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시간의 작전…B-2 폭격기,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 후 귀환
미국 공군의 전략무기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7대가 최근 이란의 포르도·나탄즈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뒤, 본토로 복귀하는 37시간짜리 초장거리 임무를 수행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인 하에 이뤄졌으며, 벙커버스터 폭탄 GBU-57 14발이 투하됐다. 결과적으로는 이스라엘-이란 간 전격 휴전 합의로 이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미 공군 조종사들의 극한 작전 수행 방식이 있었다.
작전 전날 통보, 출격 직전까지 비밀 유지
CNN 보도에 따르면, B-2 조종사들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정기적으로 24시간 연속 비행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출격 임무는 작전 직전까지 극비로 유지되며, 대통령 승인이 떨어져야만 임무가 공식화된다.
멜빈 G. 디아일 전 미 공군 대령은 “대부분 출격 통보는 몇 시간 전에야 전달된다”며, “이틀 가까운 비행이 단 몇 시간 전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수면제, 각성제, 교대 쪽잠…‘극한 비행’의 현실
37시간 작전을 위해 조종사들은 출격 전 군의관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미리 잠을 자고 대기한다. 임무가 시작되면 두 명이 조종을 번갈아 하며, 간이침대에서 3~4시간 교대로 쪽잠을 자는 방식으로 비행을 이어간다.
작전 도중 ‘고필(go pill)’이라 불리는 각성제(과거엔 암페타민 계열)도 사용된다. 디아일 대령은 “과거엔 정식 승인된 고필이 있었다”고 했지만, 현재는 운용 정책이 변경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공중급유는 감각으로…“급유구가 안 보인다”
비행 중 B-2는 최소 2~3회 이상 공중급유를 받는다. 문제는 B-2의 설계상 급유구가 조종석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조종사는 감각과 훈련에 의존해 급유기와의 연결을 유도해야 하며, 이는 상당한 집중력과 숙련도가 요구된다.
급유 실패 시 작전 자체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공중급유는 작전의 가장 긴장되는 순간 중 하나다.
‘기저귀’와 간이 화장실…생리적 한계와의 싸움
37시간 동안 고고도로 비행하는 조종사들은 탈수 방지를 위해 수시로 물을 섭취해야 한다. 디아일 대령은 “한 시간에 한 병꼴로 물을 마시며, 사용한 소변 주머니(흡수형 기저귀)의 개수를 세며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B-2 조종석 뒤에는 간이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냄새나 넘침에 대한 우려로 실제 사용은 드물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조종사들은 흡수형 배설 장비에 의존한다. 이 장비는 우주비행사들이 사용하는 장비와 유사한 형태다.
극도의 정신력 요구…공군 심리전문가까지 대기
B-2 조종사들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임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만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는 전담 심리학자들이 배치되어 조종사들의 심리 상태를 관리한다. 작전 전후 상담과 휴식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심리적 내구력도 훈련 요소의 일부다.
이번 B-2 임무는 단순한 타격 작전이 아닌, 인간 한계와의 싸움이 동반된 하이엔드 군사작전이었다. ‘기계는 고치면 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말처럼, 정밀함과 기한, 그리고 인내심으로 완성된 B-2 작전은 군사력뿐 아니라 작전수행 능력 면에서도 미국이 세계 최정상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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