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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장서 일하다 정규직 제안 받아 고민했던 두 무명배우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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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아마존 활명수’의 류승룡 배우를 만나다

무명시절 생활비를 벌기위해 함께 비데 공장에서 숙식하며 일하다가 너무 일을 잘해서 정규직 제안까지 받았다는 류승룡과 유해진. 힘든 시절을 함께 의지하며 버틴 두 사람은 훗날 1,000만 관객 동원 작품들을 내놓으며 한국 영화계의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중 류승룡의 신작 「아마존 활명수」가 공개되며 다시금 흥행 행진을 이어나가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이바(루안 브룸), 왈부(J.B. 올리베이라)를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극한직업」으로 호흡 맞춘 류승룡과 진선규의 콤비 결성이 돋보이는 영화다.

10월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1순위 ‘진봉’ 역의 류승룡 배우를 만나 영화와 연기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양궁의 나라지만 막상 양궁을 소재로 한 영화는 없었던 거 같다.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3년 전 양궁을 배우던 중 작품이 들어왔다. 자세와 준비 과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국에서 양궁은 엘리트 스포츠라 생활 체육과는 거리가 있다. 양궁인들은 생활 체육과 저변 확대를 갈망한다. 아들과 자연스럽게 배우기 시작했는데 양궁 영화에 출연하게 되어 운명인 거다”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 배세영 작가와 「발신제한」 김창주 감독과 협업했다.

“역시 배세영 작가다운 글이었다. 영화적 재미를 녹여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양궁을 잘하는 나라지만 생각보다 잘 알지 못했다. 양궁을 영화적 이야기와 결합해서 우당탕탕 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마음을 움직인 건 후반부 서사와 두 줄의 대사다. ‘너희들을 가르치러 왔지만 너희들에게 배운 게 많아’, ‘저들을 위해 기도해 주자’였다.’문화와 언어가 다르지만 가족, 공동체를 생각하는 공감, 한국의 구조조정, 전 세계적인 환경보호, 양궁의 룰 등을 알아가는 위로가 결정의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의 짠한 아버지를 유독 많이 연기했다. 극중 진봉은 회사의 구조조정, 가정의 구박을 견뎌가며 버틴다.

“배우도 작품 제안이 들어오지 않으면 정년이다. 퇴직 나이가 앞당겨진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어 동년배의 아픔을 담아보려고 했다. 영화는 유쾌한 소동극이라 보디랭귀지를 써서 코미디를 환기하려고 했다. 리액션도 과한데, 진봉은 회사, 집에서도 눈치 보는 사람이다. 생계의 절실함이 드러나도록 했다. 과호흡증후군, 협심증, 하체 부실, 수전증 등 온갖 지병이 드러난다. 낯선 환경에서 위기에 처했지, 회사의 미션이 있는데 말이 안 통해서 톤은 높아지지. 후반부의 연기 형식이 달라지지만 책임감의 무게를 공감하게 만들기로 했다. 즐거웠던 과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랐다”

-이동 시간만 40시간, 브라질 현지 촬영을 진행해 놀라움을 안겼다.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직접 갈지 말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고민이 있었다. 전경 정도만 찍고 우리나라에서 남미 출신 배우를 섭외할지, 외국에서 섭외할지 정도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아마존 강이 130년 만의 가뭄으로 말라 있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충격이 컸다. 땅이 너무 뜨거워 맨발로 땅에 서 있을 수도 없었다. 대자연, 배 타는 장면, 정글을 헤매는 장면을 담자고 했던 게 도루묵이 될 지경이었다. 주민들은 파란 하늘을 2주 동안 한 번도 못 봤다고 하더라.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로 듣기만 했지 한국 보다 더 뿌연 하늘을 볼지 몰랐다. 구름이 아닌 매연이란 진실에 이해가 확실히 되더라. 그래도 원주민들의 인생이 담긴 순박함을 담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친근한 현지인들과 재미있게 촬영했다”

-「극한직업」 배우들과 검증된 호흡과 끈끈한 우정이 부럽다. 당장 내일이라도 촬영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인 것 같다. 그중 진선규와 콤비를 이뤄 연기했다.

“빵식은 선규 아니면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다. 선규 테라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고 치유되는 느낌이다. 빈볼을 던져도 다 받아줘서 편했다. 뛰어내린다고 해도 잘 받아주는 매트 같아서 애드리브도 막 던질 수 있었다. 선규 뿐만 아니라 염혜란, 고경표, 박영규 배우 등 서로 합이 좋았다”

-천만 흥행작 「극한직업」의 성공 이후 흥행 스코어의 부담이 커지지 않았나.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영화는 관객과 만났을 때 완성된다. 지금까지 예상했던 반응에 맞은 적이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도 있었다. 「아마존 활명수」는 함께 일했던 배세영 작가와 진선규 배우의 협업이 중요했다. 문화충돌, 스포츠, 어드벤처물이라 후반에 전혀 다른 분위기로 흘러간다. 초반에 막 웃기다가 긴장이 빠지고 챌린지로 넘어가는 과정은 불가항력인 구조다. 열심히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이후는 겸허하게 관객의 평가를 기다려야겠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지만 어느덧 코미디 연기의 지론, 사명감 등이 보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요즘 워낙 말초적인 콘텐츠가 많이 나오지 않나. 사명감처럼 건강한 공감과 위로에 치중하는 작품을 고르는 거 같다. 웃음의 종류도 많지만 제가 도착하고 싶은 지점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관객이 웃는 상태다. 모든 연기가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다. 건강한 웃음, 미소, 웃지 않아도 기분 좋아지는 느낌 등 유쾌함을 표현하고고 한다. [닭강정] 이후 코미디 안식년을 가진다고 했던 건 소진되어가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코미디도 거미줄처럼 줄줄 나오지 않고 어려워졌는데 다시 채워야 할 때임을 직감했다”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받는 배우다. 꾸준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아닐까. 1986년이니까.. 고1 때부터 연기를 해왔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마음을 다잡고 연기로 에너지를 해소했다. 그랬더니 꿈, 목적이 생기고 성취감도 따라왔다. 대학교도 가고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며 경제활동도 했다. 연기로 치유받아 사회에 환원하자는 마음이 크다.

「최종병기 활」 때는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생각으로 도전했었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애니메이션 더빙을 자주 했다. 어느덧 중년이 되면서 생활밀착형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는 나무 같다고나할까. 지금은 아이들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근력을 키우는 나무가 된 기분이다. 열매도 따먹고, 비도 피하는 쉼터가 되어주었다가도 다 잘려서 집 짓는데 필요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동료들과 행복하게 촬영하고 좋은 시간을 갖고 있다. 쉼 없이 달려오니 현장에서 연장자가 되어 있더라. 설렘과 기대감을 여전히 품고 사는 게 행복임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성장보다는 성숙해서 조금 더 세상을 그려내고 세월도 담아내고 마음도 읽어내는 배우가 되었으면 한다”

한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장인 류승룡과 진선규가 만난 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오는 10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장혜령
사진: (주)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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