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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뽀뽀뽀’ 출연 아이들중 가장 예쁘다는 소녀의 성인된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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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tvN ‘정년이’의 김윤혜 배우를 만나다

‘뽀뽀뽀’ 출연을 시작으로 여러 작품의 아역으로 출연하며 존재감을 보였던 배우 김윤혜.

지난 17일 종영한 tnN 드라마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혼란스러운 시대. 목포 시장 바닥에서 생선 팔던 윤정년(김태리)이 문옥경(정은채)의 눈에 띄어 서울로 올라오면서 시작된다. 그저 소리를 하는 게 좋았던 목포 소녀가 서울로 상경해 당대 최고의 여성 국극단 매란에 입단하는 과정을 그린다. 보결, 연습생, 최고의 남역이 되기까지 서로 경쟁하고 다독이며 파란만장한 국극 배우가 되는 이야기다.

그중 최고의 공주 전문 배우 서혜랑을 맡은 김윤혜는 드라마 속에서 중추적인 악역을 맡아 인물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스스로 망가지기도 한다. 국극의 여자 주인공을 도맡을 정도로 실력도 뛰어나지만 문옥경과 서혜랑이 둘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갇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된다. 어릴 때부터 모델로 데뷔해 연기를 해왔던 김윤혜는 다수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연기의 틀을 익혔다.

다음은 지난 19일 강남의 카페에서 김윤혜와 작품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글이다.

여성 국극의 영원한 공주 혜랑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애착도 컸을 것 같다. 드라마의 종영 소감은.

“준비 기간도 길었고 다 같이 의기투합했던 새롭고 신선한 소재라서 종영에 아쉬웠다. 촬영 전에 워크숍을 갔는데 다 같이 모여 공연도 해보고 같이 밥 먹고 자면서 끈끈해졌다. 피드백과 동료애도 커졌다. 다만 혜랑을 더 많이 표현해야 했다는 연기의 아쉬움도 남았다. 일 년 동안 준비하면서 힘들었지만 모든 시간이 행복했다”

-혜랑은 드라마의 악역이라 할만하지만 스스로 자질을 옭아매는 면도 보인다. 이미 스타인데도 문옥경과는 다른 이유로 힘들어간다. 자신만의 혜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지점은.

“웹툰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좋은 캐릭터지만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평면적으로 보였다. 뻔한 캐릭터로 가고 싶지 않아서 다른 인물을 만날 때마다 섬세한 태도로 접근하게 되었다. 시대극이다 보니 말투에도 신경 쓰긴 했는데 무용과 소리를 하다 보니까 단단한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다만 톱스타가 보니까 소리, 무용, 국극 연기를 완벽하게 잘해야 집착까지도 시청자들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었다”

-소리, 춤은 어느 정도 연습한 결과인가.

“작년 5월(바보와 공주)까지 약 1년 정도 연습했다. 무용은 하루에 7-9시간 정도 매진했는데 제가 문 열고 들어가서 문 잠그고 나올 정도였다. 혜랑은 독무가 많아서 열심히 해야 했고, 마침 힘든 시기를 보내는 후반부에는 5kg 정도가 빠져서 핼쑥해 보이는 효과까지 보여줄 수 있었다. 무대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더 많이 알아가게 되었고 자신감도 생겼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앞선 영화 ‘씬’에서는 현대무용가였다. 고전무용과 다를 텐데 몸을 잘 쓰더라.

“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캐릭터에 따라 배우는 게 필요할 뿐인데 몸을 써야 하는 작품을 만났던 거 같다. ‘씬’은 현대 무용이 주된 이야기였고 ‘정년이’는 한국무용을 배워야 했는데 하나하나 무언가를 해내야 할 때 재미를 느꼈다”

-매란 국극단의 아름다움을 담당하는 최고 여역 스타인만큼 시리즈 ‘종말의 바보’와는 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종말의 바보’ 때는 군인을 소화해야 해서 커트였고 머리카락이 금방 자라지 않아 ‘정년이’ 때는 붙여서 만들었다. 혜랑을 소화할 때는 최고라는 콘셉트를 잊지 않아야 했다. 왜 공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시청자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것 같았다. 표면적으로는 악인처럼 보이나 아픔이 간직한 상황이 안쓰럽다. 그 시대에 맞게 초반에 분장팀에게 갈매기 눈썹을 제안해서 얇고 둥글게 그렸었다. 배우의 아우라에 맞게 웨이브 스타일링으로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매란의 왕자와 공주 자체인 정은채, 정년이 김태리와의 호흡은 어땠나.

“평소 좋아하는 배우였다. 은채 언니는 옥경이 자체여서 좋았고 호흡도 잘 맞았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나중에는 믿음으로 만들어 나가는 장면이 많았다. 태리는 사랑스럽고 씩씩한 사람이라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현장 분위기도 잘 살려주는 정년이었다. 미란 단장님도 최고였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셨다. 묵묵하게 지켜봐 주시기도 했고 큰 언니처럼 보듬어 주셨는데 거리낌 없이 대화 나눌 수 있는 매란의 단장 같은 분이셨다”

-혜랑과 옥경은 매란의 초창기 멤버부터 시작해 탑에 올랐지만 향후 생각도 차이가 있다. 옥경이 실체를 알고 모진 말을 들었을 때 매달리며 발악하는 애절함이 느껴졌다.

