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보라매’ 개발은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미래이자 자주국방의 상징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6년 시제기 양산, 2028년 블록‑2 양산 도입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대 참여국이었던 인도네시아의 재정 지원 약속 불이행은 사업 전반에 중대한 부담을 초래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협상에 돌입했고, 결과적으로 한‑인도네시아 간의 협력 구조에도 큰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막대한 미납과 재정 공백
인도네시아는 2010년 KF‑21 프로젝트 참여를 약속하며 전체 개발비의 20%인 약 1.6조 원을 부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약속된 자금은 이행되지 않았고, 2025년 3월 기준 누적 미납액은 약 8천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정부 간 협력의 신뢰를 흔드는 수준이며, 한국은 부족한 예산을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했다. 해당 금액은 사업 예산의 절반 이상으로,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인도네시아의 기술이전과 의무 불이행
초기 단계에서 인도네시아는 인력 파견과 기술 이전을 요구하며 활발히 참여했다. 일부 핵심 기술은 현지로 이전됐지만, 정작 현지 생산 능력 구축이나 운용 준비 측면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결과 ‘기술만 가져가고 자금을 놓친 파트너’라는 비판이 현실화되었다. 이는 단순한 불협화음을 넘어, 프로젝트 전반의 협력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재협상과 한국 정부의 대응
2025년 6월 양국은 재협상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부담 비율을 기존 20%에서 약 7.5%로 조정하고 금액을 6천억 원 수준으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몫의 재원을 보완하면서도 KF‑21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해외 협력 시 재정 능력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분담금 미납 시 자동 조정 장치를 계약에 삽입하는 등 개선책을 준비 중이다.
방산 자주성과 해외 파트너 관리 교훈
인도네시아의 불성실한 참여는 한국 방산과 경제에도 큰 경고가 되었다. 방산 자주성 확보란 명목하에 해외 파트너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앞으로는 해외 협력 사업 선정 시 파트너의 재정 능력과 신뢰성을 엄격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술 이전 시점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리스크 분담 방안을 계약에 명문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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