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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단체] 산천어축제의 동물 학대를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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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화천군에서 2024 산천어축제가 개막했다. 우리 3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3년간 고통을 느끼는 어류를 윤리적으로 대우할 것을 화천군에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화천군은 무응답, 적반하장, 무변화로 일관해 왔다. 그 때문에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다시 한번 일갈한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어류 학대 축제이다. 동물 학대 프로그램 당장 중단하라.

오직 화천 산천어 축제를 위해 인공 번식으로 태어나 양식장에서 길러진 60만 마리 산천어, 이들은 고작 3주 동안 어떠한 존엄도 없이 인간의 손맛과 입맛을 위해 죽어 나간다. 축제가 열리는 상수원보호구역 ‘화천천’은 얼음 경도 강화를 위한 ‘수중 제초’와 겹겹으로 된 ‘물막이 공사’로 토종어류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다. 화천을 찾아온 100만 명에게 살생의 추억을 가득 안기고, 그 끝에 황폐하고 오염된 강만을 남기는 행사. 그것이 지금의 산천어 축제이다.

화천군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이미 고발은 기각되었다고 말이다. 2020년, 산천어살리기운동본부는 최문순 화천군수와 재단법인 나라를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로 고발한 바 있는데, 당시 검찰은 산천어가 축제에서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근거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우리가 비판하고 있는 곳은 산천어 ‘식당’이 아니라 산천어 ‘축제’다.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산천어를 놀잇감으로 이용하며 최대한의 고통을 준 다음 먹는 게 문제다.

축제에는 전문 어업인·축산인 이외에 불특정다수 일반인이 참여한다. 그리고 일반인이 산천어의 목숨을 직접 끊는 것이 이 축제에서는 허용된다. 미숙한 낚시 실력, 어류에 대한 두려움, 혹은 무관심과 무감각으로 축제 참여자들은 산천어를 쥐고, 던지고, 떨어뜨리고, 방치한다. 얼음판 위에서 펄떡거리다 질식사하는 산천어, 그런 산천어를 갖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누구든 축제 현장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화천군은 자신들이 ‘동물 학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동물 학대를 장려’하고 있음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식용목적’이니 괜찮다는 불기소처분으로 가릴 수 없는 고통과 생명 유린이 놀이의 현장에 버젓이 현존하고 있다.

이 축제는 바다에도 막대한 부담을 끼치는데, 양식된 산천어를 기르는 과정에서 어린 물고기로 만든 생사료를 사용해 남획과 개체 수 감소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2022년 한반도 연근해 어획량은 88.7만 톤으로 90만 톤 선이 무너졌다.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던 ‘장사항 오징어 맨손 잡기 축제’는 몇 해 전부터 어획 부진으로 오징어가 귀해지며 2020년부터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상고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아 개막을 미루고 축제를 망쳐본 화천군이 더욱 잘 알 것이다. 기후와 생물다양성 위기를 맞은 지금, 변하지 않으면 자멸할 수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뭐가 문제냐’는 경제 논리로 동물학대 행위를 어물어물 덮어버릴 순 없다. 우리가 지적하는 것은 축제의 경제성이 아니라, 경제 논리 그 자체의 폐단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제일주의, 개발주의, 소비주의는 오늘날과 같은 성장 위기 상황에서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당장 내년에 이상고온으로 축제를 개최하지 못한다면 화천군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급변하는 기후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상황에서 그 이듬해 축제를 더 크게 열겠다 약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외지에서 생산한 산천어로 자립하는 지역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허상이다. 이는 미국에서 코카콜라를 수입해 화천코카콜라축제를 열어 자립하겠다는 말과 같다. ‘축제 하나로 먹고 산다’는 말에서 이 축제 하나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만든 화천 행정의 무책임을 본다.

생명 경시로 서서히 몰락하는 축제를 눈뜨고 지켜보거나, 변화하는 시대를 받아들이고 최고의 축제로 거듭나거나, 화천군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이에 35개 시민사회단체는 화천군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요구사항>

‘2025 산천어축제’에 반영을 요구한다.

–           맨손 잡기 프로그램 즉각 중단
–           산천어 양식 시 생사료 사용 중단
–           산천어를 경품으로 주는 행위 중단
–           양식어류를 이용한 얼음낚시 프로그램 규모 점진적 감소
–           산천어가 죽기 전까지 인도적으로 대우할 수 있는 장치 마련

앞으로의 산천어 축제에 요구한다.

–           양식어류를 사용한 얼음낚시 프로그램 완전 중단
–           기존 프로그램을 전면 재검토하여 생태적 축제로 전환
–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생태/동물 친화적 프로그램 강화
–           화천천을 토종 어류가 정상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로 복원
–           축제에 이용되는 산천어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마련 및 준수

2023년 1월 6일

강원녹색당 동물권위원회,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녹색당, 녹색당 동물권 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동물을 위한 행동,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멸종반란, 멸종반란가톨릭,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사)환경교육센터, 살처분 폐지 연대, 새벽이생추어리, 새벽이생추어리 비질모임, 생명다양성재단,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울환경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여성환경연대, 인천녹색당, 정치하는 엄마들, 제주동물권연구소,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청년기후긴급행동, 충남동물행복권연구소, 핫핑크돌핀스,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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