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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뻐 유괴 당할까봐 아역배우 했는데 평생 연예인된 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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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쿠팡플레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이세영 배우를 만나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이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5년 전 일본에서 만난 둘은 이별 후 한국에서 우연히 소설가와 출판사 직원으로 재회하며 이별 후 사랑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회상한다.

시리즈는 약 20년 만에 한일 우호 해(2005)를 기념해 발간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원작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2005년 한국의 공지영과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가 각각 여자와 남자의 관점으로 사랑과 이별, 재회의 속마음을 그린 한일 합작 소설이다. 당시 ‘냉정과 열정 사이’의 번외편이란 타이들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소설 속(1998년 ~2005년 추정) 7년 후를 5년 후로 바꿔 2019년과 2024년 사이 두 사람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극 중 이세영은 5년 전 연인 준고와 다툰 후 일본 유학을 급히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최홍으로 변신했다. 서로의 언어, 문화,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오해인 줄도 모르고 떠나왔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후회하는 섬세한 감정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9월 19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이세영을 만나 외국어 연기, 일본 로케이션, 캐릭터와 정반대의 성격, 10년 후 등 쉽지 않았던 작업 방식과 일상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본어, 정반대 성격이지만..
꼭 하고 싶었던 ‘최홍’

-일본어 대사가 80%를 넘는다고 들었다. 세밀한 감정 연기도 벅찰 텐데 낯선 언어로 꾸려지는 감정이 도전과제였을 텐데.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촬영 이후 종방연하고 다음날부터 바로 준비에 돌입했다. 일본어 공부를 매일 했는데 대사 위주로 외워서인지 2달 정도 살았던 것치고 기본 회화는 어렵다. (웃음) 생각하기도 전에 입에서 대사가 나올 정도였다. 특정 단어만 나와도 표정이 달라지니 타이밍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일단 단어에 반응하느라 바빴다. 초반에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선생님의 도움으로 초중반 이후부터는 원래 페이스대로 연기할 수 있었다”

-캐릭터 최홍과 자연인 이세영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믿나.

“저는 최홍과 좀 다르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짚고 넘어가는 편이다. 그래서 사랑에 유효기간도 있다고 믿고 제가 찾아 나서면서 쟁취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비슷한 부분도 있다. 앞뒤가 다르지 않고, 뒤끝 없는 부분이나 열열하게 표현하고 열정적인 건 닮았다.

그래서 이해하기보다 최홍 같은 사람을 인지하고, 저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캐릭터에게 공감하기보다는 ‘이런 사람도 있지..’하면서 받아들이고자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준고랑 싸우는 장면에서 너무 서운한 감정이 올라오더라. 이성적인 이해보다 감성적인 공감이 찾아온 신기한 경험이었다.

특히 둘이 싸울 때 일본어로 싸워야 해서 힘들었다. 준고는 말이 유독 없는데 그게 마음 한켠에 부채처럼 남아 있는 거다. 준고 입장에서는 아마 잡는다고 잡히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행동이지 싶다. 홍은 사랑에 유효기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그런 사랑이 찾아와 주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

-최홍을 꼭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던 걸로 안다.

“‘이거 내가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케이스였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강렬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저는 고독이 뭔지 모를 정도로 혼자서 할 게 많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저 같은 성격으로 캐릭터를 만들면 아마 갈등 없이 빨리 끝내버리니까 재미없을 거다. (웃음)

‘저 상황에서 왜 저런 행동을 하냐’ 싶은 주인공이 대부분인 이유가 아닐까. 사랑을 경험해 봤다면, 사랑에 대해 고민해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캐릭터이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었다. 다양한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부담’ 갖는다고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니, 제가 노력한 만큼 나오는 거다. 오히려 부담을 떨쳐내려고 하면, 저를 갉아먹게 되는 것 같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던 홍과 준고의 상황이 오버랩되는 장면이 잦다. 사카구치 켄타로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켄타로 씨랑 유창한 언어로 만났더라면 떠들썩했을거다. 둘 다 짧은 일본어, 한국어로도 농담을 던지는 분위기였다. 언어가 통했으면 꽤나 시끌벅적했겠다. (웃음) 켄타로 씨는 건강한 생각을 가진 맑은 느낌과 성숙하고 깊이감이 있는 부분이 공존한다. 때로는 유쾌하고 긍정적이 면이 있다. 집중력도 높아 완전히 이 사람에게 의지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한국 분량(현재)부터 찍기 시작했는데 준고가 일본에 돌아가기 전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이었을거다. 제가 원하는 타이밍에 정확히 들어오더라. 심지어 대본에 적혀 있는 상황도 아니었는데 언어가 달라도 케미가 잘 맞았다.

(흥분하며) 왜 그런 거 있잖냐. 골을 넣으면 동료가 그렇게 예뻐 보인다는 거.. (웃음) 비슷한 효과다. 그때 켄타로 씨의 팬이 되어버렸고 믿고 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았고 서로 다른 제작 시스템을 배우면서 발전해 나갔다”

-5년 전후의 극명한 표정, 스타일의 변화가 사랑 후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특별히 노력한 부분은 무엇인가.

“이번에는 최대한 표현을 덜어내려고 애쓰며 낯선 방식으로 연기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 들었던 감정이 막상 촬영이 시작하면 다른 감정으로 바뀌더라. 원래는 대본대로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감에 따라서 연기하기도 했다.

