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TMI’ – 기대도 안했는데 아시아 최고의 인기 드라마가 된 ‘풀하우스’
1993년 연재되어 수많은 소녀들의 사랑을 받아던 90년대 인기 만화 ‘풀하우스’. 원수연 작가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에 대부분의 소녀들이 풀하우스 공책과 일러스트 엽서를 한 장씩 갖고 있을 정도로 당시 인기는 대단했다.
원작 만화는 영국의 미남 배우 라이더 베이와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인 한국인 엘리 지(지영재)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적이고 시니컬한 여유를 가진, 갖출 것 다 갖춘 미남과 가진 건 자존심 하나인 당찬 여주인공이 수많은 다툼과 오해를 거쳐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이라는 이국적인 환경이라는 배경과 맛깔스러운 대사와 아름다운 그림체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도 좋았다는 반응이다.
엄청난 인기를 지닌 만큼 언젠가 영화,드라마로 만들어 질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영국에서 촬영하고 영국 배우를 캐스팅 하지 않은 이상 불가능할 거라고 봤다. 그런데 11년이 지나 2004년 이 드라마의 실사화 소식이 들려왔다. KBS가 이 만화를 드라마화 한다는 소식에 원작팬들 모두 기대했는데, 설정,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다들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우선 원작의 영국 배경, 영국인 설정을 빼고, 배경을 모두 한국으로 바꾸었다. 줄거리는 원래 집주인이었던 평범한 한 여자가 사기를 당해 아시아의 유명배우에게 자신이 살던 집을 내주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로 바뀌었다.
문제는 배우들과 캐릭터 설정으로 당시 큰 인기를 구가중인 ‘비’ 정지훈과 송혜교, 한은정, 김성수가 캐스팅 된 것이다. 정지훈이 연기한 이영재는 한류스타로 설정되었는데, 원작의 영국인은 아니더라도 라이더 베이와 같은 지적이면서도 시니컬한 면모와는 전혀 달라서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송헤교가 연기하는 한지은은 원작에서 보여준 청순한 면과는 다소 거리가 먼 엽기적인 모습이어서 괴리감이 크다는 반응이었다. 그외에도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괴리감이 심해서 아쉽다는 반응이 원작팬들 사이에서 상당했다.
그렇게 거대한 팬덤을 지닌 ‘풀하우스’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시작부터 불안했던 드라마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드라마가 원작과 다른 재미를 지니고 있어서 시청자들 사이에 많은 사랑을 받으며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작부터 평균 시청률 20%로 초반부를 장식한 드라마는 중반부터 35%를 넘어서더니 최종 40.2%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장식하게 되었고, 송혜교와 정지훈은 2004년 당시 최고의 드라마 커플로 사랑받았다.
이러한 국내 인기에 힘입어 풀하우스는 아시아 각국에 수출되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중국, 태국, 필리핀, 대만 등에 방영되어 나라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태국같은 경우에는 시청률63%를 찍어 국민 드라마로 자리매김했을 정도였고, 나중에는 태국에서 리메이크 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시작은 불안했지만, 결국에는 아시아 최고의 드라마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국민드라마가 되었다.
나중에 밝혀진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로 오래전부터 드라마로 기획되던 당시 초기 주인공으로 이영대역에 제안을 받은 배우는 정우성과 이정재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영화 촬영 일정과 스케줄이 바빠서 출연을 고사해야만 했고 결국 흘러흘러 정지훈에게 오게 되었다.
그리고 최초 한지은역을 제안받은 배우는 전지현이었는데, 첫 제안이 왔을때 흥미를 보이다가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결국 고사했다고 한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승낙한 이가 송혜교였으니, 그녀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안긴 엄청난 대표작으로 기억되었다.
배경이 된 실제 풀하우스 집은 인천 수기 해변에 실제 존재한 건물로 드라마 방영 이후 인기 한류 관광지가 되었지만, 시간이 흘러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2013년 철거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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