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감행한 대규모 보복공격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자랑인 다층 방공망, 특히 아이언돔이 뚫리는 장면이 생중계되며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흐-1’을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이란이 자체 생산한 첫 극초음속 미사일로, 음속의 15배 속도로 날아가며 방공망을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돼 왔다.

아이언돔의 한계를 드러낸 이번 공격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이 2011년부터 실전 배치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체계로, 레이더가 목표물을 탐지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애로우, 데이비드슬링, 패트리어트 등 4중 방어망을 구축하며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대공방어망을 자부해왔다.
그러나 이번 공격에서는 이란이 구형 미사일과 드론을 대량으로 쏟아붓고 그 틈에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섞어 발사하는 전략을 사용하며 이 방공망의 허점을 드러냈다. 아이언돔이 대부분의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미사일은 텔아비브 등 도심에 착탄하며 피해를 입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가진 전략적 위협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비행 궤적을 자유롭게 바꾸는 특성을 가진다.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궤도로 움직이며, 요격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극초음속 미사일은 핵무기 다음으로 강력한 전략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란이 이번에 사용한 파타흐-1은 이론상 마하 15까지 도달할 수 있고, 이스라엘 방공망의 핵심인 방어 시스템 자체를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공격에서 포착된 장면에서는 두 발의 미사일이 방공망을 돌파해 지상을 타격하는 모습이 확인되며 그 위력이 실전에서 입증된 셈이다.

한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현황
한국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연내 ‘하이코어’ 시제품 제작을 완료하고 내년 시험 발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ST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하이코어는 단순 활공체형이 아닌 스크램제트 엔진을 활용한 순항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기술적 난이도가 훨씬 높다. 이 미사일은 고도 환경에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도록 열교환장치와 재생냉각 기술을 적용해 개발되고 있다. 북한의 화성-8형과 비교하면 더욱 진보된 형태다.

방어체계 개발도 병행하는 한국
한국은 공격용 극초음속 미사일뿐 아니라 이를 요격할 방어체계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기존 L-SAM보다 방어 범위를 세 배 이상 확대한 L-SAM2 사업에 10년간 2조7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SAM2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활공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이와 유사하게 이스라엘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마하 10 이상으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표적을 요격할 수 있는 Sky Sonic HGV 요격 미사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L-SAM2와 KAMD, LAMD를 통합한 다층 방어망을 완성해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다.

북한과의 극초음속 미사일 경쟁
북한은 2021년 9월 화성-8형을 처음 시험 발사하며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섰다. 북한의 미사일은 활공체형으로, 비행 중 궤도를 바꾸며 요격을 어렵게 만든다.
김정은은 2021년 1월 당대회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고 이후 몇 차례 시험 발사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해 20년 이상 쌓아온 극초음속 무기 연구를 본격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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