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상반기 글로벌 영업이익 2위…폭스바겐 제쳤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영업이익 2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3위에 머물렀지만 수익성에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 집계된 주요 완성차 업체 상반기 실적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로 구성된 현대차그룹은 1~6월 전 세계에서 365만4522대를 판매했다. 판매량 기준 1위는 도요타그룹(515만9282대), 2위는 폭스바겐그룹(436만3000대)이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 순위 변화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13조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폭스바겐그룹의 10조8600억원을 넘어섰다. 반기 기준 수익성에서 폭스바겐을 앞선 것은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초다.

영업이익 1위는 도요타그룹이 차지했다. 도요타는 같은 기간 매출 24조6164억엔(약 231조7806억원)과 영업이익 2조2821억엔(21조4876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기업의 회계 기준에 따라 2023회계연도 4분기와 2024회계연도 1분기를 합산한 수치다.

폭스바겐그룹은 상반기 매출 1583억6000만유로(약 256조5000억원)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은 4.2%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8.7%로 폭스바겐의 두 배를 넘었다.

미국 GM그룹은 상반기 매출 911억달러(약 126조8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조정 후 순이익은 약 6조5000억원에 머물렀다. 수익성 격차 측면에서 현대차그룹과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개선에는 관세 대응 전략도 한몫했다. 미국 자동차 관세 인하폭이 목표치인 12.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진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해 관세 부담을 줄인 것도 주효했다. 도요타그룹이 올해 2분기 미국 관세로 약 4조원의 비용을 감당한 반면 현대차그룹의 관세 부담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중국 시장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내 판매 부진과 함께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BYD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지면서 현대차그룹에는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환경이 지속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우위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라인업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도요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고부가가치 모델 비중 확대와 시장별 맞춤 전략이 수익성 강화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구조적 경쟁력을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반기 실적이 추가 개선되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수익성 2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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