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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생기고 키도 너무 커 연예계가 탐냈던 전설의 고교생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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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디즈니플러스 ‘폭군’의 차승원 배우를 만나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4회로 만나볼 수 있는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추격 액션 스릴러다. 「신세계」, 「마녀」 등으로 장르물에 특화된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8월 14일 폭군 프로그램에 관련된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은 연기한 차승원을 만났다. 임상은 현역 시절 전설로 불렸던 요원으로 현재는 은퇴해 퇴직금으로 기차를 장만했다. 내부를 정비해서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돈이 더 필요해 용역으로 폭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물이다.

차승원은 1989년 19세에 모델로 데뷔해 1997년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에서 배우로 전향한 뒤 여전히 최고의 자리에 있는 워너비 배우다. 지금이야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이 흔하지만 당시에는 특별했던 모델 전향 1세대에 속한다.

그는 처음 만난 자리지만 서슴없고 털털한 성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백살이 넘어도 여전한 외모와 체격을 유지하는 자기관리 비결이 궁금했다. 요즘은 아침에 운동한다며 종일 이어진 일정이 지쳤을 법한데 여유를 잃지 않고 작품과 캐릭터, 연기 철학을 들려주었다. 롱런의 이유는 아마 겸손을 잃지 않는 태도, 철저한 자기관리라고 생각 들었다.

큰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로 강렬한 역할부터 코믹한 역할까지 스펙트럼이 넓지만 차승원하면 예능 [삼시세끼]의 요리 잘하고 소탈한 ‘차줌마’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실제로 가정적이냐고 묻자 “가족들은 피드백 잘 안 해준다”며 “캐리어가 커야 외박하는 줄 알지, 크게 내색하지 않는다”며 “제가 츤데레인데 딸도 그렇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를 마치면 빨리 집에 가서 목욕 맡긴 강아지를 데리고 와야 하고 쉴 거다”라며 약간 들떠 있었다. 가정적이고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말투 하나하나에 드러났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찍을 때도 “(이) 정은 씨는 제주도에서 상주했지만 저는 꼬박꼬박 집에 왔다”며 정해진 루틴을 소화한다고 말했다. 짧은 대화였지만 연륜에서 드러나는 분위기와 일에 대한 열정, 후배를 향한 마음까지 읽을 수 있었다.

존댓말 쓰는 폭력적인 킬러, 임상

-「낙원의 밤」 이후 두 번째 박훈정 감독과 호흡이다. 애초 영화로 계획되었다가 OTT 시리즈로 바뀐 상황이다. 또 전 세계 동시 공개라는 플랫폼 특성도 있다. 캐릭터를 훨씬 긴 시간을 할애해 보여줄 수 있어 배우에게 장점이지 싶다.

“OTT는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션도 길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나쁘지 않은 선택 같다. 최근에 새로운 경험을 했었는데 외국 작품이나 한국 작품이나 다시 볼 때 감정은 똑같더라. [워킹데드]를 다시 봤는데 예전에 봤던 충격이 똑같았다. 무엇보다 주인공에게 이입하게 되었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떨까?’상상하게 되더라.

내가 임상이라면 기차 카페는 안 했을 것 같다. (웃음) 한편으로는 자의에 의해서 퇴사했지만 나라면 은퇴 안 하고 회사에 계속 있었을 거 같다. 임상은 최국장(김선호) 같은 사람이 필요했을 거다. 최국장은 이 정도의 무게 견딜만한 재목이라 생각했던 게 아닐까. 자기보다 어리지만 이른 나이에 승진해서 국장을 달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폭군 프로그램을 잘 써먹을 수 있겠다는 믿음의 관계다”

-임상은 예의 바른 듯하나 상대를 한 번에 기선 제압하는 위협적인 존댓말 말투 등. 모순적인 캐릭터다. 그의 존재감은 어둡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환기하면서 여러 인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 준다.

“임상은 겁 많고 적응도 잘 못하는 사람이다. 「쇼생크 탈출」의 ‘레드(모건 프리먼)’ 같은 인물이다. 한정된 공간(감옥) 안에서 하루를 보낼 때는 능수능란하지만, 다른 공간(출소)에 떨어졌을 때는 어리숙하다.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으면 기계적이고 가차 없이 행동하지만. 그 외의 인물에게는 소극적이고 샤이한 사람이다. 임무를 수행할 때와 아닐 때 변별력을 둔다. 그래서 최국장도 일을 맡긴 거다.

