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이 바다인 제주도 여행을 하며 해수욕장을 가게 되는 경우가 자의든 타의든 무조건 발생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을 해보니 제주공항근처 볼거리로 알려진 이호테우 해변의 말등대와 이호테우 해수욕장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제주를 떠나기 전 들렀던 그곳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호테우해수욕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호일동
https://tv.naver.com/v/45399789
이호테우 해수욕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바로 앞 언덕으로 올라선다. 대단하게 볼 것이 있다기 보다 어느 해수욕장에서나 만나게 되는 솔숲이 자그마한 언덕에 조성되었다는 것. 팔각 정자가 있어 쉬기도 하고 솔숲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기도 한다는 것. 넓고 크지 않아 산책로라 말하기는 힘들다는 것.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해수욕이 가능한 곳을 지정해서 말하지만 이호테우 해변은 해수욕장은 물론, 말등대를 포함한 부근 해안 전역을 의미하게 된다. 그러므로 보통 해변이라 말하는 곳은 해수욕장보다 그 범위가 넓고 포괄적이다. 제주공항근처 볼거리로 이만한 장소도 흔치 않다는 생각.
이곳은 제주해양관광레저센터라 부르는 곳인데 하얀색 건물이 예쁘긴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고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애매하게 보이는 곳.
아마도 이호테우 해수욕장을 유지 보수 관리하는 관리주체의 근무처이거나 안전 관리를 위해 지역민들이 근무하는 곳이 아닐까 정도 생각해 본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는 것. 뭘 물어봐도 퉁명스럽고 짜증스러운 표정이다. 실없이 웃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인상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생기는 곳.
제주해양관광레저센터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물어봤다가 괜히 기분만 상했다. 하지만 푸른 제주도 바다를 보니 금세 불쾌함이 사라진다. 이런 빠른 기분전환이 가능한 곳이 제주도인가 싶다.
이호테우 해변 전역에서 많이 보이는 걷는 자.
이곳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물론, 저 멀리 보이는 말등대까지 왔다 갔다 걷기를 즐기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제주도 여행을 하며 풍경을 보고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제주공항근처 볼거리로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더한다면, 바다의 경계선에 서서 걷는 분들의 열정을 손꼽고 싶다. 저분들이 이 겨울에 왜 저렇게 걷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 열정을 읽고 닮아보는 것도 좋은 여행의 소재가 아닐까 싶다.
이호테우 해수욕장 끝에서 모래사장 위를 걸어 저 앞의 빨강 말등대까지 대략 900m 정도 되며 하양 말등대까지는 약 1.5km 정도 된다. 왕복 3km 정도이므로 걷기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으로 2번 왕복이 가능하니 운동 삼아 걷는 분들이 많다. 제주공항근처 볼거리로 말등대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꼭 해수욕장까지 함께 들러보시라 강력히 권하고 싶다.
그리고 걷는 자들의 또 다른 부류는 맨발로 이호테우 해수욕장을 걷는 분들로 이호테우 해변 전역을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작부터 신발을 벗고 바닷물이 찰랑이는 경계선을 따라 걷는다.
그리고 그러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짐작으로는 제주도민이 아닌 외지인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인근의 숙소에 장기 투숙하며 여행과 건강을 챙기는 힐링여행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매년 걷는 자가 늘어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제주도 한 달 살기의 대표적 장소일지도 모르겠다.
청록의 푸르른 제주도 바다.
제주도 여행을 하며 이 푸르름을 가슴에 담아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움직임을 멈추고 정신과 시선을 바닷물에 풍덩 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스치듯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알았다.
저렇게 바닷속에 우뚝 솟은 것들을 등표라 부른다는 것을.
암초나 수심이 얕은 곳 등에 설치해 위험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꼭대기에 불빛(등화)가 있으면 등표이고 불빛이 없으면 입표라고 한다. 저 앞의 등표는 꼭대기에 불빛이 있으므로 등표가 맞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것들이 있다.
등대. 등주. 등표. 조사등. 도등. 지향등, 등부표.
제주도 여행을 와서 이런 공부도 하네. ^^;
경계선에 선 자, 쿠니.
바닷물이 생각보다 차지 않다.
경계에 서서 일렁이는 바닷물을 보노라면
모래의 반짝임인지 물의 반짝임인지 모를 빛을 볼 수 있다.
아주 작고 섬세한 그 빛의 물결.
황금빛 물결.
그리고 그 일렁임이 쓸려내려가면 갑자기 차분해지며 조금 전과는 다른 너무도 차분하고 잘게 쪼개진 빛을 만난다.
그 잠깐의 고요함을 흔들어 놓는 또 다른 넘실거림.
우리네 삶의 현장과 다를 바가 없다.
끝도 보이지 않는 바닷물의 범람
모든 것이 쓸고 내려간 곳은 순수함이 자리하고
그곳에 우뚝 선 나를 발견하는 과정.
풍랑에 흔들리지 않을 부동심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에 시도조차 하지 않고 미리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과연 나는 어느 쪽일까?
어쩌면 공허함일지도 모를 일이다.
잡생각.
오만 잡생각을 그만하고 이제 가야 할 시간.
이호테우 해수욕장 앞으로 가면 수돗물이 나오고 이곳에서 발을 씻으면 된다.
꼴랑 수건 하나만 있으면 제주도 여행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만들 수 있는 곳이 바로 이호테우 해변과 이호테우 해수욕장이 아닐까? 이 겨울에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밭을 거닐며 그 간질한 느낌을 즐기는 것.
제주공항근처 볼거리가 아니라 체험거리, 즐길 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모든 제주도 여행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길.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렌터카 회사로 가는 길.
잠시 제주공항근처 볼거리의 대명사에 다시 들렀다.
낮과는 달리 확실히 볼 것이 없다.
그래도 한 번쯤은 야경을 구경하러 와도 좋겠다.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이나 연인이 함께라면 더 좋을까?
나의 경우라면 아내와 함께하면…
당연히 좋겠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