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3시경,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윤활유를 기계에 주입하던 중 발생한 이번 참사에 대해 인권단체는 “반복되는 SPC의 산업재해에 근본적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성명을 내고 “왜 잘나가는 대기업에서 노동자가 계속 죽어야 하는가”라며 SPC 측에 책임을 물었다. 특히 이 단체는 “2023년 국회 청문회에서 허영인 SPC 회장이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오늘 사고는 그 말이 얼마나 공허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PC 계열사에서는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다수의 중대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졌고, 같은 해 또 다른 여성 노동자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2023년에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다시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그 네 번째 사례다.
반면 SPC의 실적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SPC삼립이 올해 2월 공시한 바에 따르면 2023년 매출은 3조4,279억 원, 영업이익은 9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인권단체는 “회사는 천억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는 동안 노동자 한 명 한 명이 작업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며 “국가가 ‘기업 살리기’만 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단체는 “대통령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중대재해처벌법은 악법’이라며 기업 편을 드는 동안, 현장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람’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원청 경영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하며, 프랜차이즈·제조업 등 반복적인 사고가 일어나는 산업군에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단체는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며 “고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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