불안, 출고 지연, 품질 저하, 딜러 네트워크 불신 등 부정적 후폭풍이 가중된다.

노조와 협력사의 이해관계, 지역경제로 번져
부품 1~2차 협력사는 물론, 현대모비스 등 간접 고용계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일자리, 수출, 원자재 창출까지 지역경제 전체로 위기가 전이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유럽 현지 생산비중이 갈수록 확대돼, 국내 공장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