5년 전후 변화는 같은 날 촬영하기도 했다. 옷의 원단이나 헤어스타일로 변화를 주었다. 과거는 따뜻하고 포근한 옐로 톤이었고 제가 텐션이 아주 좋을 때를 대입해서 홍을 연기했다. 현재는 차갑고 무거운 느낌을 주었다. 머리도 답답하게 내리고 최대한 피부도 안 보였으면 해서 많이 가린 무채색 옷을 입었다. 별다른 건 안 하려고 했다. 일부러 다운된 모습보다 별다른 표현이 없는 쪽을 택했다.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욕망, 바람이 안 될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홍을 보여주려고 했다”

쿠팡의 딸이 되고파…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쿠팡플레이 신규 가입자가 늘어날 거라 예상하는지. 쿠팡플레이의 딸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드러냈었는데..

“쿠팡플레이의 딸이 된다면 제 삶이 더욱 윤택해질 거다. 최근에 유명 구단이 한국 왔을 때 VIP석에 초대해 줘서 직관도 할 수 있었다. 고마웠다. (웃음)”

-쿠팡의 딸이 되고 싶다고 말해버리면 넷플릭스에서 서운해하지는 않을까? (웃음)

“넷플릭스는 저를 불러주지 않아서…. (웃음)”

-OTT 시리즈, 한일 합작은 처음인 것 같다. 기존 작품의 제작 환경과 차이점이 있었다면.

“문현성 감독님이 영화 쪽에서 계셨던 분이라 영화 촬영장 분위기였다. 현장에서 정해진 큰 계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유연하게 수정되었다. 많이 열려 있는 현장이었는데 아마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가능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더 작품을 밀도 있게 담아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말속에서 촬영 기간 동안 스태프와 사랑에 빠진 듯하다.

“마치 첫사랑 같다. 스태프의 열정이 빛났던 다시없을 현장 분위기였다. 가족이나 친구보다 더 오래,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같이 늙어가는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소중하고 고맙고 사랑스럽다. 몸은 피곤한데 열심히 하는 스태프를 보면 지쳤던 순간도 오히려 힘이 난다. 가족과 일상을 두고 일본에서 두 달 동안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지 않나. 엄청난 신뢰와 애정이 필수여야 했다. 다들 집중하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두 달 동안 일본에서 합숙하며 인상적이었던 장소를 꼽자면.

“장소로 치면 이노카시라 공원이고 촬영 순간이 인상적이었던 건 지하철 장면을 찍을 때였다. 한국에서도 지하철 장면을 찍으면 특정 역과 이용객을 통제하는데 일본은 조금 더 엄격했었다. 그런데 모든 촬영지가 기적처럼 허가도 떨어지고 촬영이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서로 결의에 차서 했던 거 같다. 초반부터 이런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뭐든 할 수 있다’면서 끝날 때까지 운명 같은 선물처럼 마무리되었다”

28년 차 배우 앞으로의 10년은

-갓 서른을 넘겼는데 벌써 28년 차 중견 배우다. 아역부터 쌓아 올린 경력부터 시작해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 궁금하다.

“빌런을 너무 사랑한다. 다이내믹한 빌런을 꼭 해보고 싶다. 미드 [히어로즈]에 사일러(제커리 퀸토)가 나오는데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가장 매력적이다. 목적이 명확한 캐릭터라서 그 상황도 이해가 된다”

-배우 이세영에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모든 순간이 기적 같았다. 문현성 감독님과 만난 것도 「서울대작전」 특별출연이 무산될 상황이었던 계기였다. 그때 현장에서 최홍 역할을 제안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하셨다. 인연은 연결되어 있고 소중한 거 같다. 해외 로케이션도 큰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소중한 추억이다.

배우로서는 뭐든 편견 없이 할 수 있다는 순수함을 배웠다. 외국어 연기도 그냥 한번 해봤던 거다. 완벽하리란 보장도 없었지만 하면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프로니까 결과물이 좋아야겠지만.. (웃음) 순수하게 궁금했던 걸 해보는 작업이었다. 이후에도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에 옮기게 되었는데 최근에 주짓수도 배우고 그림도 원데이 클래스도 배워봤다. (웃음)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서인지 여전히 안 해 본 것을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촬영 때도 막내라 사랑도 듬뿍 받고 귀여워해 주시고 다 용서해 주셨다. 인생 선배로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배웠다. 일상의 행동을 통해서 연기적으로도 배우게 되더라. 제가 요리를 못하는데.. 샐러드 소스 하나 만들 때도 계량하고 그랬었다. (웃음) 꼭 요리 못하는 애 티 내는 거다. 그런데 미란 언니가 ‘그냥 해봐’하면서 용기를 주었다. 감을 익혀가면서 해보라고 가르쳐 주셨다. 맛없어도 매력 있는 음식이 나오더라. 인생을 너무 정해진 대로만 했나 반성했다. 다 잘하려고 하니까 그런 건데 못해도 된다는 일상의 진리를 배웠다”

-예능에서 선배의 노하우를 흡수해서 자기 걸로 발전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10년 후 이세영은 어떤 모습일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고 의연했으면 좋겠다. 사소한 행복에도 크게 행복할 수 있는 사람, 많은 걸 잃어버린다고 해도 개의치 않고 일어설 수 있는 인간이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인데 무인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도 필요하겠다. 많이 가질수록 잃어버릴까 봐 무서운데 다시 시작해도 아무렇지 않고 강해지길 바란다”

글: 장혜령
사진: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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