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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단역배우인줄 알았는데…前 국대 복싱 챔피언이었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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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범죄도시 4’의 마동석 배우를 만나다

<범죄도시 4>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발령 난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와 사이버팀이 공조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두 번의 천만 스코어를 기록한 액션 프랜차이즈로 이번이 네 번째 영화다. 8편까지 제작될 예정이라 반환점을 돌게 되었다. 예정대로 완성된다면 다양한 기록을 써 내려갈 장기 프로젝트다. 4월 18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마동석 배우를 만나 <범죄도시 4>만의 포인트와 이후 시리즈의 확장,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고 답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의 모든 것이라 할만하다. 곧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지만 들뜬 마음보다 자나 깨나 영화 걱정이다. 결혼식은 조용히 치를 거라고 귀띔했다.

제작자, 배우, 원안 및 각색, 할리우드와의 작업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라 보였다. 올해는 촬영이 없어 덜 바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준비할 게 많았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대본이 잘 나오는 게 관건이라며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다음 편의 빌런이나 감독도 겹치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외 관객의 폭발적 반응 나도 놀라

–<범죄도시 4>의 시사 반응이 좋다. 벌써 4번째 이야기다. 시리즈를 기다리는 관객, 지겹다는 관객으로 나뉜다. 혹시 전편의 반응이나 스코어를 보고 다음 편의 변주를 고민하는지 궁금하다.

“1편을 기획하면서 프랜차이즈화 하기로 한 게 10여 년 전이다.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필수조건은 ‘권선징악’이었다. 그 틀에서 조금씩 변주를 주자고 생각했다. 스스로 지루해질 것 같으면 프랜차이즈를 접자고까지 생각한 부분이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분명히 호불호가 갈리겠다는 평가는 2편부터 논의된 부분이다. 그래서 시리즈마다 각각 매력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전편 피드백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재미적인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한다. 호불호 예상 피드백이나 약점도 다 분석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상황이나 감정도 변하고 범죄 사건도 다양해지면서 저절로 달라지더라. 2편 촬영할 때 3편과 4편 대본 준비를 했다. 3,4편은 같이 찍었고 이미 8편까지 어떤 소재로 할지, 배우, 감독도 대략적인 계획이 있다. 5,6,7,8편 대본을 3편이 끝나자마자 쓰고 있다. 예전 사건이 최근에 가까워지면서 바뀌는 세세한 부분을 수정 중이다.

다만, 3,4편은 같이 찍었기 때문에 전혀 다른 톤으로 만들었다. 3편은 경쾌한 오락물로 4편은 무거운 드라마가 되길 바랐는데 잘 지켜진 것 같다.

프랜차이즈화의 동력은 반드시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한다는 목표였고 이번에도 궁극적인 목표는 손익을 돌파하는 거다. 4편까지 개봉할 수 있어 다행이고,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올해 2월에 개최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분에 초청되었다. <사냥의 시간>(2020), <길복순>(2023) 이후 세 번째다. 베를린영화제 극장 중 가장 크다는 1,600석의 베를리날레 팔라스트(Berlinale Palast)가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는데 현지 반응도 좋았다.

“베를린에서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같이 간 배우, 감독도 놀랐다. 집행위원장이 ‘우리 영화제는 칸영화제랑 달라서 중간에 재미없으면 나가거나,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사람도 있다’고 겁주길래 걱정했었다. 아무리 자막 번역이 잘 되어있더라도 한국적인 유머가 통할까 싶었던 거다. 그런데 의외로 ‘짭새’ 단어에서 박장대소하더라. (웃음) 반응이 좋아 다행이었다. 장이수와 만나서 투덕거리는 부분이 재미있었나 보다.

기억나는 건 자막이 없어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며 재미있다는 반응, 앞선 시리즈를 봤었는데 매번 액션도 달라져서 좋다는 반응 등.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이미 시리즈마다 뚜렷한 색깔이 정해져 있다고 했지만. 단점을 보완해서 만드는 것처럼 점점 액션, 이야기도 발전하고 있다.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하고 어두워진 것 같다.

