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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친해지고 싶어서 밥세끼를 매일 같이 먹었다는 남녀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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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의 김고은 배우를 만나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 중 단편 ‘재희’를 영화화했다. 소설에서 영화로 옮겨지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추가되었고 나다움을 찾아가는 성장 스토리로 각색되었다. 독립영화가 아닌 상업영화에서 퀴어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 만큼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 나도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진다.

극 중 재희를 연기한 김고은을 지난 9월 30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촬영 후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기다렸던 김고은은 “어려운 시기에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극장 개봉 자체가 쉽지 않은데 시사회 반응이 좋아서 한시름 놨다. 여러 사람이 두 달 반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이니 오래 걸렸으면 좋겠고 손익을 넘었으면 더 좋겠다. 아직도 극장에 로고가 뜨면 벅차다. ‘내가 영화배우구나, 신기하다”며 개봉 소회를 밝혔다.

나 자신을 사랑할 때, 건강한 관계 시작

평소 애교 많은 성격으로 발랄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김고은의 선택이 궁금해졌다. 김고은은 “시나리오가 빠르게 읽혔다. 재희에게 이입해 읽으면서 치기 어린 행동에 안타깝다가도, 어느 순간 특별함을 내려놓고 사회화되어 현실에 타협하려는 방식이 공감되기도 했다. 영화 제작이 안 된다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고 답했다.

특히 재희는 프랑스 유학을 혼자 힘으로 다녀왔을 정도로 생활력, 유흥력, 학업력 뭐 빠지는 것 없이 잘하는 친구다. 이런 동급생을 부러워하면서도 튄다며 시기한다. “불어를 배웠는데 어렵더라. 극 중 학과 교수로 나오는 프랑스 배우에게 많이 배웠다. 샹송을 부르는 장면도 운 좋게 1 대 1 레슨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랑에는 서툰 편이다. 결혼을 약속한 변호사 남자 친구와 식사 장면에서 부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고 간다.

“재희는 자기 의사를 감추고 남에게 맞추려고 애쓴다. 결혼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지석(오동민)이 프러포즈를 하자 부담스러워한다. 룸메이트 지은이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 거짓말도 제대로 못 하는 불편한 노력을,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게 또 재희다”며 설명했다. “재희 그대로를 좋아하는 흥수가 봤을 때 그런 모습이 못마땅했을 테고, 남자가 봐도 별로인 지석이 대체 뭐가 좋아서 맞추려는 건지 싶었을 거다”며 극 중 상황을 설명하며 재희를 이해하려고 했다.

영화는 재희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과 솔직함이 매력적인 부분과 강해 보이지만 유리 멘탈인 내면을 적절히 다룬다.

사랑받고 싶어 상대에게 무조건 맞추는 재희의 방식이 사랑인지 묻자 “너무 답답하다. 그게 곧 사랑받지 못해서 오는 결핍 행동이다. 재희의 연애사는 항상 상대방을 좋아하는 이유보다,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생각한다. 상대의 성격, 외모 이런 게 전혀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잘해주는지에만 집착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민준(이상이)과 결혼을 선택한 건 이제 1순위가 중요하지 않은 작은 성장이다. 온전히 나로서 있을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거고 민준이 호감을 느낀 것도 본연의 모습 그대로였을 거다”며 자연스러운 성장 서사 때문에 건강한 관계를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퀴어가 다가 아닌 관계성과 성장통

영화의 매력이 ‘김고은 자체’라는 칭찬에 “영화는 20대부터 30대에 겪어 봤을 시행착오와 성장통을 그렸다. 자궁 모형을 돌려주지 않는 것도 아픈 부분, 성장하게 해준 인생 포인트다. 재희는 순수하고 여린 친구다. 자존감도 낮은 상태이고 자기방어 기질도 있다. 극 중에는 이런 부분은 가려지고 튀는 부분만 보여 갖은 오해를 부른다”며 관객이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캐릭터에 투영했다고 말했다.

노상현과 티키타카 대학 생활, 동거 생활이 사랑스럽고 리얼하게 그려진다. “재희 집은 파주 세트장이었다. 상현 씨와 실제 친해지기 위해 세 끼를 무조건 같이 먹으면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고민도 터놓게 되었다 실제 재희와 흥수 사이와 저와 상현 씨의 관계가 차이 없는 텐션이길 바랐다”고 밝혔다.

20살 대학에서 처음 만난 재희와 흥수는 성별부터 취미까지 너무 달랐지만 서로 아웃사이더임을 직감한다. 서로의 상처와 비밀을 숨겨주고 덮어주는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간다. 우정을 발판 삼아 퀴어 코드를 내세우며 사회적인 문제점도 녹여 냈다.

“우리 영화는 편견과 다름 대한 이야기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그렸다고 생각했다. 재희는 그저 편견이 없는 인물이다. 흥수를 ‘사람’, ‘친구’로 생각한다. 성소수자, 성 정체성이란 표현 자체도 일종의 편견일 수 있다”며 영화를 소개했다.

91년생 재희와 같은 나이를 처음으로 연기하며 대학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 동안 열악한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만들었다. 학교 다닐 때 독립영화 찍었던 때가 생각나기도 했다. 지치고 힘들어도 ‘할 수 있어!’라면서 서로 격려하고 농담하면서 다독였다. 짧은 청춘처럼 한편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늘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파

「파묘」 이후 바로 다른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는 대세 배우임을 입증하고 있다. 영화의 13년 서사처럼 13년 후 김고은은 여전히 연기를 이어가고 있을 테다. 김고은의 차기작이란 타이틀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대치가 있다. 앞선 인터뷰를 통해 이언희 감독은 놀랄만한 기회를 거절하고 「대도시의 사랑법」을 택한 김고은에 큰 감사를 표했다. ‘재희라는 인물이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말할 만큼 각별한 애정도 느껴진다.

“데뷔 때부터 쉬지 않고 작품을 해나갔다. 작품 스케줄과 제 속도가 딱 맞지는 않더라. 근래 들어 그 텀이 짧아지고 있는 것뿐이다. 「대도시의 사랑법」 촬영 시작 시점에 좋은 작품이 제안 왔지만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 작품은 너무 잘 맞는 배우에게 갔고, 맞는 선택과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2년 반 동안 저도 4작품을 하게 되었다. 13년 후에도 지금과 마음은 다르지 않을 거다.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한 작품씩 앞으로도 연기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묻자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년, 20년 연기를 하면서도 늘 궁금증을 유발하는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른 분들을 보면서 느낀다. 배우를 지망할 때도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그분들을 동경했었다. 그 길을 향해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직도 크다. 그게 배우로서의 꿈이라면 꿈이다”라며 김고은의 다음 선택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10월 1일 개봉해 절찬상영중이다.

글: 장혜령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대도시의 사랑법 감독 출연 이상이,정휘,오동민,장혜진,용진,프라이머리 평점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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