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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빌려주고 바지사장만 했는데…천억 사기로 수배된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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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공동각본 쓴 하준원 감독 데뷔작
조진웅 X 김희애 X 이수경 연기배틀
영화 <데드맨>

지난 1월 29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데드맨>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하준원 감독,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 영화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이다. 그는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배우와 작업해 영광이었다며 “글을 구현해 준 배우들의 모습을 보니 감흥이 컸다. 글자 하나하나가 연기로 구현되었을 때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10년 정도 품었던 생각이고 오래 준비한 것은 다 부족한 탓이다. 그래도 꾸준히 인내하면서 노력한 결과, 좋은 배우와 작업할 수 있다.  모든 장면에서 감동받았다. 지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라며 데뷔 소회를 털어놨다.

공통질문이 이어졌다. 서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조진웅은 “칭찬 릴레이가 될 수밖에 없다. 함께 협업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고 디테일한 에너지가 좋았다. 감히 들이대지 못할 김희애 선배와 호흡 맞췄기에 행복했다. 수경 씨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캐스팅되었다고 들었는데 동료들이 다들 축하한다고 칭찬하더라. 왜 칭찬받아야 할지 혁혁히 느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연기를 오래 해왔지만 언제나 부끄럽다. 조진웅 씨는 배우로도 좋지만 실제 유머러스하고 매력있었다. 수경 씨는 무색무취, 깨끗하고 청순한 모습에 지성이 보이는 변화된 얼굴이 좋아 계속 같이하고 싶었다”고 칭찬했다.

이수경은 “두 선배와 촬영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진웅 선배는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라 걱정했는데 오히려 말랑했던 사람이라 재미있게 촬영했다. 희애 선배는 저와 만나는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것을 파악하고 있어 감독님 같았다. 그런 점이 궁금하고 존경스러웠다”고 답했다.

영화는 속도감 있는 빠른 편집과 음악이 포인트다. 하준원 감독은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라 쉽게 전달하는 게 포인트였다. 오랫동안 영화 현장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요즘 관객 트렌드가 바뀌어서 감을 잘 못 잡겠더라. 후반부에 음악, 편집 감독님의 조언을 많이 받았다. 요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답했다.

연이어 캐릭터 질문이 나왔다. 각자가 맡은 역할 말고 탐나는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조진웅은 “브리핑하는 장문 대사를 못해서 심여사는 못할 것 같고 해맑은 공희주도 힘들 거 같다. 저는 제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김희애는 “화려한 의상과 볼드한 장신구, 컬러렌즈까지 끼면서 분장팀이 많이 고생했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걱정된다. 오늘 분장과 연기를 처음 보고 놀랐다. 새롭기도 했지만 부끄러워서 잘 못 보겠더라.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지만 전문적인 용어가 나와 몇 번씩 다시 들춰봤다. 그러다 보니,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 싶어 대사나 발음을 안 틀리고 하려고 집중했었다. 정치 쪽은 잘 모르지만 영국을 보면 패션과 브로치 하나로 그날의 목적을 상징한다는 레퍼런스를 참조했다”며 심여사 캐릭터 연구에 고민한 흔적을 드러냈다.

이수경은 “저도 제 역할이 좋다고 말해야겠지만 사실 이재만 역할을 하면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를 둘러싼 상황이 드라마틱 할뿐더러 여러 사람을 만날 때마다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수줍게 말했다.

<데드맨>은 정체가 밝혀지며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는 배신의 연속이다. 이재만의 주변 인물과 과거 회상 장면도 많다. 다소 복잡한 구조를 띄지만 명확히 해결되는 구도다.

시나리오를 읽은 소감을 묻자 조진웅은 “취재만 5년 했기 때문에 시나리오의 치밀함과 매력이 담겨 있었다. 그 속에 만재가 뛰어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첫째도 둘째도 대본이었다. 전문 용어를 외우느라 고생했지만 우리 영화는 N차로 보면 놓쳤던 장면이나 깊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한다”고 답변했다.

이수경은 “제 캐릭터는 목적이 뚜렷해서 이해의 어려움은 없었지만. 극 전체 흐름과 이야기를 이해해야 했다. 제가 온전히 할 수 있을까 촬영 끝나고도 자신 없었는데 오늘 완성본을 보니 완전히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름을 빌려주고 사설 감옥까지 가게 된 이만재는 영화 속에서 극한 상황을 여러 번 겪는다. 그러면서 조진웅의 외형도 다양하게 변해간다. 조진웅은 “아직 제 연기를 모니터링을 못한다. 확인할 때 어딘가에 쥐구멍이 있나 찾고 싶은 심정이다. 이만재의 상황은 철저하게 날것의 리액션이 나와야겠다고 생각했고, 사설 감옥에서의 비주얼도 그렇게 완성되었다. 분장, 의상, 미술, 공간, 카메라의 앙상블이다. 저는 그럴 때 신명 나고 스태프의 존경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사설 감옥이 자극적으로 그려졌다. 이름값을 함부로 쓴 대가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데드맨>은 대중영화다. 범죄 미스터리 장르적 성격도 강하다. 시각적인 재미를 주고 싶었다. 이름값이란 주제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반대되는 지옥이 필요했다. 평범한 나락(감옥)의 형태였으면 재미 요소가 반감 될거라고 봤고, 미술팀과 서칭하면서 작업한 결과물이다”라고 답했다.

바지사장이란 소재가 특이하다. 정경유착을 비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준원 감독은 “이름값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바지사장이란 소재를 쓴 거다. 바지사장이 이름을 파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정경유착을 비판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를 향한 생각이었다. 개인, 자본, 권력에 이르기까지. 세 안타고니스트가 집대성된다. 이름값과 책임이 늘 마음속에 있었다. 대단한 반전보다는 점진적으로 밝혀지는 진실과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라며 설명했다.

이어 참고한 사건이나 인물이 있냐고 묻자 “특정 사건이나 인물과는 무관하다. 기시감이 든다면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정치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그것마저도 우리가 받아들여야지 싶다. 작가나 감독의 숙명이 이런 주제의식을 표현해야 하는 거라고 본다”며 덧붙었다.

하준원 감독은 <괴물>의 공동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봉준호 감독이 봤다면 의견이 궁금했다. 하준원 감독은 “1차 편집본은 보셨고 최종 완성본은 이번 주 토요일 GV 전에 볼 것 같다. 초고를 보내 조언 받았었다. 전반적으로 씬바이 씬으로 자세히 리뷰해주시는 편인데, 대사의 톤을 문어체로 써주셔서 도움받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데드맨>은 긴장감 넘치는 추적 과정과 예상치 못한 반전, 통쾌한 카타르시스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더해진 영화다. 설 극장가를 겨냥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개봉은 오는 2월 7일이다.

글: 장혜령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데드맨 감독 하준원 출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하준원 평점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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