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을 만나다
10월 3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각본, 연출, 연기를 맡은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이 참석했다.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상영작으로 부산에서 전 세계 최초 상영되었다. 만화를 원작으로 2012년부터 TV 도쿄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일본뿐만 아닌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시리즈는 2023년까지 10번째 시즌이 방영되었다.
영화 버전에서는 드라마의 주인공 ‘고로’ 역을 맡은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아 극장판이 제작되었다. 한국을 찾은 마츠시게 유타카 감독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2년 동안 사랑받은 TV 드라마를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현재 일본 TV 업계는 타 분야로 스태프가 빠져나가거나, 그만두는 상황이다. 일본 드라마 제작 환경의 자극 필요성, 각성으로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이왕 만들 거면 드라마와는 다른 스타일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그때 「도쿄!」(2008)란 영화로 한 번 작품을 했었던 봉준호 감독을 떠올렸고 무모한 편지를 보내게 되었다. 스케줄 때문에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완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답장을 받았다. 기대한다고 하니까 다른 감독이 하느니, 직접 리더십을 키워 TV 스태프를 영화 스태프로 성장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아 직접 하게 되었다”
-각본, 연출, 감독 세 가지를 한 번에 수행하면서 즐거웠던 점과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연극부터 시작했지만 원래 영화감독을 꿈꾸던 영화 소년이었다. 영화를 찍기 위해 업계에 들어오게 되었다. 지금이야 유튜브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지만 어렸을 때는 8mm부터 시작해야 했다. 결국 자금 모으기 힘들어 연기로 빠졌지만 언제나 동경했었다. 직접 해보니 상상 이상으로 즐거웠고 스릴 있었다. 드라마는 미리 스태프가 정한 음식점을 섭외하고 정해진 음식으로 시작하면 된다. 영화는 제가 처음부터 다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짰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머리를 써야 했다. 해외 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체가 신선하고 재미있다. 올해 61살이고 남은 인생이 길지 않지만 즐거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힘들었지만 그만큼의 성과가 있었고 여전히 즐기는 중이다”
-캐릭터 고로 상을 오래 연기하면서 마츠시게 유타카의 삶도 변했을지.
“먹는 행위는 생존에서 가장 중요하다. 대충 함부로 하지 않고 여러 국가의 식습관을 경험하는 여행이 필요한 이유겠다. 부산 와서는 일본 음식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고 있다. 12년 전 처음 드라마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불안했었다. 지금 제가 이 자리에서 이야기할 거라는 건 꿈도 못 꾸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인기도 얻고 감독으로 이 자리에 있기까지 대단한 일이 벌어졌다. 다만 저는 먹는 드라마에 훈련된 배우는 아니다. 여러 장르의 드라마가 있지만 먹는 행위에 특화된 드라마가 저에게 맞았던 거 같다”
-프랑스의 지인 부탁으로 일본에서 국물 재료를 찾던 중 표류해 한국까지 오게 되는 경위가 흥미롭다. 그 과정에서 유재명 배우가 등장한다. 캐스팅하게 된 이유는.
“한국 중심 영화를 찍겠다는 생각에 한국 배우를 물색하던 중 재작년 연말연시에 「소리도 없이」를 보다가 유재명 배우를 발견했다. 처음부터 생각했던 배우였기에 캐스팅되어 기쁘다. 웃음이 터지는 피크 타임을 맡아 주었는데 감사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웃음 유발이 가능하다는 게 영화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다. 유재명과의 협업은 최대의 성과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드라마가 사랑받았다. 한일 관계의 미묘한 분위기에서도 스스로 인기 요인을 생각해 본 적 있나.
“[고독한 미식가]를 한국,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 많이 즐겨주신다. 지금도 딱히 무엇이라고 설명할 길이 없다. 시작은 아저씨가 그저 밥 먹는 드라마였다. 재미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였다. 지금 돌이켜 보니 음식을 억지로 맛있게 보이려고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 같다.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는 장르의 결합이다. 혼밥 하는 아저씨가 괜히 신경 쓰이고 그 시대의 식문화가 반영되어 있다는 게 포인트다.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먹고 싶은 식재료가 등장하며 레시피도 중요하다. 일부러 맛있게 보이려는 시도 보다, 진정성 있는 가게와 주인, 맛있는 요리가 등장하는데 그걸 잘 보여주는 데 충실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또 공복 상태의 아저씨가 그저 맛있게 먹는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이 드라마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아마 타성에 젖은 드라마에 질려 있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지 않을까 싶다. 먹기만 하는 드라마에 큰 매력을 느낀 건 동아시아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동아시아는 공동체란 인식으로 손을 잡고 걸어가야 한다. 드라마를 매개로 한국과 인연이 이어지고 사랑받아 한국까지 오게 되었다.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남은 인생을 바칠 계획이고 어떤 상황도 각오 되어 있다”
-먹방의 원조다. 한국 사람들도 먹는 데 진심이라 관심이 많은 시리즈다. 일본 여행도 활발한데 추천해 줄 메뉴가 있을까.
“드라마가 시작될 때만 해도 먹방 장르가 전례가 없었다. 먹방 드라마가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독한 미식가] 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가 나온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거다.
참고로 맛있는 가게는 비밀이다. 참고로 도쿄에서 새 시리즈를 촬영 중인데 방영되어 인기 있기 전에 아내와 갈 것이다. (방영되면 줄 서야 될 거라며) 여러분들도 가고 싶다면 방송이 나간 후 가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다큐멘터리에 가깝다는 말이 나와 말인데. 더욱 음식 먹는 연기와 의미를 주목하게 된다.
“지금까지 해온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작업이었다. 프랑스와 한국의 항구마을을 오고 가며 사전답사를 했다. 먹어보고 고르고 결정하고 음식점 주인의 허락까지 맡아야 했다. 다큐멘터리적인 부분은 대부분을 찍었는데 거의 편집되었다. 이유라면 연기와 촬영을 동시에 하면서 앵글, 컷 결정도 함께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전한 픽션이 되었다. 다큐멘터리적 노하우가 있었는데 영화 속에는 전환해 버렸다. 영화라는 골격 안에서 이야기를 잘 짜고 다양한 음식에 얽힌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전하고 회수하는 구조를 잘 지켜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처음으로 관객에게 선보이게 되었는데 평가받는 것 자체가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10년 전만 해도 혼밥이 어려웠다. 드라마 때문에 용기 내는 분들도 있고, 혼밥이 쉬워졌다. 혼밥의 의미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일본에서 혼밥은 드라마 방영 전에도 쓸쓸하고 외로운 이미지는 아니었다. 한국에서는 혼밥이 금기시된다고 들었다. 한국의 터부를 처음 알게 되기도 했고 드라마의 영향으로 혼밥이 부끄럽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감사하다.
고로 상은 혼자 먹는 거 같아도 옆 테이블의 반찬을 궁금해하고, 주방장의 움직임을 흥미롭게 본다. 혼자 있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처음 방문한 음식점에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이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된다. 혼밥이 나쁘지 않고 괜찮다고 느껴주길 바란다. 혼자 먹은 맛있는 음식을 돌아와 가족과 친구와 재방문 해도 좋을 것 같다. 혼밥이 허용되면 자유도가 높아질 거다”
한편, 12년간 인기리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영화 버전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내년 상반기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글: 장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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