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비역 “채상병 특검, 군말 없이 수용하라”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해병대예비역연대가 “군말 없이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3일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따르면 단체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상병이 순직한 지 9개월 하고 보름, 우리 해병대 예비역들이 채상병 순직 및 수사외압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해 거리에서 싸운 지 9개월”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예비역연대는 “윤석열 정권은 (지난 9개월 동안) 병사의 죽음은 외면하고 임성근 사단장 1명을 살리기 위해 달려왔다”며 채상병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에 대한 항명죄, 국방부 이종섭 전 장관의 결재 번복 의혹,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도피 의혹 등을 거론했다.

단체는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거부권을 행사할 시 우리 해병대 예비역들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적으로 규정하고 사생결단의 항전을 선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당에서 쓴소리를 했어야 했다”면서 “국민의힘은 처절한 반성과 분골쇄신을 하라”고 질타했다.

해병 1043기 김규현 변호사는 “특검을 하면 3개월 안에 신속한 진상규명과 기소가 이뤄지고, 특검은 민간인과 군인 모두에 관할권이 있어 통합적으로 수사할 수 있으며 대통령이 장을 임명하는 공수처보다 공정하다”면서 “신속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군이 원위치로 돌아갈 수 있어 안보를 위해서도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날 국회는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재석 의원 168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야당이 일방 처리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릴 우려가 커 엄정대응할 것”이라며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시사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채모 해병대원을 둘러싼 진상과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규명을 위해 마련됐다. 독립적인 지휘를 갖는 특별검사 임명과 직무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수사가 진행되면 국방부를 비롯해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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