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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큼 수명이 길고 뇌가 크지만 멸종위기종이라는 이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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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우두머리 암컷은 지구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암컷이다.

가족 집단의 수장이며, 사자를 한 수 앞서는 지혜가 있고, 다른 암놈들과 정치적으로 연합하며 가뭄에는 오래된 수원을 기억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거인은 인간과 공통점도 많다. 

수명이 길고 뇌가 크며 의사소통 기술이 복잡하고 유동적인 사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캐런 매콤Karen McComb은 서식스대학교의 동물행동 및 인지학 교수인데, 이 위대한 노마님의 사회적 지식과 의사 결정 기술을 측정할 방법을 개발했다. 매콤은 1972년부터 코끼리가 관찰되고 연구된 케냐의 엠보셀리 코끼리 연구 기지로 향했다. 

이곳에서 확성기와 테이프 재생기를 들고 다니면서 코끼리 가족에게 다른 코끼리 가족의 녹음된 소리를 들려주고 반응을 살폈다.

긴장한 코끼리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한데 모여 방어 형태를 이루고는 침입자에 대한 정보를 더 파악하고자 공기의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나이 든 우두머리가 이끄는 가족은 위협을 판단하는데 훨씬 능숙하여 실제로 낯선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들렸을 때만 행동이 달라졌다. 반대로 어린 우두머리가 이끄는 가족은 무작정 방어 태세를 취하며, 매콤의 말에 따르면 ‘엉망진창’이었다.

나이가 많은 대장 암컷은 친구와 적을 구분할 뿐 아니라 수사자와 암사자의 포효도 가려낼 수 있다. 이는 생존에 필수적인 재주인데 암수의 소리는 거의 비슷하지만 위협도는 천지 차이이기 때문이다. 사자는 주로 암컷이 사냥에 나서긴 하지만, 새끼 코끼리를 낚아챌 수 있는 것은 몸집이 50퍼센트 정도 더 큰 수컷만 가능하다.

나이 많은 여족장의 월등한 식별력은 식구를 안전하게 지키고 긴장을 낮추면서 이들이 우선순위에 집중하게 한다. 먹는 일 말이다. 매콤의 연구는 연륜 있는 암코끼리의 빠른 판단과 자신감 넘치는 리더십은 자손의 증가로 이어져 할머니 가설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2009년 끔찍한 가뭄이 지나간 후

현명한 늙은 암컷이라는 구심점을 잃으면서 엠보셀리 코끼리 사회가 산산조각 났다. 몇십 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이었다. 강은 하늘로 증발하고 초원은 먼지로 쪼그라들었다. 엠보셀리 프로젝트는 전체 코끼리의 20퍼센트를 잃었다. 

나이 든 코끼리일수록 특히 가뭄에 취약하다. 이빨이 닳아버려 물이 없어도 살아남는 질긴 풀들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9년 가뭄이 끝난 뒤 50세 이상의 엠보셀리 대장 암컷 80퍼센트가 죽었다. 그중에 64세의 에코가 있었다. 제 씨족을 40년이나 이끈 전설의 암컷이었다. 

“대장을 잃는 것은 모두에게 큰 타격을 줬다.”

우선 생태, 사회 지식의 도서관이 사라진다. 역경의 시기를 벗어나는 데 가장 필요한 지식이다. 이제 무리는 누구에게 의지해 빠르고 확신에 찬 결정을 내려야 할지 알 수 없어 혼돈이 야기된다. 그러나 그 못지않은 피해가 바로 상실로 인한 사회적, 정서적 영향이다.

“슬픔에 빠진 동물은 다른 이들에게 반응하지 않아요. 그래서 결속력 약화가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죠. 우울한 상태에 빠져서는 먹지도 않고 집단의 필요를 돌보지도 않아요.” 

탄자니아 미주미에서 밀렵이 코끼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나이든 대장 암컷을 잃은 집단에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가장 높았다.

이처럼 사회성이 높은 동물 집단에 슬픔이 미치는 영향 때문에 대모를 잃은 직후 가족이 높은 비율로 분열된다고 보았다. 

엠보셀리 코끼리들이 사회 구조를 재정비하고 가뭄에서 회복하는 데 2년이 걸렸다. 그러나 무리는 다시 번성하고 있다. 

“정말 즐거운 건 이들의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무리의 완전한 나이 구조(나이가 어린 구성원과 나이가 많은 구성원이 골고루 섞인)가 핵심 요인인 것 같아요. 이런 구조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리더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거든요.”

출처 :  방탕하고 쟁취하고 군림하는 암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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