일단 다른 인물이 다 화가 잔뜩 나 있잖냐. (웃음) 임상만 차분한데.. 시리즈 전체의 마블링 같은 역할이라 보면 된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임상의 톤을 구상했다. 정형화된 캐릭터는 (극에) 변별력이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임상의 첫 등장도 심상치 않다. 실패한 실험체가 누군가를 감염시켰다는 정보를 얻고 청소하러 온 상황이다.

“내일 죽더라도 모든 캐릭터에 위트와 유머가 있었으면 좋겠다. 존댓말은 시나리오에서부터 있었고, 후반부에 디테일하게 차이가 난다. 안경에 2대8 포마드 스타일 경우 (기자를 사칭했기 때문에) 최대한 단정하면서도 인텔리한 느낌을 주려 나름 의도했다. ‘너무 많이 발랐나..’ 같은 대사는 제 애드리브인데, 본인 생각에도 과한 변장이라 생각한 설정이다. 경마장에서 요구르트 한 줄을 빨대 꽂아 먹는 장면은 감독 아이디어다. 타깃만 집중하고 있는데 먹는 행위와 타깃만 집중하고 있는 이질적인 상황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먹고 있는데도 먹잇감을 생각하는 킬러의 본능이다”

-시나리오의 설정과 본인 해석이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나왔다고 생각하나.

“현장에서 캐릭터의 톤이 판가름 난다. 두 테이크 정도 해보면 얼추 완성되고 마지막까지 그림이 그려진다. 감독이 모니터를 보는 표정을 보면 감이 온다. 모니터를 보고 있는 데 만족의 웃음이 보인다. 반대로 말이 많아지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니까 큰일이다. 임상의 경우 애드리브를 섞어 가면서 하다 보니 캐릭터가 풍성해졌다. 자경과 만날 때도 자연스럽게 체화된 표정이나 행동, 말투가 능수능란하게 나왔다. 그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다”

-근거리에서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레밍턴(산탄총)을 주무기로 깔끔한 액션이다. 대역 없이 액션을 대부분 소화하면 몸에 무리가 생길 것 같다.

“(요약하면) 자경과 임상은 몸으로 하는 액션, 최국장은 입으로 하는 스타일이다.「하이힐」 찍을 때 3개월 정도 연습해 봐서 안다. 액션은 연습한 만큼 나온다. 폴(김강우)이 ‘괴물 아저씨’라고 지칭하기도 하잖냐. 저는 괴물 같은 액션을 보여주어야 했다. (웃음) 액션스쿨 가서 맞춰 보는 게 도움이 되었고 총도 연습을 많이 해서 능수능란하게 쏘도록 했다. 그때 엘보가 오기도 했다. 이제는 사람 같지 않은, 기계적인 액션을 해봐야겠다. 표정 변화도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액션 해야겠다. (웃음)”

선배 자리의 최선은 위로

-임상은 자경과 상대하는 장면이 많다. 초반에는 박 터지게 싸우다가 중반부터 협력한다. 박훈정 감독의 시그니처인 새 얼굴, 조윤수와의 호흡도 궁금하다.

“누구보다도 자경 역이 절실했을 친구인데 현장 경험치가 없다 보니까 외로운 싸움이었을 거다. 훨씬 준비할 것도 많고 고생도 많이 했다. 과정은 힘들었겠지만 결과만 봤을 때 어려운 숙제를 참 잘 마쳤다. 촬영하고 1년 정도 흘렀을 때 다시 봤는데 그냥 그 나이 또래의 아이더라. 현장에서는 늘 피 칠갑하고 있으니까 짠했었다.

저도 전날까지 신을 디자인해서 가도 현장 가면 다 무너진다. 그래서 경험치가 쌓이면 현장에서 유연해질 수 있다. 현장은 의견을 교환하고 이견도 나올 수 있는 곳이다. 경험치가 많으면 자기 의견을 피력해서 설득할 수 있다. 신인이라면 달라진다.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의견이라 답답하고 힘들었을 거다. 스탠다드한 직선 길로만 가야 하는 위치다. 그 친구에게는 그 길밖에 보이지 않고 충분히 그 안에서 해야 할 것을 멈추지 않는 상황인 거다.