“이번에는 온라인 카지노 관련 사건이다. 폭력조직과 브레인이 협력하는 과정을 다루고 싶었다. 의외로 폭력배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신고하는 사람에게 보복도 하거나, 빚 받으러 집에도 찾아간다. 3편이 오락적인 재미 위주였다면 4편은 묵직한 드라마를 중심으로 꾸렸다. 3편의 기술적 액션은 거두어내고 묵직한 슬러거 복싱 액션을 선보이게 되었다. 우리 영화의 정체성이기도 한 ‘유머’ 부분에는 장이수를 등장시켜 마석도와 케미를 유도했다.

악인을 잡아야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가지만 4편에서는 선한 사람(피해자의 어머니)이 다쳐서 마석도의 감정이 격해진다. 실제로 형사들이 어린 피해자가 생기면 사건 종결 때까지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다니기도 한단다. 이러한 디테일한 부분은 러닝타임에 다 넣을 수 없어서 마석도의 감정선으로 몰았다.

결국 한정된 시간에 재미, 액션, 스토리까지 잡아야 하니 시나리오는 60p 미만으로 써야 한다. 보통 영화 보다 짧은 편이다. 100p가 넘으면 이 영화 장르로 만들 수 없다. 60p라도 2시간 30분 정도가 나오는데, 늘 덜어내는 작업을 주로 한다. 유머도 20, 30대 연령별로 투표해서 재미없으면 과감히 뺀다. 내부에서 타이트한 검열을 하는데 그래도 실패하는 건 실패한다”

새로운 빌런과 장이수의 복귀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새빌런의 관심도 집중된다. 이번에도 투 빌런으로 김무열과 이동휘를 캐스팅했다.

“김무열 배우가 맡은 백창기가 난이도 높은 액션을 필요로 한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해왔던 배우이자 연기력과 성격까지 좋은 김무열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었다. 이동휘 배우가 맡은 장동철의 원래 서사가 더 있었는데 장르가 수사극으로 바뀔 것 같아서 편집했다. 대본보다 더 잘해줘서 고맙다. 다른 작품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역할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쓰고 싶었다. 혼자 웃겨서 이야기하는데 주변은 오히려 싸늘해지는 캐릭터에 적격일 것 같아 캐스팅했다”

-김무열 배우의 액션뿐만 아니라 오른팔로 나오는 김지훈 배우의 액션도 상당하더라.

“3편에서 무술 액션 스턴트팀이 아닌, 배우를 쓰니 액션의 한계점이 보였다. 3편에서는 격투기 챔피언 홍준영 선수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옆에 두고 저와 한 판 붙게 만들어서 리얼리티를 살렸다. 4편에서는 백창기의 오른팔이 국가대표 복싱 챔피언 김지훈 관장이다. 영화 <주먹이 운다> 복싱 테크니컬 디렉터였다. 이번에도 제대로 복싱 액션을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3차 오디션 끝에 캐스팅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에도 훌륭한 액션배우가 많은데도 여전히 제게 캐스팅 제안이 오는 이유가 유명 배우 액션을 흉내 내지 않고 창조해서라고 하더라. 관객은 차이점을 잘 모르지만 복싱 좋아하는 분들은 재미있게 보신다. 여러 종류의 복싱을 돌아가면서 활용하는 부분을 좋아해 주신다”

-성공한 장이수와 마석도의 재회, 둘의 티키타카 호흡도 기대된다.

“1편에서 장이수는 사납지만 자연스러운 유머도 펼치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1편의 캐릭터도 좋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장이수도 달라지지 않겠나. 제가 아는 분 중에 카리스마 있고 성격이 거칠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니까 유해져서 부드러워진 분을 착안했다. 장이수도 세월이 지나면서 변했을 거다. 박지환 배우도 캐릭터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서 재미있는 장면이 탄생했다. (웃음)”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등장에서 모두가 놀랐다.

