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끔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어떤 목표를 갖고 걷는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길을 잘 걷고 있었는데..
뭔지 이상하게도 좌표를 잃어버린 느낌처럼.
2.
순간 이곳이 어딘가하는 생각이죠.
여기서 나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 가는 게 맞는 거지?
3.
누군가는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이렇게 말하는 멋진 사람도 있습니다.
순간 길을 잃을 때면 그런 게 사라집니다.
이쪽으로 가는 게 맞는건가?
4.
그런 생각이 들 뿐입니다.
내가 가는 곳이 길이라 하기에는
나는 너무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인데.
남을 쫓아가기도 바쁜 내가 길을 만든다고?
5.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듯하죠.
여기서 길을 잃게 헤매는 듯합니다.
분명히 어느 방향으로든 가야 할 것 같은데.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거죠.
6.
이럴 때 꼭 어느 방향이든 빨리 갈 필요가 없을지도.
멍하니 제 자리에 머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꼭 길을 나서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차라리 제 자리에 앉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7.
앉아서 생각을 해야겠죠.
섣불리 길을 나서는 것보다는요.
좀 늦더라도 그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는 밖이 아닌 안을 봐야겠죠.
8.
워낙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밖은 중요합니다.
무섭게 변하는 세상에서 잠시만 멍해도…
금방 뒤쳐지는 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숙명이죠.
그렇다해도 중요한 건 내 자신일 겁니다.
9.
어쩔 수 없이 밖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봐야하나.
여기서 지금 난 내면을 들여다본다고 달라지려나?
내 내면은 딱히 달라질 건 없을 듯한데.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바로 잃었다고 하는거겠죠.
10.
걷다보니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거라 생가하는 게 착각일 수도 있겠네요.
분명히 내 앞에 길은 있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서 한 발을 내밀지 못하는 듯합니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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