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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기 그만두고 밤낚시 즐기다 딱 걸린 톱스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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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영화 <밤낚시> 기자단감회
손석구 배우, 문병곤 감독 참석

6월 11일 용산 CGV에서 영화 <밤낚시>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문병곤 감독, 손석구 배우가 참석했다.

단편 영화 <밤낚시>는 자동차의 시선을 담은 최초의 영화로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다. 배우 손석구가 제작 및 주연으로 참여했으며, 제66회 칸영화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의 차기작이다.

밤에 일어나는 사건, 차의 시선이라는 독특한 소재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문병곤 감독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섣불리 선택했다. 자동차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 콘셉트가 독특했는데 검색해 보니 전무후무한 영화가 되겠다 싶었다. 새롭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미션, 숙제를 풀었을 때 성취감도 따라온다고 생각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손석구는 “현대자동차의 제안이 있었고 제작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창작의 자율성이 보장된 새로운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주연 배우이자 1인 극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밝혔다.

“배우 혼자 10분은커녕 1분도 끌어가기 어렵기에, 부담되었지만 오랜 친구인 문병곤 감독과 작업하고 싶었다”며 “혼자 재미있는 이야기가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영감을 쫓는 과정이 외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데, 그게 밤낚시와 어울린다고 생각한 시나리오가 이해되었다. 너무 잘 아는 경험이라 기꺼이 페르소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밤낚시>의 액션도 주목할 만하다. 손석구는 “요원, 낚싯대, 걸린 무언가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야 관건이었다. 카메라 특성상 롱테이크로 찍어야 해서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이었다. 3일 동안 <범죄도시2> 때 동석이 형한테 맞을 때보다 더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라며 촬영 에피소드를 곱씹었다.

영화 속에는 독특한 외계 생명체가 등장해 의문을 남긴다. 문병곤 감독은 “야생동물 구조 영상 중, 물개 영상을 보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물개가 그물에 걸려 힘겨워하다가 사람이 구조해 주니까 고맙다는 표현을 하고 가더라”며 “구슬이(외계 생명체)는 야생동물 같은 거다. 논밭을 침범하는 멧돼지 같은 역할이다. 지구에 놀러 왔다가 철조망에 긁혀 전기가 새어나가자, 급히 전기 충전소에 들러 전기를 훔쳐 먹으러 온 거다”며 설정을 설명했다.

손석구가 맡은 요원 ‘로미오’에 관한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고스트 넷 헌팅 디비전‘이라고 지어낸 단체다. 로미오가 입고 있는 청청 재킷도 전신주 작업자의 패션을 모티브로 용병 느낌으로 작업했다. 거친 낚시를 하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꾸몄다. 환경단체나 야생동물구조 단체와 비슷한 건데. 로고도 만들었고, (자세히 보면) 목걸이에도 구출하지 못한 외계 생명체의 개수가 달려 있다”고 영화 속 숨은 메타포를 설명했다.

손석구는 고정된 카메라로 만들어 내는 다양한 경험을 털어놨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야 하니, 피사체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원래 제 연기를 모니터로 실시간으로 보고 수정하는데, 자동차 카메라로 찍으니 확인 과정이 달라 생소했다. 배우는 카메라가 가까이 오면 올수록 긴장하는데 카메라의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며 자유로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의 주행 소리 등 음향에 신경 썼다. 문병곤 감독은 “카메라 밖의 상황을 소리로서 느끼게 하고 싶었다. 사운드 디자인에 공들여 관객이 상상하게끔 하고, 재미를 주려 했다. 후반 작업 때 영국팀과 줌으로 미팅해야 했었는데 (손석구가) 매일 밤 찾아와 새벽까지 함께 작업해 줘서 즐거웠다”며 주행 사운드 믹싱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는 10분 내외 단편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화제에서 단편을 붙여 연작 상영하던 방식을 탈피한 오직 <밤낚시>만을 보기 위한 상영이다. 점점 짧아지고 있는 숏폼 형식에 맞춰 스낵처럼 즐길 수 있는 천 원 티켓이라는 신개념 콘셉트를 내세웠다.

손석구는 “처음부터 극장 개봉을 목적으로 만들지 않았는데 완성하고 보니 ‘로스트 푸티지’ 느낌이 들었다. 영상과 사운드의 생생함을 극장에서 경험하는 게 최적이라고 봤다. 어쩌면 극장 침체기인 지금, 단편 영화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스낵 무비’라는 직관적 단어를 쓴 이유도, 극장에서 다른 영감을 얻어 갈 수 있는 요소가 생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10분 내외라는 러닝타임과 후속작에 관한 질문에 문병곤 감독은 “1인 극이다 보니, 철저히 계산된 러닝타임이다. 후속작까지 생각하지 않았지만 시리즈나 장편으로 구체화할 소스는 무궁무진하다. 캐릭터의 하루 일과와 임무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면서 다른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구슬이도 전 세계적으로 한두 마리가 아닐 거고, 지구에 왔다가 상처받고 돌아가지 못하는 구슬이도 있을 것이며, 다른 종류도 있을 거라고 상상해 봤다”라고 덧붙였다.

손석구는 최근 1인 기획사 스태넘을 세워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원맨쇼 연기는 물론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아직 꿈나무 제작자라서 경험이 미천하다. 주변에 기획자는 어때야 하는지 자문하고 다니는 중이다. 제작자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몰라서 홍보, 배급, 사운드 믹싱 등 참여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제작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어 “<밤낚시>에서는 스토리 기획 및 실무적인 것보다는 연기의 연장선이라 할 만큼 창의적인 것에 주력했다. 무엇보다도 아티스트가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판을 깔아 주어야 했다. 제가 가진 인맥으로 할 수 있는 섭외에도 신경 썼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제작은 협업이다. 각자의 역할이 있겠지만 어느 순간 그 선이 무너진다. 그때 중요한 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더라”며 연기, 제작, 연출, 작가로 활약 중인 스스로 크리에이터로 명명했다.

마지막으로 손석구는 “크리에이터로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티스트의 창작 욕구, 기업의 비전이 만나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니즈를 맞춘 결과물이다. 아름다운 의미의 콜라보 과정이었다”며 극장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홍보했다.

한편, CGV 단독 개봉인 <밤낚시>는 12분 59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천 원에 관람하는 스낵무비다. 영화와 영화 사이 비어있는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숏폼 형식의 단편 영화다. 새로운 도전과 의미 있는 도전이 극장가의 훈풍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개봉은 오는 6월 14일이다.


글: 장혜령
사진: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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