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륨은 체내에서 나트륨과 항상 균형을 이루는 전해질 역할을 한다. 특히 세포 안팎의 수분 조절, 전기적 신호 전달, 심장 수축 기능 조절 등 핵심적인 대사 작용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단은 대부분 나트륨 과다, 칼륨 부족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균형이 깨지면 혈압이 오르고, 혈관벽에 부담이 생기며, 심장에 전달되는 혈류 압력이 비정상화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게 바로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같은 심혈관 질환들이다. 칼륨은 이런 나트륨의 작용을 억제해주고 과도한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심장 건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압 조절은 곧 심장 부담을 줄이는 일이다
고혈압은 심장을 쉬지 않고 ‘과로’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위험 요소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은 점점 더 강한 수축력으로 피를 밀어내야 하고, 심장 벽이 두꺼워지거나 약해지는 구조적 변화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이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칼륨은 혈관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혈압을 안정화시키고, 심장이 무리하게 일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칼륨이 풍부한 식사를 한 사람은 고혈압 발병률이 낮고, 이미 고혈압인 사람에게도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다수 보고되어 있다. 심장은 ‘압력’에 민감한 기관인 만큼, 칼륨 섭취는 실질적인 보호막이 되어준다.

칼륨은 심장박동을 ‘정상 리듬’으로 유지시킨다
심장은 전기 신호에 따라 규칙적으로 수축하고 이완한다. 이 전기 신호는 세포 내외 전해질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데, 이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칼륨이다. 칼륨 농도가 정상일 때는 심장 박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칼륨이 부족하거나 과잉되면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칼륨 결핍은 심실세동, 심실성 빈맥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건 갑작스러운 심장 정지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병원에서 심장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 중 하나가 혈중 칼륨 수치일 정도로, 이 수치는 생명 유지에 밀접한 지표로 사용된다.

혈관 내피 기능 개선에도 칼륨은 핵심이다
혈관 내피는 혈액이 흐르는 통로의 가장 안쪽을 구성하는 세포층으로, 이 부분이 건강해야 혈관 확장, 염증 억제, 혈전 예방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고나트륨·저칼륨 식단을 지속하면 이 내피가 점점 손상되고, 혈관이 쉽게 막히거나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칼륨은 내피세포의 기능을 유지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죽상동맥경화나 혈전 형성 같은 심혈관 위험요인을 낮추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심장은 혈관의 상태에 따라 부담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칼륨은 혈관과 심장을 동시에 보호하는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해준다.

칼륨 부족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칼륨이 부족해도 단기적으로는 큰 증상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 근육 약화, 심장 두근거림, 심지어는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장 기능이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칼륨 섭취가 부족하면, 몸은 쉽게 전해질 균형을 깨뜨리고 심장 기능 이상으로 이어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하루 권장 칼륨 섭취량을 약 3,500~4,700mg으로 권하고 있지만, 실제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바나나, 감자, 토마토, 시금치, 아보카도, 콩류처럼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의도적으로 매일 챙겨야만 결핍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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