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E-GMP 플랫폼으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고 그만큼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보다 저렴한 가격과 SUV의 여유로운 헤드룸이 강점이라고는 하지만, 금액을 조금만 덧붙이면 최신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EV6를 소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니로 EV는 분명 합리적인 가성비 전략과 도심형 SUV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수요를 유치하고 있다. 비교적 C필러가 곧게 솟아있는 형태라서 2열 헤드룸이나 트렁크 공간활용에서는 이점이 있기도 하다. 문제는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형태라는 점이다. 그래서 2세대 니로 SG2는 다방면에서 공기역학적인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결과부터 언급하다면 니로 EV의 항력계수는 0.29Cd라고 한다. 보통 해치백이 0.23Cd를 상회한다. 최근에야 전기차의 유행으로 Cd낮추기에 혈안인 브랜드들이 많지만, 중형세단의 표준 쏘나타가 0.27 Cd를 보인다. 비슷한 형상을 지닌 기아 쏘울의 항력계수는 0.35cd였다고 하다. 니로 ev는 훌륭하다.
자동차의 공기저항력에서 항력계수는 일정한 상수다. 그리고 속력의 제곱과 면적에 비례한다. 즉, 자동차 기업에서 통제할 수 있는 변인은 면적과 항력계수다. 이 항력계수는 흔히 물방울 형상에 가까워질수록 낮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소형 SUV는 으레 반대되는 형상을 지닌다. 공기는 차체 정면과 마찰을 일으키는 정면 저항을 제외하고도, 차체 후방의 유체 압력 변화로 형성되는 ‘후류’로 인한 압력 저항이 매우 크다. 그래서 니로 SG2에는 큰 크기의 스포일러를 부착했다. 이 스포일러에는 후류의 크기를 줄여 압력저항을 감소시키는 원리다. 정확히는 후류의 시작점을 보다 뒤로 유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립스포일러야 흔히 사용되는 공력장치다. 니로가 내세우는 부분은 c필러 양측에 있는 부메랑 형태의 가니시다. 그냥 보면 평범한 액세서리 처럼 느껴지지만, 이면에는 ‘윈드 터널’ 역할을 고려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 패널뒷부분에는 테일라이트가 함께 연결되어 있는데, 그 사이의 공간이 터널처럼 비어있는 것이다. 유체는 자체적인 점성을 갖고있기 때문에 주행중에 차체 표면을 타고 흐른다. 그렇게 차체에 밀착되어 있는 유체가 C필러에서 발생하는 마찰 저항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공기의 흐름과 함께 차체 후미의 압령저항 영역을 감소시킨다.
윈드터널 앞부분의 가니시에는 ‘에어로 핀’ 형상도 확인할 수 있다. 부분적인 와류 형성을 통해 층류 특성의 유동을 난류 특성의 유동으로 변화시킨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후류의 원인이되는 유동박리 현상을 감소시킨다. 쉽게 말해 유체의 흐름을 보다 원활하게 보정해주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니로EV에 활용된 3세대 플랫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체 하부에도 언더플로어 커버를 덧붙여 공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조율했다고 한다. 이른바 ‘그레이 존’ 디자인까지 신경썼다는 것이다.
니로는 전체적인 폼 팩터 형상도 날카롭고 예리하다. 특히 차체 후면부와 측면부는 직선 형태의 윤곽선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렇게 모서리 라인을 날카롭게 마감하는 것도 전부 공기저항력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립스포일러와 유사한 원리로 자연스러운 유체흐름을 최대한 유지한다. 전면 범퍼 디자인이나 노즈 곡률도 항력계수와의 밸런스를 따져본 것이다. 것보기에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기가 확대되어 스포티한 멋을 자아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막혀있다. 일부 뚤려있는 개구부 마저도 액티브 그릴셔터가 작동한다는 점이 기아가 니로 SG2의 공력성능에 상당히 신경썼다는 대목이다.
서론에서 밝혔던 내용처럼 니로ev가 국내 순수전기차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기아는 소형 SUV라는 특수성을 챙기면서도 최선의 효율을 고려했다. 특히 C필러에 적용된 윈드터널 형상은 공력성능의 개선은 물론이고, ‘엣지 팩’을 통한 니로만의 커스터마이징 요소로 자리잡은 바 있다. 성능과 기능 모두를 갖춘 디자인은 언제나 옳다.
EV라운지 파트너 필진 유현태 evloun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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