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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60에서 80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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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경제적이면서 제일 낭만적인 숫자 구간에 대하여

Alyssia, Pixabay
Alyssia, Pixabay

오래 전에 본 버스 뒷유리에는 ‘경제속도 60km/h’라는 커다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아마도 글로벌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 절약 캠페인 차원에서 붙인 게 아닌가 싶은데, 경제속도가 뭔지 모르던 어린 마음에도 ‘아, 경제적인 속도는 시속 60km구나’ 하는 인식이 굳게 심겨졌다. 캠페인의 힘은 이렇게 세다. 이런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차는 사라졌어도 오늘날에도 그 개념과 효용은 여전하다.

경제속도(economical speed)란 자동차 전문용어로 정의하자면 ‘연료를 가장 적게 사용하면서 가장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속도’를 가리킨다. 즉 자동차가 최고 연비를 낼 수 있는 속도를 의미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아닌 장애물 없는 평지 포장도로를 주행한다고 할 때 가장 경제적인 속도가 그렇단 얘기다. 시속 60km. 

그런데 엔진 기술이 형편없던 옛날 차에나 해당하는 개념 아닐까? 에너지 소비 효율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엔진기술이 발달하고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이 듬뿍 적용된 요즘 차들은 다르지 않을까?

자동차 연비를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 무게, 배기량, 변속기, 사용되는 연료 그리고 연식에 따른 차의 상태 등이다. 여기에 달리는 속도에 따른 물리저항, 즉 구름저항과 공기저항이 변수로 작용한다.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가는 데 무조건 천천히 달린다고 해서 연료가 적게 드는 것이 아니고 빨리 달린다고 반드시 연료가 더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바퀴 구름저항과 차체 공기저항 또한 증가한다. 공기저항에 의한 자동차 요구 출력은 차속의 3승에 비례해 증가하며, 구름저항은 자동차의 중량과 속도에 비례해 증가하므로 차속이 2배가 되면 구름저항도 2배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너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연료 소모량이 최적을 유지할 수 있는 엔진회전수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속도가 바로 경제속도인 거다.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최적의 연비를 기록하는 속도는 시속 60km였다. 경차와 소형차, 중형차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 60km/h에서 속도를 10km/h씩 높이면 약 10%의 연료가 더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느려도 연비에 좋지 않다. 같은 기관에서 중형 가솔린차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도심 평균주행 속도인 20km/h 내외로 주행했을 때 8.8km/L의 연비가 나왔지만 ‘경제속도’ 구간인 60~80km/h 구간에서는 16.7~17.8km/L를 기록했다. 그러니 오늘날에도 여전히 경제속도는 시속 60~80km라는 게 확실하다. 이 개념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놓기로 하자.

 ‘경제적인’이라는 수식어도 그렇거니와 숫자로 계측하는 일은 매우 무미건조하다. 돈을 아끼기 위해,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운전하면서 노심초사 애쓰고 집착해야 하는 건 피곤하고 지치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행인 건, 이 구간이 무척 낭만적인 속도라는 것이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 자전거를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시속 20km 속도로 달릴 때 주변 풍경과 길, 귓가를 스치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라면 60에서 80. 이 정도 빠르기다.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속도.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기에도 음악을 듣기에도 가장 좋은 속도. 이 속도에 얹혀 흐르듯 달리다보면 혼자 생각에 잠기기에 이만한 템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늦은 밤, 집에 오며 오늘도 이렇게 달렸다. 굳이 연비 운전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나에게 가장 유리하고 유익하고 유용한 속도, 60에서 80 사이. 모든 것이 평화로운 경제속도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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