“혜랑은 자기가 공주면 왕자는 무조건 옥경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혜랑은 놓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거다. 옥경 입장에서는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데 자기에게 의지하는 것도 숨이 막혔을 거다. 둘은 불가분의 관계다. ‘넌 내 거야’가 아니라 소울메이트이자 서로의 버팀목으로 생각했을 거 같다. 영원히 둘 만 남겠다는 잘못된 집착이다”

-옥경과 혜랑은 후배를 바라보는 시선, 세대교체의 생각이 다르다.

“질투도 많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특히 옥경이 발굴한 후배 정년이를 향한 선 넘는 질투가 강해진다. 고 부장(류승수)과 뒷돈을 챙겨 비리를 저지르기도 하는데 욕을 많이 먹을수록 성공한 빌런이라 생각한다”

-둘 사이의 퀴어 코드를 어떻게 해석했나.

“따지고 보면 혼자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데도 옥경이 없으면 본인도 사라질 것 같은 불안함이 만든 마음이다. 악행은 욕망의 수단이었기에 옥경이 떠나고 허한 마음이 크다. 이후 단장님이 찾아와 ‘너를 우러러보는 사람도 많다’는 말에 무너진다. 혜랑도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맹목적 인기에 집착한 게 아니었을까”

-내내 이모로 부르다가 엄마로 고쳐 부르게 된 ‘딸’에 대한 서사도 드러난다. 원작과의 차이가 있나.

“드라마상에서 혜랑은 남편은 없고 이미 아이가 있었다. 혜랑의 전사를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고 젊은 시절에 만들어진 아이라고 여겼다. 아무래도 주목받는 사람이니까 사생활이 조심스러웠다고 해석했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반짝반짝 빛나야 하는 스타였기 때문에 그 아이를 대외적으로 숨기고 다닌 것 같다”

여성 국극 부활 뿌듯하고 감사해

-여성 국극의 쇠퇴와 드라마의 결말이 비슷한 결로 마무리되었다.

“정년이의 성장 연대기에서 왕자가 된 모습이 찬란하게 비친 것 같아서 좋았다. 별들이 흩어지더라도 어느 곳에서 뜬다는 의의를 함의한 결말 같았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다 보니 드라마는 열린 결말로 다가가지 않았을지 생각해 봤다. 웹툰에서 혜랑은 후배를 양성하게 되는데 드라마에서 혜랑은 또 다른 일을 할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 각자의 결말에 대해 추상적이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거 같다”

-여성 국극에 관한 생각, 주변의 반응을 통해 인기를 실감하나.

“국극은 잊히지 않고 어딘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공연도 보러 직접 갔었는데 매력적인 예술이다. 종영 전에 카페에서 드라마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체감했다. 방송하면 동료나 지인, 가족도 실시간으로 연락을 해주니 인기를 실감했다. 주로 재미있었던 장면을 이야기해 주는데 많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껴 뿌듯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다”

-카메라를 보고 하는 연기와 매체 연기와 무대 위 공연은 분명 다르지 싶다.

“객석 끝의 관객에게도 대사가 잘 전달되도록 큰 동작, 소리를 확실히 해야 했다. 움직임 동선, 감정 표현의 감을 잡기 힘들어서 모니터링을 자주 하고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고쳐나갔다. 40대든 50대든 언젠가는 꼭 무대 위에 서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다”

-‘빈센조’의 코믹 연기, ‘봉태리’의 생활감 있는 연기, ‘종말의 바보’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 ‘정년이’의 악연 연기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넘나들었다. 연기할 때마다 중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야기 속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는 분명 추상적인 부분이 크다. 그 부분은 관객, 시청자에게 얼마만큼 이해시키려고 하느냐가 관건이다. 혜랑의 경우 악역이라 저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시청자는 짧게 만나는 캐릭터라 제가 인물은 연구한 시간에 비해 공감이 짧은 게 당연하다. 제가 할 일은 어느 순간 이해 가능한 포인트를 찾게 만들어야만 했다. 그건 상대 배우나 인물이 만나는 사람과의 감정선이 중요하다.

차기작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는 씩씩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굳이 따지면 평소 제 모습과 닮아서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하게 되더라. 장르물이나 무거운 성격의 캐릭터는 분위기를 바꿔야 했는데 일상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연기할 때는 조금은 편하고 재밌다. ‘별똥별’에서도 통통 튀는 연기를 했는데 안 해본 캐릭터라 흥미로웠고 아이디어로 많이 생겼다”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지점이 있을까. 나를 발견하는 시간은 언제였나.

“지난 일 년 동안 연습-집-촬영만 하면서 지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공개된 작품이 선보이게 되어 정신없었지만 알차게 보낸 한 해였다. 저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스타일이라 채찍질을 수도 없이 한다. 매란처럼 등급을 매기자면 연구생 정도로 줄 것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하고 연구해야 할 부족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년이’는 다시는 할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유일무이한 드라마였다.

쉽게 이런 기회는 오지 않을 것 같다. 도도함과 까랑까랑함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고, 시대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교본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기쁘다. 사극과는 또 다른 시대극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기회가 온다면 또다시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

글: 장혜령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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