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넷플릭스 ‘선산’의 류경수를 만나다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에서 김현주의 숨겨진 이복동생이자 미스터리한 캐릭터 김영호를 연기하며 연기파 배우의 면모를 보여준 배우 류경수. 오랜 단역,조연 활동을 전전하다가 2020년 세계적으로 히트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넷플릭스 <지옥>, <안나라수마나라>, <글리치>, 영화 <정이>에 연달아 캐스팅 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타 배우로 성장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력을 선보여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은 ‘믿보배’가 된 그를 직접 만나 이번 드라마 출연 소감, 비하인드 스토리,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선산>의 김영호는 보면 볼수록 소름돋고 기괴한데, 다르게 보면 슬픈 캐릭터다. 어떻게 설정하고 연기했나?
사실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긴장을 많이 했다. 김영호는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친근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기에 되도록 이질적인 존재로 그리고자 했으며, 최선을 다해서 이 캐릭터가 지닌 몫을 다하려고 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이 이 인물을 어떻게 볼까 기대 반, 걱정반으로 컸다. 김영호는 굉장히 오랜 기간 사회와 단절된 인물이다. 우리 사회에 속한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가 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때 모두들 귀 기울여 주지만, 그와 정반대인 사람이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면 매우 불편하게 쳐다볼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그런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김영호의 외형 부터가 배우님의 평소 모습과 너무 달라서 섬뜩했다. 김영호의 외형을 위해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
아까 이야기한 이질적인 부분을 강조하려 했다. 우선 치아를 가짜 이빨을 부착해서 최대한 뒤틀린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머리카락쪽에 약간의 흰머리를 심어서 약간 나이를 들어 보이게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시종일관 어딘가를 보고 있는듯한 멍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도통 알 수없게 그리고자 했다. 그리고 걸음걸이 보폭도 연구해 일반인과 다르게 걷고자 했다. 일상에서도 전혀 대화를 안 할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대사도 최대한 안 하려고 했다. 그 때문에 주변인을 포함해 형사들도 김영호를 더 이상하게 볼 것이고, 이를 통해 그를 더 의심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런 물음표 같은 인물이 김영호다.
-김영호의 첫등장을 알린 장례식장 장면이 단연 압권이었다. 배우님이 의도한 이질적이고 미스터리한 영호의 모습을 잘 보여준 섬뜩한 장면이었는데, 이 연기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싶다.
첫 등장인 만큼 압도적인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반 장례식 참석자라면 부조금을 넣고 추모하며 인사하기 마련인데, 이 친구는 이상한 걸음걸이와 눈빛으로 윤서하(김현주)를 바라보며 다가온다. 게다가 신발도 벗지 않고 올라왔고, 우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자신이 이복동생이고, 선산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말을 하면 정말 무섭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다. 이후 영호가 논 터에서 뭔가를 태우며 제사를 지내는 듯한 모습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했다. 집에는 아무도 없는데,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고자 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 모습은 김영호의 입장에서 매우 평범한 모습이다. 김영호는 그저 이복누나인 서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그 방식이 일반인이 접하기에 너무 불편한 방식인 것이다.
-이번 <선산>도 공개되자 마자 시리즈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그외 최근 출연작이 넷플릭스 시리즈에 글로벌 공개작이 많아서 배우님에 대한 해외팬의 관심역시 높아지고 있다. 연이어 내 작품이 글로벌 흥행을 하고 있는 소감은 어떠신지?
참 감사할 따름이다. 좋은 작품이어도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세상에 존재하지도 못한다. 이번에 김영호를 연기하면서 <선산>을 사람들이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초반부터 좋은 반응이 나와서 힘이 되었다. 그래서 안심이 되고 기쁨이 배가된다.(웃음)
-김현주 배우와 <지옥>,<정이>에 이어서 세 번째 만남이다. 이쯤되면 정겹게 보여야 할 남매 관계인데, 어째서 작품속 모습들은 하나같이 대립하는 관계다.(함께 웃음) 카메라 밖 김현주는 어떤 사람이며, 함께한 소감은 어떠신지?
그 말이 맞다. 이상하게 우리가 살갑게 그려진 작품들이 없다.(웃음) 실제로 김현주 선배님과 함께하면 안정된 느낌이 있다. 사람도 참 안정적이고 좋다. 후배가 마음껏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분이셔서 함께 연기하는 내내 감사할 따름이었다. 작품 속 모습과 달리 우리는 정말 많이 친하다.(웃음)
-그외에도 잠깐이지만 영화 <인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재범과 간만에 재회했다. <인질> 팀의 일원들 모두 영화가 개봉한 이후 승승장구중이다. 동료들과 함께한 소감과 과거 동료들과 마주할때 마다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
맞다. 진짜 반가웠다. <선산>에서 재범이 형을 만났다면, <구미호뎐1938>에서는 정재원을 만났다. <인질>의 동료들을 다시 만날 때마다 너무 반가웠고, 명절에서 본 친척을 만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재범이 형이 연기한 이장 캐릭터도 나만큼 독특하지 않았나? 자세히 보면 진짜 비싼 패딩을 입고 있다.(웃음) 재범이 형이 등장한 장례식장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내가 장례식장에서 난동을 피우다 끌려나가는 장면에서 형사와 이장이 나를 끌고 가는데, 자세히 보니 재범이형이 미리 준비한듯 신발을 신고 있는 거였다.(웃음) 그런 다급한 와중에도 신발을 신고 가는 사람이라니 진짜 순발력 하나는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다.(웃음)
-그동안 강렬한 작품을 많이 하셨는데, 이전 인터뷰에서 로맨스 영화 출연을 꿈꾼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배우님의 로맨스 연기를 보고 싶기도 하다. 만약 하게 된다면 어떤 정서의 로맨스 연기를 펼치고 싶으신지?
개인적으로 허진호 감독님의 <봄날은 간다>를 좋아한다. 마지막이 너무 슬프지 않은가?(웃음) 그런 정서에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가 되는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영화 <러브 픽션>도 좋아해서 그런 식의 사랑 이야기를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모두가 좋아할 상호작용 로맨스 작품을 해보고 싶다.
-과거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식상하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라고 하신적이 있으시다. 그런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있으신지?
배우는 어떤 연기를 하든 간에 새로운 배역을 맡아서 연기해야 하는 게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배우의 의무라고 본다.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단역으로 시작해 주연급으로 성장한 성공적 케이스중 한명이다. 단역시절 부터 지금까지 성장하기 까지 과정을 돌아본다면?
행복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냥 별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지만, ‘네가 무슨 배우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제는 배우라는 직업을 지속하면서, 인정받을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나는 늙을 때까지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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