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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CR-V’ 하이브리드… 전기차 ‘캐즘’ 반사이익 실적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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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다의 6세대 ‘CR-V 하이브리드’(왼쪽)와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일본 혼다의 6세대 ‘CR-V 하이브리드’(왼쪽)와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중형 세단 ‘어코드’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는 혼다코리아의 실적 반등을 이끌고 있는 모델들이다. 지난해 10월과 9월 각각 하이브리드 11세대와 6세대 모델로 출시된 뒤 올 1분기(1∼3월) 혼다 내 판매량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전기차 시장에 불어닥친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의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 덕분에 요즘같이 수입차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혼다코리아의 올 1분기 판매량은 6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2.3% 늘어났다. 최근 경기 성남시 일대에서 어코드와 CR-V를 번갈아 시승하니 혼다가 아직 국내에 전기차를 내놓지 않고 하이브리드로만 승부를 보는 자신감의 근원을 알 것 같았다.

먼저 타본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행감은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발전용과 주행용 모터 2개가 탑재돼 있어 모터 1개만 탑재되는 여타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힘(토크)이 좋고,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시내를 빠져나와 주행 모드를 일반에서 스포츠로 바꿔 보니 액셀을 밟는 것에 따라 차량이 좀 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동력원이 모터에서 엔진으로 바뀔 때 울컥거림이 나오곤 하는데 어코드로 달리는 동안에는 울컥거림을 감지하지 못했다. 또 혼다 브랜드 중 최초로 적용된 ‘모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적절히 감속에 관여한 덕에 몸이 쏠리지 않는 안정적 코너 주행이 가능했다.

10세대 어코드와 비교하면 차의 앞뒤 길이를 의미하는 전장(4970mm)이 65mm 길어졌다. 현대자동차 세단으로 따지면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의 크기다.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아도 편안하게 느껴지도록 실내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다만 주행 모드 변경 버튼이 운전자 우측 변속레버 부근에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운전자가 고개를 크게 돌려 조작해야 하는 위치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차가 한참 달리는 도중에 자유롭게 조작하기 어렵고, 안전을 위해서는 정차했을 때 조작해야 했다.

이어서 승차해본 CR-V 하이브리드 모델은 묵직하되 부드러운 주행감이 특징적이었다. 어코드보다는 좀 덜했지만 운전대와 액셀을 조작할 때마다 CR-V도 묵직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가속이 붙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어코드의 공식 복합연비는 L당 16.7km, CR-V는 15.1km였는데 실제 운전을 해보니 두 모델 모두 제원보다 높은 17∼18km대의 연비가 계기판에 찍혀 하이브리드 차량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곱씹게 되기도 했다.

CR-V로 주행 중에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면 1열 디스플레이에 한가득 우측 도로 상황을 카메라로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혹시 다가오는 차량은 없는지,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끼어드는 것은 아닌지 확실하게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선 안전하게 느껴졌다. 다만 도로 상황을 보여주는 화면 화질이 좋지 않아 아쉬웠고, 갑자기 내비게이션 안내가 사라져 당황스러웠다.

차량 내부 디자인 측면에서는 CR-V나 어코드 모두 무난하기는 하지만 수입차에 기대하는 고급스러움이나 세련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두 모델 모두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 가능했고,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연결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내비게이션 사용에 무리가 없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5340만 원, CR-V 하이브리드는 5240만∼5590만 원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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