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이 내리는 날’인 대설(大雪)은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21번째 절기다. 옛 선조들은 대설이면 콩으로 메주를 띄어 1년간 먹을 장을 담갔다. 메주는 한국식 발효식품의 근간이다. 메주를 베이스로 만드는 된장, 쌈장, 고추장 등의 전통장은 ‘K-푸드’의 맛을 내는 일등공신이다.
한국인 입맛 자극하는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맛과 영양 다 잡은 발효식품 다이어트에는 어떨까?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대설, 글로벌365mc병원 전은복 영양사의 도움말로 ‘K-발효식품’이 다이어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메주 만드는 ‘노란콩’, 단백질 섭취 효과적, 갱년기 여성에게도 추천
메주를 만드는 주원료인 노란콩(백태)은 단백질과 지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동물성 식품 못지않게 영양이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다. 노란콩은 생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특히 발효됐을 때 인체 흡수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영양사는 “메주콩이 발효되면 영양 성분의 효과가 몇 배로 커지며 장운동을 촉진해 다이어트 중 겪기 쉬운 변비 예방을 돕는다”며 “메주콩에는 특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이소플라본과 레시틴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갱년기 여성에게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짜고 매우면 밥만 더 먹는다.. 고추장, 간장은 ’저염’으로
메주가 된장, 고추장, 간장으로 변신할 경우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이들 모두 똑똑한 발효 식품이지만, 다이어터라면 과도한 섭취는 경계해야 한다. 바로 높은 염분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간장·된장·고추장은 나란히 나트륨 주요 공급원 식품 3, 4,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김치였다. ‘K-발효 식품’은 그만큼 염도가 높다. 다이어트 중이라고 해도 간장·된장·고추장 등을 멀리하자니 밥상이 허전하다. 이럴 때는 저염식 장류에 시선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 영양사는 “된장, 고추장 등 자극적인 장류는 식욕을 촉진해 식단 조절 중인 다이어터라면 밥을 더 먹게 될 수 있다”며 “다이어트 중 된장, 쌈장이 그립다면 어린이용으로 나온 저염 된장‧고추장‧쌈장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저당 고추장과 된장도 생각보다 심심하지 않다. 다이어트 중 곤약밥과 샐러드용 채소에 저당 장류를 쓱쓱 비벼 먹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다이어터라면 ‘청국장’을 택할 것
그렇다면 다이어터에게 가장 좋은 발효식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청국장’을 꼽는다. 청국장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100g당 108kcal로 포만감에 비해 열량도 낮은 편이다.
청국장의 장점은 다른 장류에 비해 비교적 만들기 쉽다는 것. 청국장은 무르게 익은 콩을 단기 발효시켜 누룩곰팡이가 생기도록 만든 콩 발효 식품으로 제조에 2, 3일 정도가 소요된다. 물에 불려 찌거나 삶은 대두를 40도 정도 따뜻한 곳에 두었다가 발효가 일어나면 마늘, 생강, 굵은 고춧가루 등을 넣어서 찧으면 된다.
영양학적으로 청국장은 일반 콩보다 훨씬 더 소화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콩은 그냥 먹으면 흡수가 잘 안된다. 하지만 발효돼 청국장이 된 콩은 균이 만든 효소 덕분에 소화가 매우 잘 되고 따라서 콩의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삶은 콩을 첨가물 없이 그대로 발효시킨 식품이니 염분 함량이 적은 편이라 많이 먹어도 부담이 덜하다.
전 영양사는 “효소와 영양소는 열을 받으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으며 청국장의 향이 부담스럽다면 낫토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생으로 먹는 게 익숙지 않다면 청국장 한 스푼과 요거트를 섞어 샐러드 위에 뿌려 보자. 독특한 향과 묘한 중독성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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