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벌어지는 중·러 군사 협력의 이면… 실질 공조는 가능한가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지역에서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양국 간 깊게 자리 잡은 불신으로 인해 실질적인 통합과 전략적 공조에는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겉으로 보기엔 연합 훈련이 활발해 보이나, 실제로는 상징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공동 지휘체계도 부재한 상황이다. 북극이라는 전략 요충지를 둘러싼 양국의 움직임은 미국과 동맹국들에게도 새로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
증가하는 중·러 합동 훈련, 그러나 통합 지휘는 여전히 ‘그림의 떡’
중국과 러시아는 2019년 이후 동중국해와 일본해 상공에서 전략 폭격기 합동 순찰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래스카 인근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펼치며 미국과 나토를 자극했다. 해상에서는 베링해, 알류샨 열도 인근에서 해군 협력을 강화하며 대잠 훈련과 해상 감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북극 연안의 해안경비대 간 협력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들은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공동 작전’에 불과하며, 진정한 의미의 통합된 지휘 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일관된 군사 교리나 통합 사령부 없이 각각의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일체감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해저 인프라 타격 능력은 보유… 민감한 ‘문지기’는 러시아
양국은 에너지 파이프라인, 광섬유 통신망 등 해저 인프라에 대한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실제로 발틱해에서는 인위적인 공격 징후도 포착된 바 있다. 이러한 유형의 타격은 저비용 고효율 방식으로, 위기 발생 시 나토의 작전 능력을 마비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러시아는 북극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의 해안선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접근은 어디까지나 러시아의 조건과 통제 하에 이루어진다. 러시아는 자국을 북극의 ‘문지기’로 자임하며 중국의 독자적 군사 활동 확대를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적 상호 필요는 존재하지만, 긴장 요소도 잠재
중국은 북극 항로를 통한 경제적 이익과 자원 확보를 원하고,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의 견제를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적 상호 필요는 두 나라가 당장 공공연한 충돌 없이 협력을 이어가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주도권 다툼과 상호 불신이 뿌리 깊게 깔려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분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고에 따르면 양국은 일부 마찰 지점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미래 협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의 관계는 ‘불완전한 협력’이며, 잠재적 충돌을 내포한 불안정한 동반자 관계로 해석되고 있다.
북극에서의 중·러 군사 협력, 한국과 동맹국의 대응 과제는?
이러한 정세 변화 속에서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북극에서의 정보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군사 작전 능력을 북극 환경에 맞게 전환하는 등의 전략적 준비가 요구된다.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의 위협을 조성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완전한 군사 통합이 아닌 부분적 협력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과잉 대응보다는 현실적인 분석과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극 지역이 새로운 안보 충돌 지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감시 체계와 동맹 간의 협조 체계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중·러 간의 북극 협력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서, 국제 안보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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