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안 한쪽, 커다란 피아노 앞에 작은 몸을 올린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피아노 의자 위에 얌전히 올라가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이 고양이. 단순히 올라간 것이 아니라, 정말 연주를 하려는 듯 앞을 주시하며 건반 앞에 몸을 고정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앞발 하나가 살짝 들려 건반 위로 뻗어집니다. ‘땡’ 하고 울리는 첫 음. 이어지는 두 번째 발놀림, 그리고 또 한 번의 ‘땡’. 정돈된 멜로디는 아니지만, 타이밍과 음이 묘하게 어울립니다. 그냥 툭툭 두드리는 것 같지만, 그 안엔 어딘가 음악 같은 질감이 흐르고 있죠. 화면 밖에서 웃음이 터질 법도 하지만, 고양이의 표정은 사뭇 진지합니다.

고양이는 몇 번 더 앞발을 바꾸어가며, 음을 짚듯 건반을 누릅니다. 때로는 두 발을 동시에 쓰기도 하고, 살짝 몸을 기울여 힘을 주기도 합니다. 마치 자신의 감정을 건반에 실어보고 싶은 듯한 움직임.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작곡가보다도 열정적으로 보입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미오차르트 나왔다ㅋㅋㅋ 이건 소음이 아니라 고양이 감성입니다 선생님…”

고양이는 아마 멜로디를 모르고, 화성학도 모를 겁니다. 하지만 그저 건반을 누르며 소리를 만들고, 그 소리에 다시 반응하며 움직이는 이 작은 퍼포먼스는 단순한 장난 그 이상입니다. 그건 고양이의 본능적 표현이자, 순간을 감각으로 그려내는 방식이죠.

혹시 요즘 당신도 마음속에 떠오른 ‘소리’ 하나를 눌러보지 못하고 있진 않나요? 완벽한 멜로디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정확하지 않아도, 악보가 없어도, 때로는 그저 앞발을 내밀어 첫 음을 내는 것만으로도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미오차르트처럼요—조용한 오후, 건반 위의 용기가 모든 걸 바꿀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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