그 길이 맞다고 해야 하는 게 선배 입장이다. 다른 길을 권하는 건 과욕이다. 이미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가고 있는데 틀어보라는 건 아닌 것 같다. 그저 뒤에서 응원해 주고 최대한 그 길이 덜컥거리지 않기 위해 도와주는 게 제 역할이다.

아마도 액션 부분이 힘들었을 거 같다. 연습을 충분히 했지만 처음 해봤으니 동작이 잘 안되는 게 많았을 거다. 그때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안 되는 동작은 카메라가 해결해 준다. 네가 못하는 건 아니고 나도 안 되는 동작이다’라고 위로해 줘야 한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현장에서는 후배에게 오히려 놀림당하는 친근한 선배 모습이 보인다. 현장에서는 후배 편을 들어주는 따뜻한 선배인 게 느껴진다.

“웃기면서 윽박지른다. 일종의 츤데레다. (웃음) 현장은 재미있어야 저도 연기가 편하다. 그러다보니 (제가 나서서) 폭신폭신하게 만들려고 한다. 굉장히 어려운 장면인 상황, 모두가 나를 보고 있고, 이게 안 되면 다음 신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오늘 안 되면 내일 하면 돼, 괜찮아’라고. 그리고 ‘나도 안 되는 거니까, 지금 하려고 하지 말고 이건 가짜고, 소꿉놀이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고 응원해 준다.

연기는 찰나다. 감정을 머금고 있다가 확 뿜어내는 건데 그게 매번 되면 기계일 뿐이다. 저라고 늘 잘 되겠냐. 그게 연륜이라는 건데 신인에게는 없으니 도리가 없다. 찰나를 위해서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고 일러준다. 그건 저한테도 중요한데 약간의 분주함이 있으면 더 집중하게 되더라. 은근한 소음이 있고 나른한 분위기에서 확하고 집중력이 생길 때가 있다”

예능 10년 차 꾸준히 하는 이유

-유해진과 영화 「이장과 군수」에서 만나 예능 「삼시세끼」, 「스페인 하숙」 등에서 재미있는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10년 전 출발한 인연은 두 사람은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작품 활동도 바쁜데 예능을 계속하는 이유도 궁금하다.

“물론 예능도 편집이 있지만 편집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과가 있고 그곳만의 공기가 있다. 예능으로는 생활감을 보여주는 거다. 제가 말을 막 던지는 것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어 보면) 수위는 넘지 않는다. 나쁜 감정이 아니라는 게 느껴질 거다. 저는 상대방이 기분 나쁜 걸 금방 캐치한다. 적정 수준을 유지하려고 체크하고 조심스러움을 항상 유지하려 노력한다. 10명 중에 9명은 공감할 보편적인 감정, 재미 수준을 찾는데 아직도 연구 중이다.

배우는 보편적인 감정을 연기하는 사람이다. 보편적인 인물이란 땅에 붙어 있어야 한다. 한 명만 웃는다면 그 연기는 실패고 반 이상을 웃어야 성공이다. 붕 떠 있어서 공감이 잘 안된다면 배우에게 안 좋은 결과다. 그게 예능과도 일맥상통하는 거다. 누구는 힘들다고 읍소하지만 그게 시청자에게 전혀 공감하지 않는 상황도 있다. 그 잣대를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 남들이 생각하는 나의 가치보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조금 낮으면 좋다. 나중에 일이 잘 안되어도 상처를 덜 받는다. 하지만 반대로 월등히 내 가치가 높다면 무너지고야 만다.

저는 이대로 늘 별일 없이.. 이대로만 (해진 씨랑) 잘 지냈으면 좋겠다. 일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일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언제까지 배우로 활동할지 모르겠지만.. 재미없다고 생각하면 관두어야 한다. 다행히 요새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재미도 있어서 이 일이 아직 괜찮고 나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연기를 했고 캐릭터도 쌓였지만 여전히 갈증 나는 장르, 지금 나이에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

“장르물은 계속하고 싶고 생활 드라마를 다시 해보고 싶다. 예전에 「장미와 콩나물」(1999)이란 드라마를 했었는데 가부장적인 가족과 네 아들이 나오는 평범한 일상을 다루는 이야기다. 별거 없는 일상에서 반짝이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글: 장혜령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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