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이 정하지 않아도 약속 장소로 인지될 만큼 애용했던 중미산자연휴양림으로의 솔로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오래된 기억 속의 캠핑 장소였기 때문일까요? 오래된 오가와 타프가 생각났고 몇 년 전에 함께하기 시작한 미르카 보라돌이 텐트로 조합을 이뤄봤습니다.
중미산자연휴양림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산201-2
중미산자연휴양림 솔로캠핑 클립 53초.
아주아주 오래전엔 어땠을지 모르겠다.
2024년 현재 중미산자연휴양림을 가르는 계곡의 물줄기는 미약하기 그지없다. 중미산자연휴양림이 생기기 전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며 이곳을 캠핑 장소로 활용하기 시작할 땐 솔로 캠핑의 맛을 몰랐던 때라 매번 주위의 누군가와 함께 했었다.
사람에 집중할 때였고 주어진 자연환경을 깊이 있게 즐겨본 기억이 그다지 없었기에 계곡물이 많고 적음에 민감하지 않았다. 그저 캠핑이 주는 매력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느낌.
하지만 현재는 어떤 캠핑 장소든 솔로 캠핑 장소로 활용하는 경우가 50%를 넘기는 듯하다.
솔로 캠핑이 좋은 건, 내 맘대로?
꼭 그 하나로 대변될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영역이 누군가와의 합이 아닌 내 생각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 본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가은 여름은
사이트 구축을 하는 동안 땀으로 샤워를 하게 한다.
속옷까지 젖어드는 통에 땀이 아닌 물 샤워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찾은 곳이 여기 편의동.
화장실, 샤워실, 세적장(개수대) 등을 모아놓은 편의동 바로 옆으로 쉼터가 있는데 무엇을 목적으로 설치한 것인지는 모르겠고 현재는 아무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후텁지근 더워죽겠고만…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중미산자연휴양림 편의동.
편의동 저쪽 편으로는 흡연구역이 있다.
흡연구역 아닌 곳에서 흡연을 한다면 서로서로 대충 넘어가긴 하겠지만 누군가 태클 걸고 들어오면 할 말 없으니 가능하면 흡연구역 이외 지역에서의 흡연은 피하는 것이 상호 좋을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바깥에 모기장을 설치해 둔 것이 이색적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기장이 아니라 ‘모기망 문’이라고 해야겠다.
모기망 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앙에 취사장(개수대, 세척장) 그리고 왼쪽으로 남자 화장실 겸 샤워실, 오른쪽으로 여자 화장실 겸 샤워실이 위치하고 있다.
취사장은 대충 이렇게 생겼다.
이곳을 취사장이라 부르는 것은 이곳에서 음식 준비도 하고 음식을 끓이거나 데우기도 하며 설거지도 하기 때문에 정해진 오래된 명칭이다. 그래서 이후 개수대란 말로 대변된다. 최근 국립공원을 필두로 세척장이라 표현된 곳들이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캠핑 트렌드가 취사장에서 밥 짓고 음식 만드는 실절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국립 자연휴양림 야영장이나 시설이 그러하듯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다. 오후 늦게 지저분해지는 것은 사용자의 이용 이후 결과물로 캠핑을 하고 있는 캠퍼뿐만 아니라 휴양림으로 산책이나 가벼운 걷기를 위해 방문한 분들, 중미산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모두 책임지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나 한 사람 정도가 결국 두 사람 세 사람을 번져가며 더러움으로 변해가는 과장을 우린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 첫 번째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이곳은 샤워실이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옷장이 보이고 그 안쪽으로 샤워꼭지가 나열되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의 국립공원공단에서 운영하는 캠핑장,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립자연휴양림 캠핑장에는 온수 캠핑을 위해 코인 샤워기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어떤 곳은 500원 코인을 투입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어떤 곳은 선불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선불카드 서비스의 경우도 약간씩 다른 부분이 있어 헛갈리다 생각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큰 범위에서 동일하고 디테일에서 발생하는 약간의 차이이므로 어렵지 않게 사용이 가능하다.
오늘 쿠니의 국립 중미산 자연휴양림 솔로 캠핑 장소는 2야영장으로 썩 마음에 드는 위치가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용 중에 있는 캠핑 장소였던가 보다.
예전엔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솔로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니 매우 큰 이유 중 하나가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라면 먹거리 하나라도 더 챙겨야 하고 무엇이 좋을지 고민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의 중미산 자연휴양림 솔로 캠핑 장소에서처럼 간단하게.
라면이면 된다.
그리고 아내가 마련해 준 드립백이면 만가 오케이.
내가 싫어하지 않는 먹거리에 더해 아내의 사랑에 더해진 저녁 식사이니 남부러울 거 없다. 그냥 이대로 좋다.
저 하늘에 내린 어둠이 이 하늘에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불공평해 보이지만 큰 틀에서는 그 모든 것이 자연법칙에 따라 이어지고 맺어지고 끊어지고 사라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어떤 곳은 썩고 있고 곰팡이가 피어 있으며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당신과 내가 그리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그리 되어왔듯이 세상의 모든 것이 싱싱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렇듯이 인간 세상 역시 어딘가에서는 악취가 오르고 곰팡이가 피기도 하며 썩어 진물이 흐르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곳이 정치세계라고 하지만 어찌 보면 그마저도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더위가 가시지 않는 날의 더위는 내려앉는 어둠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다.
그저 어둠이 번지면 그 어둠을 가르는 빛으로 더운 어둠에 틈을 만드는 것뿐이다.
별나게도 이 중에 가족캠핑을 오신 분들이 한 팀도 없다.
쿠니처럼 솔로캠핑을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커플 캠핑을 조용히 즐기고 있을 뿐이다.
갑자기 몰려드는 모기들을 피해 텐트 안에서 뭉그적 뭉그적.
음악도 듣다가 책도 보기를 2시간여 ~
이제 잠을 자고 정리해야 할 시간이 됐다.
내일은 오전 일찍 철수하고 차 막히기 전에 곧바로 출근을 해야 하니 캠핑 장비 중 거둬도 좋을 것들을 미리 정리한다. 본래는 내일 퇴실 시간까지 늦잠도 자고 일어난 뒤 장비 정리와 샤워를 마친 뒤 부근 가볼 만한 곳들을 여유롭게 돌아다녀 볼까 했으나 쿠니의 일이란 게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
종종 발생하는 호출이 하필 지금이라.
대충의 짐 정리를 마치고 이제 양치질을 한 뒤 잠을 자게 될 것이다.
거의 대부분 동일한 패턴의 솔로캠핑. 이곳 중미산 자연휴양림 솔로 캠핑 장소에서도 그 패턴의 변화는 없다.
만일, 무언가 지루했다거나 변화가 필요하다 판단되었다면 그리했었을 텐데 지금은 그냥 이대로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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