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K9 자주포로 유럽 최대 포병 전력 구축
폴란드가 한국산 K9 자주포 도입을 통해 실전 배치된 전력을 무려 672문까지 확대하며 유럽 내 최대 규모의 포병 전력을 갖추게 됐다. 최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제1 바르샤바 기갑여단과 제18 기계화사단에 최신 K9 자주포 6문이 새롭게 배치됐으며, 이는 폴란드의 방위 전략을 본격적인 현대화 단계로 끌어올리는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K9은 단순한 무기 수입을 넘어 폴란드의 산업기반과도 연계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변한 안보 지형이 놓여 있다. 이제 폴란드는 실질적인 군사력 강화를 통해 동유럽 방위의 핵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K9의 성능과 배치 현황
K9 자주포는 최대 사거리 54km, 분당 최대 6발 이상의 연사 능력을 갖춘 최신 자주포로, 155mm NATO 표준 탄을 사용하는 국제 연동성이 뛰어난 무기체계이다. 1000마력 디젤 엔진으로 최대 속도는 67km/h, 주행거리는 480km에 달하며, 자체 내비게이션과 GPS 기반 디지털 사격통제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번에 추가 도입된 6문을 포함해, 2022년 12월에 24문, 2023년 2월에 12문이 먼저 인도되었으며, 현재까지 총 672문이 전력화 단계에 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확대가 아니라, 실전 배치와 작전 운용 능력의 체계적인 향상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대규모 도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협력으로 추진된 83억 달러 규모 계약의 일환이다.

현지 생산과 기존 자주포와의 차이점
폴란드는 단순히 K9 자주포를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방산업체 PGZ 및 HSW와 협력하여 2026년부터 K9PL이라는 개량형 자주포를 자국 내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지보수 체계를 자립화하고, 부품 국산화를 통해 장기적인 군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기존에 운용 중인 자주포로는 K9 차대를 활용한 크랍(Krab)이 있으며, 이는 영국제 AS‑90 포탑을 탑재한 복합 모델이다. 하지만 사거리는 40km로 K9에 비해 다소 짧고, 구형 2S1 곡즈디카는 사거리와 화력 면에서 현대전에 부적합하다. 이번에 K9 도입이 확대되면서, 병력 숙련도 향상과 인프라 개선이 병행되는 등, 전체 포병전력 체계의 근본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기반시설 확충과 전략적 의미
K9 자주포의 대규모 도입은 무기체계 자체뿐만 아니라 관련 기반시설 전반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지고 있다. 탄약저장소, 정비창, 승무원 교육시설 등 운영 체계 전반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폴란드 정부는 이들 기반시설 개선에 약 2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장비의 지속적인 가동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자주포 도입이 단기적 상징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 군사력 운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이다. 폴란드가 자국 안보 역량을 자립적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기반시설 확대는 전략적 자립의 상징적 조치로도 해석된다. 전력화와 더불어 유지와 관리, 훈련 체계까지 통합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안보지형 속 한국 방산의 위상 변화
2022년 이후 폴란드는 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비중을 4.7%까지 늘리며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인 군비 재편에 나선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K9 자주포의 대량 도입은 이러한 흐름의 핵심이며, 동시에 한국 방위산업의 기술력과 신뢰도가 유럽 중심부에 안착했음을 상징한다. 현지에서는 K9이 단순한 자주포가 아니라, 유럽 안보지형을 재편할 무기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체계의 포병 장비가 혼재함에 따라, 실전 운용 과정에서 숙련도 확보와 통합운용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K9 기반의 표준화가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방산 협력은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산업기반, 기술이전, 안보 전략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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