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동력이나 외부의 힘 없이 얼음이 절로 움직이는 대학생들의 실험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친환경 발전에 응용할 가능성에 학자들도 주목했다.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스스로 움직이는 얼음 실험이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실험은 V자 패턴으로 잘 알려진 헤링본(herringbone), 즉 청어 뼈에서 모티브를 땄다.
얼음이 혼자 움직이는 원리는 이렇다. 연구팀은 알루미늄 패널에 미세한 헤링본 패턴을 새겼다. 그 위에 얼음 조각을 올리면 녹아내린 물이 한 방향을 향해 흘러가고 일정량 쌓이면 물이 얼음을 끌고 간다.

실험 관계자는 “아이디어의 근원은 미국 데스 밸리 국립공원의 말라붙은 호수 바닥 레이스트랙 프라야”라며 “레이스트랙은 평지임에도 인간의 힘으로 꼼짝도 않는 바위가 굴러간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미스터리한 명소”라고 설명했다.
1940년대부터 알려진 레이스트랙의 수수께끼는 2014년이 돼서야 풀렸다. 내린 비가 얼어붙었다가 녹을 때 마침 바람이 불면 얼음이 미세하게 움직이는데, 이때 바위도 같이 이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여기서 움직이는 얼음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실험 관계자는 “우리 도전이 주목을 받는 것은 움직이는 얼음이 레이스트랙의 돌과 달리 바람, 즉 외부 에너지를 추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외부 에너지나 자체 동력 없이 움직이는 물체는 친환경 발전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헤링본 패턴 알루미늄 패널 위를 이동한 얼음의 원리를 잘 응용하면 발전의 양상이 달라질지 모른다”며 “만약 얼음 위에 자석을 놓을 수 있다면 친환경 발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알루미늄 패널을 직선이 아닌 원형으로 만들면 얼음이 계속 도는 것까지 확인했다. 얼음 위에 자석을 놓게 되면, 이를 이용한 발전이 얼마든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봤다.
화석연료가 불필요한 친환경 발전은 전부터 연구가 활발하다. 올해 2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솔라 패널이 개발됐고, 지난달에는 태양광 발전보다 효율이 10배 넘게 뛰어난 블랙 메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름 속에서 번개가 생성되는 원리를 응용해 전기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는 방법도 2023년 고안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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