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값 무너지자마자 400채 던졌다”…리카싱 일가가 만든 매물 폭탄
홍콩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 가문이 보유 중이던 주택 400채를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으며 충격을 안겼다. 이들 매물은 단순 처분이 아니라, 시세보다 훨씬 낮은 ‘헐값’에 내놨다는 점에서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리카싱의 자산관리 전략은 예전부터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현금을 확보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결정은 단순한 회계상의 전략을 넘어서 홍콩 자산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매각이 발표된 직후, 중국 남부 광둥성과 홍콩 지역 부동산 시장은 물론, 동남아 주요 도시의 투자 심리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계약금 수준에 내놨다”…최저 40만 위안, 사실상 반값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리카싱 가문이 소유한 400채의 주택 중 일부는 1채당 40만 위안, 약 7700만 원대에 내놓았다. 이는 현지 부동산 시세를 감안하면 계약금 수준밖에 되지 않는 금액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저가 매물이 대량으로 풀릴 경우, 해당 지역 부동산 전체 가격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리카싱의 이 같은 ‘대규모 매각’ 전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2015년에도 홍콩 증시가 호황일 때, 수백 채의 부동산을 매각해 한 달 만에 한화 기준 1조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그는 시세가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자산을 꾸준히 털어내며 현금화를 택하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투자 철학을 유지해왔다.

🏦 “부동산이 아니라 통화 위험?”…홍콩 달러 탈출설까지
이번 매각은 단순한 부동산 자산 정리가 아니라, 홍콩 달러 자산 자체에 대한 탈출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홍콩의 통화제도와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카싱 가문이 지배하는 CK허치슨은 최근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미국 측 회사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어, 미중 간 무역 전략의 정중앙에 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CK허치슨이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홍콩 내 자산을 조기 청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적 리스크와 통화 불안, 부동산 침체가 겹친 상황에서 리카싱의 매각 결정은 단순한 투자 판단 이상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리카싱만 던진 게 아니다”…홍콩 부동산 부자들 줄줄이 매물 정리
리카싱 일가만이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건 아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과거 수십 년간 홍콩 부동산으로 부를 일군 여러 베테랑 투자자들도 최근 잇따라 핵심 자산을 헐값에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데이비드 찬 핑치 일가가 거주하던 폭푸람 저택이 있다.
이곳은 지난 4월 약 737억 원에 강제 매각됐다. 또 게일웰그룹은 소매, 사무실, 주거용 부동산을 포함해 7억 4,400만 홍콩달러 규모를 매각했으며, 추가로 28억 홍콩달러가 넘는 자산이 매물로 등록된 상태다. 매각 규모만 놓고 보면 리카싱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이는 홍콩 전역에서 부동산 자산을 더 이상 ‘불변의 안전자산’으로 보지 않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상황 더 나빠지기 전에 팔자”는 구조적 판단
중국 본토의 부동산 시장 침체, 홍콩의 성장 정체, 고금리와 규제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대형 투자자들이 잇따라 퇴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구조적 신호로 읽힌다. 리카싱은 과거에도 위기를 앞두고 대규모 자산 정리를 해온 인물로, 그의 행보는 ‘시장 정점’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져 왔다.
이번 결정도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빠져나가는 ‘선제 대응’으로 보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리카싱이 팔면, 나도 팔아야 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실물 자산뿐 아니라 자산의 지역 분산, 통화 다변화 전략을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리스크 관리 전략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다.

📌 더는 버티지 않는다…부동산 절대신화의 균열
이번 리카싱 가문의 결정은 부동산을 무조건 안전자산으로 보던 시각에 균열을 낸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고령의 자산가가 대규모 주택을 헐값에 정리한 결정은 단순한 기업 재무 전략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특히 이번 매각이 정치·통화·자산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석이 유력해지면서, 동남아 및 아시아 전체 부동산 투자 심리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한 외국 자산가들 역시 자산 다각화나 매물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 거물의 행보가 단순한 매도 뉴스가 아니라는 점을 곱씹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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