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의 야심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해군의 주력 항공모함 2척이 일본 최동단 인근, 그리고 미국령 괌과 가까운 서태평양 깊숙한 곳까지 진출해 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중 간 태평양 패권 경쟁은 본격적인 충돌 국면으로 진입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 항공모함이 사상 처음으로 제2도련선에서 작전을 펼친 사례로 기록되며, 역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 항모 2척, 서태평양 전략 요충지에서 훈련 실시
2025년 6월 초, 일본 해상자위대는 중국 랴오닝함과 산둥함이 미나미토리시마 주변 해역에서 훈련을 전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 위치하며, 오가사와라제도에서 괌으로 이어지는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 항공모함이 이처럼 먼 해역까지 진출해 훈련을 벌인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중국 관영매체는 “정기적 훈련”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시기와 장소를 고려할 때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대만해협과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도련선 전략, 태평양 진출의 청사진
도련선은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설정한 단계별 방어 및 작전선 개념이다. 1980년대 류화칭 제독이 구상한 이 전략은 중국이 점진적으로 해양 작전 능력을 확장하려는 로드맵의 핵심이다. 제1도련선은 규슈에서 대만, 필리핀 서부를 잇는 중국 연안 근해를 의미하며, 이미 중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해역이다.
제2도련선은 오가사와라제도에서 괌, 사이판, 파푸아뉴기니로 이어지며, 태평양 심장부에 해당한다. 이번 훈련 지역이 바로 이 제2도련선에 해당한다. 제3도련선은 알래스카에서 하와이, 뉴질랜드까지를 포함하며, 중국이 지향하는 글로벌 해군력의 완성을 상징한다.
미국의 즉각적 반발과 태평양 전략 재조정
중국 항모의 제2도련선 진출에 대해 미국은 즉각 반응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중국은 인도태평양 최대 위협”이라며 대중 억제 강화를 선언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 항모가 자국의 전략 요충지인 괌과 그 주변 해역에서 훈련을 벌인 사실 자체가 큰 도전이다. 특히 태평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해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전략폭격기 B-1B를 일본에 전진 배치하고, 동맹국과의 연합 훈련을 강화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장기 전략과 제3도련선 목표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도련선 전략을 단계적으로 실행 중이라고 분석한다. 2000년대에는 제1도련선 확보에 집중했고, 2020년대 들어 제2도련선 진출을 본격화했다. 2040년대에는 제3도련선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해상 훈련을 넘어, 유사시 미군의 서태평양 진입을 차단하고, 중국 중심의 새로운 해양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일본 언론은 중국 항모의 원해 작전 능력이 미군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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