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억 전 재산 잃고 돼지 농장에서 일하는 전과 2범, 톱스타 배우 박은수의 인생 역정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의 일용이, 박은수
대한민국 농촌드라마의 신화, ‘전원일기’의 이일용 역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배우 박은수. 1969년 MBC 공채 1기로 데뷔한 그는 30년 넘게 연기 외길을 걸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화려했던 배우 인생 뒤에는 상상도 못할 고난과 역경이 숨어 있었다.

사기로 80억 원 전 재산을 잃다
박은수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사건은 사업 실패와 연이은 사기였다. 2000년대 초반, 그는 지인의 권유로 술집 사업에 뛰어들었고, 수십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사업은 곧 실패로 돌아갔고, 이후 또 다른 지인의 제안으로 인테리어 사업에 손을 댔다가 또 한 번 사기를 당했다. “돈이 필요 없다는 말에 인테리어 사업을 했는데, 돈을 안 주더라. 모든 화살이 나한테 가더라. 두세 사람에게 고소까지 당했다.” 박은수는 약 1~2년 사이에 80억 원 가까운 재산을 모두 잃고 말았다.

전과 2범의 오명, 그리고 20년의 칩거
사업 실패와 사기 피해로 인해 박은수는 두 건의 고소를 당했고,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다. 인테리어 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세상 안 가본 데도 가봤고, 8일인가 10일 있었는데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전과 2범의 오명까지 얻게 된 그는, 이후 20년 가까이 세상과 단절된 채 칩거 생활을 이어갔다.

기초생활수급자, 그리고 돼지 농장에서의 노동
전 재산을 잃고, 집마저 날린 박은수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생활을 시작했다. “백만 원도 안 되는 돈을 갖고, 그거 타는 재미로 우리 집사람이 그 시간만 기다렸다.” 경제적 궁핍 속에서 그는 당뇨와 심장질환까지 겹쳐 심장에 스텐트 두 개를 삽입하는 대수술도 받았다.
누구에게도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던 그는, 지인의 권유로 강원도의 한 돼지 농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시작했다. “자존심이 세서 누구한테 돈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한 푼이라도 벌어서 집에 갖다 줄 생각밖에 없었다.” 하루 10만 원을 받으며, 숙소에서 생활하는 힘든 나날이었지만, 그는 “택배보다 그게 더 좋았다. 소리 소문 없이 아무도 없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끝없는 시련, 그리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
박은수는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사람을 너무 믿은 탓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집사람과 딸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잘못한 거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기초생활수급자 생활도 했다.” 그는 여관을 전전하며 생활하기도 했고, 장모님을 모시던 상황에서 가족 모두가 큰 고통을 겪었다.

진짜 인생 드라마, 그리고 두 번째 시작
박은수의 이야기는 단순한 실패담이 아니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전성기, 그리고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밑바닥까지 내려간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해,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살아온 그의 모습은 진정한 인생의 교훈을 전한다.
그는 “인생사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수는 지금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다시 한 번 무대 위에서 팬들과 만날 날을 꿈꾸고 있다. 그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많은 이들이 응원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