“예전부터 사건 조사하면서 개인적인 친분이 생겼다. 시나리오 조언도 구하고 교류도 했었다. 이번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사기법, 현실적인 부분 등 검수를 부탁드렸다. 그러다가 특별출연을 제안했고, 영화에 피해 갈까 봐 자신 없다고 거절하시는 걸 오랜 설득 끝에 성사되었다. ‘형사가 이런 맛이 있어야지’라는 말을 하신 적 있는데 그걸 대사로 만들어서 부탁했다. 아는 얼굴이 나오니까 관객도 즐겁고 연이어 나오는 장면도 코미디니까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세월 앞에 장이수도 변했지만 마석도도 달라졌다. 여전히 따귀 한 방으로 나가떨어지는 괴력의 소유자였지만 싸움 고수 앞에서 인간적인 모습, 감정적인 변화도 등장한다.

“마석도의 과거는 막무가내였다. 살짝 불법적인 일도 했었지만 미세하게 바뀌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있겠다. 조금 더 노련해지고 날카로운 감이 생겼다. 과학적인 수사를 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부족한 부분은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온라인 도박에 전문가인 사이버 수사대와 협조해 사건을 해결하는 노련함을 보인다. 마석도도 나이 먹는다. 캐릭터 변화는 장단점이 있다. 물론 원안을 제가 쓰고 작가가 각본으로 작업하면 제가 또 그걸 각색하는 일련의 과정을 하루 12시간씩 열흘 정도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6-7회 정도 하는데 그때마다 피드백을 받으면서 덧붙이고 잘라낸다. 감정적인 마석도를 강조할 수도 있지만 오락 액션 영화에서 오히려 감점 요소가 될 수 있어 지양했다. 하지만 ‘마석도의 감정’은 차차 나올 시리즈에 담겨 있을 거 같다”

-마석도는 복서 출신의 형사다. 관객은 잘 모르는 복싱 액션의 차이점을 설명해 준다면.

“1,2편은 슬러거 타입의 복싱 액션을 선보였는데 실제 복싱처럼 안 보이길래 3편에서 정교한 액션을 짰다. 4편에서는 1,2편의 슬러거와 3편의 인파이팅, 아웃파이팅 복싱을 합쳤다. 잔기술은 배제하고 큰 주먹 위주로 파워를 담은 묵직한 복싱을 보여드린다.무열이와 맞붙는 후반 액션 장면에서 실수로 저를 때렸다는데 워낙 합이 빠르니까 의자에 부딪힌 줄만 알았지 맞은 지 잘 몰랐다. (웃음) 제가 배우가 되기 전에 운동선수였잖냐. 어릴 때부터 악력이나 힘도 셌다. 부상도 많아서 재활도 꾸준히 한다. 예전 같지 않지만 몸이 기억하는 것 같다”

영혼과 뼈를 갈아 넣은 작품

-한국 영화에서 시리즈는 <가문의 영광>이 6편, <공공의 적>이 3편 정도다. 범죄 액션 장르의 프랜차이즈 중 최장 시리즈가 될 것 같다. 마동석에게 액션 프랜차이즈란 무엇인가.

“할리우드도 프랜차이즈 영화가 액션 영화가 많다. 늘 , <다이하드> 시리즈가 부러웠다.
제가 복싱을 시작하게 된 영화가 <로키>였다. 로망이었는데 이 영화도 프랜차이즈였다. ‘실베스타 스텔론’의 다른 작품을 찾다가 <람보>를 보았다. 그때 ‘아..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구나’ 깨달았다.

신인 때는 액션 할 때 의견을 낼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어서 영화에 맞는 액션을 소화하는 데만 충실했었다. 막상 해보니까 액션 오락물을 만들기가 어렵더라. (웃음)

제가 제작하는 영화 <백수 아파트>도 촬영이 끝났고, 조금씩 각본 작업하고 있는 영화, 제작하는 영화 두 편도 촬영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도 다른 장르에서 프랜차이즈 영화가 더 나오길 바란다”

-다른 배우들의 커리어에 많은 영향과 조언을 주는 걸로 알려져 있다.

