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그저 중고 전기차 한 대가 세상에 나왔을 뿐인데, 정치와 기술, 그리고 자본시장이 동시에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했던 테슬라 모델S를 처분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단순한 자동차 매각이 아닌 ‘정치적 결별 선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사진 = X]](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feb9f23d-1b3b-4c41-b472-2d407dd5a119.png)
2025년 6월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 3월 직접 구매한 테슬라 모델S를 중고로 매각하거나 기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차량은 머스크를 향한 공개 지지의 상징물로서, 테슬라 불매 여론이 거세던 당시 트럼프가 직접 시승하며 “정말 아름답다”고 극찬했던 바로 그 빨간색 세단이다.
하지만, 테슬라를 향한 애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의 주요 법안을 “역겹고 재앙적인 것”이라며 맹렬히 비판하면서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머스크는 SNS를 통해 트럼프가 ‘에이즈틴(Epstein) 파일’과 연루됐다는 주장까지 암시하며 공개 설전을 이어갔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는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 및 계약 중단을 경고하며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문제의 테슬라 모델S는 당시 백악관 행사에서 시승만 진행됐고, 비밀경호국(SS)이 안전 문제로 인해 실질적인 운행을 금지했기 때문에 ‘운전하지 못한 상징적 자동차’로 남았다. 결국 이 차량은 실제 기능보다도 정치적 상징성만을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처분은 일종의 결별 선언이자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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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중고차 매각? 시장과 정치의 민감한 신호
트럼프의 테슬라 매각 검토 소식이 전해졌지만, 테슬라의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전날 대비 14% 넘게 급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불과 하루 만에 6% 이상 급등하며 300달러 선을 회복했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정했고, 브로맨스 종결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기술적·미래 산업 가치에 대한 기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리톨츠 자산운용 CEO 조시 브라운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드라마였지만, 시장은 차분했다”며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가 아니라 자율주행, 로보택시, 인공지능 기반 기술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판매는 단지 수조 달러짜리 로보택시 생태계로 진입하기 위한 관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의 설명처럼, 오늘날 테슬라의 중심 가치는 고성능 전기차 자체가 아닌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에 있다. 테슬라 모델S는 최고출력 1,020마력, 제로백 2.1초를 자랑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실물 가치는 수억원대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그것이 더 큰 산업 혁신의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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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46조 증발, 그러나 충성 투자자 여전
이번 충돌로 인해 일론 머스크는 340억 달러(약 46조 원)의 자산 손실을 입었으나, 그의 순자산은 여전히 3350억 달러(약 456조 원)로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은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충성도 높은 테슬라 투자자층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머스크가 주도하는 AI·자율주행 기술, 로보택시 개발,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미래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전기차’라는 하드웨어보다, 그것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적 생태계가 테슬라의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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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소용돌이에 던져진 한 대의 전기차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전기 세단 한 대의 중고차 거래가 아니다. 이 차량은 트럼프의 지지를 나타내는 정치적 상징물이자, 머스크와의 동맹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던 대표 사례였다. 그 자동차가 처분되는 순간, 그 의미는 단순한 매각을 넘어서는 정치적 결별, 산업 권력 재편, 그리고 AI 기반 미래차 전환의 단면으로 기록될 수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짧은 답글로 갈등을 봉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 역시 “괜찮다(it’s okay)”는 반응으로 확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에서는 머스크의 다른 기업, 예를 들어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 수주도 재검토될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 기술, 자본이 얽힌 한 대의 전기차. 그저 중고차 한 대일 뿐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슈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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