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제주도 캠핑장에 변화의 바람이 있는 것 같다.
협재해수욕장 솔숲 무료 캠핑장도 스틸 프레임 위에 합성목 데크가 올려지더니 여 화순해수욕장 제주도 캠핑장은 멀쩡한 데크의 중앙 부분을 뜯어내 캠핑 데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도록 만들었다. 무료 캠핑장으로 두기에는 싫고 관리하기는 더더욱 싫어 아예 중앙 부분을 뜯어내서 텐트 설치를 못 하도록 했다면 정말 치졸한 것이고 다른 계획이 있다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 하겠다.
금모래캠핑장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https://tv.naver.com/v/49511632
상황이 어찌 되었든 캠핑을 하자고 왔으니 데크가 아닌 화순해수욕장 모래사장에 텐트를 펼쳤다.
혼자캠핑이기에 텐트 한 동 펼칠 수 있으면 어디든 무관하다.
하지만 그동안 데크에 자리를 잡았던 것은 모래가 묻는 것이 싫어서였을 뿐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전망은 모래사장이 더 낫다.
바로 뒤로 산방산을 배경으로 텐트 세팅이 되기 때문.
그동안 제주도 캠핑장을 여러 곳 이용했지만 모래사장 위에 곧바로 텐트를 설치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가능하면 모래를 덜 묻히는 방법을 택했다. 바다캠핑장에서 캠핑을 마치고 나면 아무리 조심을 해도 모래가 딸려들어오고 그 모래는 짧게는 서너 달 길게는 1년 내내 텐트 구석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물론, 청결히 관리하는 분이라면 일찌감치 모래를 털어내겠지만 게으른 쿠니는 그게 참…
바다캠핑장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드러내려면 저 앞으로 방파제가 없어야 하겠지만 뭐 이런대로 좋다.
게다가 그 유명한 산방산이 바로 뒷배경이니까.
다음날 아침이다.
멀리 방파제에 막히고 바닷가에서 안쪽으로 훌쩍 들어온 위치라지만 바다캠핑장답게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처음엔 침낭 속에 누워 스마트폰 속의 책을 보다가 팔 들고 있는 것도 힘들고 잠도 자야겠기에 그냥 누워 있었다.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집중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눈을 떠보니 잔잔한 파도 소리는 여전히 들리고 텐트의 붉은색 덕분에 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시뻘겋다.
그러고 보니 처음이다. 신발이 이렇게 화순해수욕장 모래 위에 놓여 있는 아침을 맞이하기는…
제주도 캠핑장 화순해수욕장 바다캠핑장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옆 텐트들은 아직도 꿈나라인지 조용하고 멀리서 여명이 터져 나오며 파도 소리는 환호하듯 일렁임을 알리고 뒤쪽의 산방산은 어젯밤 자세 그대로 굳건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살펴봄은 혼자캠핑이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별나게도 여럿의 캠핑에서는 이런 세밀한 관찰과 느낌이 거의 없는 편이다. 아마도 주위 환경의 변화보다는 함께하는 사람들,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침 시간.
조금은 무료한 듯 고요한 시간.
이런저런 각도에서 텐트만을 괴롭히고 있다.
아 ~ 그리고 바다캠핑장에서의 하룻밤은 산속 캠핑장에서의 하룻밤과 비교해 꿉꿉함이 있다. 딱히 어딘가 젖은 것도 아니고 땀이 난 것도 아닌데 뭔가 매끄럽지 않은 그것.
그래서 인근의 얼수명촌 화순 사우나를 찾았다.
2024년 1월만 해도 1인당 5,000원이었는데 3개월 사이 1,000원이 올라 지금은 6,000원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에 가격을 올린 것 같지만 그래도 일반 목욕탕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고 무엇보다 신생 사우나이기에 깔끔하고 좋다. 규모도 작지 않아 답답하지도 않다.
얼수명촌 화순사우나를 다녀온 뒤 다시 제주도 캠핑장 화순해수욕장 바다캠핑장으로 복귀.
얼추 텐트 내부를 정리한 뒤 아침 식사 준비를 해야겠다.
혼자캠핑의 아침식사는 간단하다.
코펠에 라면을 넣고 적당량의 물을 부은 다음 버너에 불을 붙인 뒤 코펠을 올려놓고 기다리면 된다.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라면을 1개만 넣을지 2개를 넣을지에 대한 중대한 선택이다.
이런 때 선택의 기준은 그날의 활동량에 따라서다.
종종 기분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활동량이 많으면 2개 활동량이 적으면 1개의 라면을 끓인다.
이번 혼자캠핑의 아침 식사는 라면 2개로 결정.
처음엔 하나만 먹자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의외로 이동 거리가 길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혼자캠핑을 즐기며 빠드리지 않는 시간.
커피 타임. 자질구레한 소품을 담는 파우치 바닥에서 찾아낸 커피.
이게 언제 어디서부터 나와 함께 다녔는지 기억이 없다.
3종 세트를 넣어 섞어주니 딱 믹스커피.
하지만 우리나라의 믹스커피가 대박.
물 실수를 한 것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믹스커피는 물을 많이 넣어도 적게 넣어도 맛있다.
이렇게 해서 제주도 캠핑장 화순해수욕장 바다캠핑장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모든 것을 정리할 시간이다.
그렇게 제주도 여행의 또 하루가 시작되는 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