“별건 아니다. (웃음) 제가 글을 쓰면서 경험한 것 정도다. 배우가 역할 하나만 소화하는 입장과 극 전체를 같이 써보는 입장은 확실히 다르다.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 <범죄도시>를 예를 들면 제가 원안을 쓰고 프로파일러와 형사를 만나서 캐릭터를 만들어간다. 이번에는 이 배우가 나왔으면 좋겠고, 시나리오 작업이 한 달 이상 걸리는 걸 반복한다. 그 사이에 촬영, 복싱도 놓지 않으니까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보이는 거다”

-시리즈는 ‘아는 맛이 더 맛있다’와 ‘예상되는 맛이라서 식상하다’라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수십 번 시나리오 수정해도 배우이자 제작자로서의 숙제가 늘 고민되겠다.

“아는 맛이 맛있다, 식상하다 모두 관객이 해주신 말이다. 소재의 진부함을 따지면 1편부터였다. 장르 특성상 한계에 부딪히지만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다. 범죄물이 식상하면 다른 소재의 범죄를 보시면 된다. (웃음) <범죄도시>만 기다리지 마시고 다른 영화도 봐주시고, <범죄도시>에서 느끼는 재미는 <범죄도시>에서 느껴 달라.

한편에 영화에 적합한 3-4가지 사건을 섞어서 쓰지만 메인 사건이 있다. 사실 좋은 이야기가 있긴 한데 영화로 만들기에 길고 복잡해서.. 이런 소재는 드라마로 만들 수 있겠다. 궁극적으로 형사나 프로파일러들의 바람은 여러소재가 더 나와서 예방하고 싶어 한다.

총 8편 중 4편이 파트 1이고, 파트 2부터는 사건이 바뀐다. 외국인이 나오는 글로벌 시리즈로 갈 가능성도 있다. 깜짝 놀란 것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를 다 못 드리지만. (웃음)”

-범죄도시 2,3편이 천만 관객을 넘겼다. 자연스럽게 4편까지 트리플 천만의 부담도 있을 거 같다.

“처음부터 천만을 염두 한 건 아니다. 1편 개봉할 때도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했었다. 100만도 힘들었을 때인데, 그땐 경쟁작이 없어도 안 되는 영화도 많았다. 2,3편 개봉할 때는 팬데믹 때라 극장, 영화 전반의 위기였을 때다. 더 안 좋은 시절이었다. 지금은 조금씩 살아나서 좋은 시기라도 해주지만, 잘 된 영화만 놓고 봤을 때다. 스코어는 아직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는 고민은 여전하다”

-관객이 즐거워지는 그 지점, 영화의 ‘재미’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서스펜스, 유머, 액션 세 가지다. 오락적인 재미가 우리만의 톤이다. 유머, 잔인함도 여기까지만 하자는 기준이 있다. 그 수위 안에서 만들려고 한다. 우리 영화를 엔터테이닝으로 보는 분도 계시지만 다른 방면으로 보는 관객도 있다. 예전에 고등학생이 저한테 DM을 보낸 적 있다. <범죄도시>를 보고 형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는데 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1편을 극장에서 못 봤다는 말이 크게 다가왔다. 15세로 개봉하고 청불 감독판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덜 잔인해서 MZ 세대나 어르신도 보기 편하고 시원하고 재미있다는 의견도 반영된 거다.마석도와 범죄도시는 제 영혼과 뼈를 갈아 넣은 작품이라 더욱 특별한 존재다. 마석도 캐릭터로서 마동석을 활용한 영화가 <황야>고 그래서 더욱 애착도 크다.

<범죄도시> 하나를 만드는 데 20여 년이 걸렸다. 그동안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고통도 겪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부상을 딛고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땐 재활하면서 5kg 아령을 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웠고 험난한 과정을 겪어서인지 지금이 더 감사하다”

글: 장혜령
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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