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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자 마자 기자들과 어른 관객들이 울고불고 난리났다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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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프: 상상의 친구> 리뷰

엄마를 잃고 훌쩍 큰 아이

비(케일리 플레밍)는 어릴 적 아픈 엄마를 잃고 일찍 커버린 소녀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슬픔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만, 애어른이 되어버린 딸이 아빠(존 크래신스키)는 걱정스럽다. 어떨 때 보면 오히려 아빠가 더 아이 같다. 정말 괜찮은데 과한 아빠의 장난을 마주할 때면 비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아픈 부모 앞에서 스스로 어른이 되어야만 소녀가 바로 12살 비의 잔인한 현실이다. 삶이 항상 재미있을 수 없다며 체념하는 데 익숙하고, 이런 건 애들이나 하는 거라며 시큰둥하다. 엄마를 떠나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빠마저 심장이 좋지 못해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했다.

어쩔 수 없이 뉴욕 할머니 집에 맡겨진 비는 어릴 적 여름 방학 때마다 부모님과 보낸 추억을 떠올리려 다기도 이내 무거운 기억이 앞선다. 할머니(피아나 쇼)는 그런 손녀딸이 안쓰러워 어쩔 줄 몰라 전전긍긍한다.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그림도구가 보관된 상자를 건네는 것뿐. 비는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하려고만 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빠 문병을 다녀오던 길,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윗집 아저씨 칼(라이언 레이놀즈)과 ‘이프’라 불리는 낯선 존재와 마주치지만. 자꾸만 성가시게 따라다니는 존재들에 호기심이 생계 칼의 프로젝트에 합류하고야 만다.

어른들을 위로하는 처방전

영화는 태어나 처음으로 만들어 낸 상상의 친구를 ‘이프(Imaginary Friends)’로 정의하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 혼자여도 외롭지 않았던 온기가 모두 이프와 함께였던 순간이었다고 일깨워 준다. 시간이 지나 더 이상 이프가 필요 없을 나이가 되어도 보이지 않을 뿐 언제라도 소환되길 기대하는 존재라고 말이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냄새, 촉감, 소리 등 다양한 감각으로 일깨워진다. 크루아상의 버터 냄새를 맡았을 때, 위로받던 음악을 오랜만에 들었을 때, 행복했던 기억이 가득한 물건을 만졌을 때 우리의 기억에서 되살아난다. 그래서일까. 자연스럽게 영화가 끝나면 괜히 수호천사를 떠올려 보게 된다. 힘들고 지칠 때, 아무 조건 없이 여전히 사랑해 줄 수 있는 존재,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 약한 모습 보여도 실수해도 괜찮다며 푸근한 온기로 안아줄 것만 같다.

어른들을 위한 처방전 같다. 마음 한구석에서 응원하고 있는 가장 친한 첫 번째 친구를 선물받은 기분이다. 누구에게나 있었지만 이제는 희미해진 유년 시절을 소환해 향수를 자극한다. 두렵고 슬픈 감정도 있어야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처럼 우리 안의 다양한 마음을 상상력으로 채워보길 촉구한다.

부모와 자식의 입장 모두 이입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비의 엄마는 늘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라며 상상력을 키우라고 했다. 이 말은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야기를 짓는다는 건 나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에 성숙한 자아를 만드는 데 도움 된다. 엄마 없는 세상에서도 딸의 삶이 계속되길 바라는 부모의 간절함이 전해지는 순간이다.

소년미 간직한 츤데레 아저씨의 매력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커플이자 실제 부부인 ‘존 크래신스키’와 ‘에밀리 블런트’의 마법이 이번에도 통했다. 삶에 지친 어른들을 제대로 위로한다. 배우 출신 감독 존 크래신스키가 7년 전부터 떠올린 상상의 친구라는 소재와 오랫동안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던 꿈이 성사되는 성과다. 아이와 함께 보면 더할 나위 없을 가족영화다.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위화감 없는 어울림, 적재적소에 들리는 탁월한 음악도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라이언 레이놀즈’는 전성기 ‘로빈 윌리엄스’를 떠올리게 한다. 결말 부 ‘칼’의 정체가 밝혀지면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는 대체불가 존재다. 장난기 가득한 능청스러운 히어로 데드풀의 이미지와 소년미를 간직한 매력을 무한 발산한다. 비를 연기한 케일리 플레밍과 케미까지도 완벽하다.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과 비슷한 상황을 맞은 이프들이 존 크래신스키를 만나 생명을 얻었다. <토이 스토리>, <인사이드 아웃>, <몬스터 주식회사>,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등이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이프들의 향연이다. 누구의 목소리인지 맞춰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스티브 카렐, 조지 클루니, 브래들리 쿠퍼,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아콰피나, 에밀리 블런트, 샘 록웰,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할리우드 스타가 총출동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귀여운 이프들의 행동과 말투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쿠키 영상까지 알차다. 누가 누구의 이프인지 알게 되는 재회 장면으로 두 배의 감동을 선사한다. 엔딩크래딧이 다 올라간 후 테디베어 ‘루이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루이스 고셋 주니어’의 추모 장면이 한 번 더 있으니 놓치지 말길 바란다.

평점: ★★★★
글: 장혜령

이프: 상상의 친구 감독 출연 바비 모니한,아콰피나,피비 월러 브릿지,루이스 고셋 주니어 평점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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