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인 원, 평범한 열차 뒤에 숨겨진 ‘달리는 집무실’
‘트레인 원(Train One)’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열차는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장거리 열차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원수의 이동을 위해 설계된 특별한 차량이다. 외관은 기존 KTX 고속열차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다. 바로 이 점이 트레인 원의 가장 큰 무기이자, 은밀한 ‘보이지 않는 방패’ 역할을 한다. 실제로 대통령 일정 시에도 일반 승객이 함께 탑승할 수 있도록 위장 운행을 하며, 열차의 일부 구간만 비공개로 운영한다.

내부에는 방탄 처리된 집무실부터 특실까지
트레인 원은 총 8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대통령만을 위한 전용 집무실과 회의실, 방탄 차단 기능이 포함된 특수 차량이 포함된다. 이곳은 대통령이 이동 중에도 국가 현안을 처리하거나 회의를 진행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실제로 싱크대, 집무용 책상, 편안한 소파, 회의용 테이블 등 각종 내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달리는 청와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 차량은 지극히 은밀하게 쓰이고, 회의용 차량도 소수 VIP만 접근이 가능하다. 방탄 유리와 특수 차폐재로 외부 위협에 대비한 시설이 기본이다.

위장과 실제 기능의 완벽한 분리
트레인 원은 일반 열차와 함께 운행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 객차와 구분이 되지 않도록 통상 운행 시 KTX 산천 차량의 일부를 대통령 전용칸으로 개조해 운행한다. 그리고 나머지 6량은 일반 좌석 혹은 특실로 구성되어, 청와대 수행원, 비서관, 기자단, 취재진 등이 탑승한다. 일부 차량(특실, 일반칸)은 일반 승객 및 현장 행사를 위한 인원 배정도 가능하다. 단, 대통령 전용 공간에 대한 접근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일상 속 비일상’이 가능하게 한 보안 시스템
트레인 원은 ‘평범함 속에 숨겨진 특별함’을 표방한다. 실전 운행 시 맨 끝 혹은 앞쪽 두 객차만이 실제로 VIP 전용이며, 외관상 표시는 거의 없다. 출발·도착역에서는 별도의 탑승 절차, 철저한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만 정차 후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KTX 열차로 보인다. 심지어 차량 외관 색상과 차번도 통상 열차와 동일하게 구성해 외부 감시를 피한다.

역사와 운용 방식, 그리고 또 하나의 비밀 열차
트레인 원의 역사는 1970년대 대통령 전용 열차 도입에서 시작됐다. 2010년 현재의 KTX 기반 열차로 교체됐으며, 일반 운행이 불가능한 구간 방문 시에는 경복호라는 별도의 전용 열차를 활용한다. 트레인 원은 국내 고속철도 노선이면 어디든 출동이 가능하며, 필요할 때는 임시인원 수송, 국가 행사, 외빈 도착 등 다양한 비공개 임무에도 동원된다.

일반인을 위한 ‘오픈’의 흔치 않은 기회
공식 일정 외에는 극도로 폐쇄적으로 운용되지만,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KTX 시승 당시 시민 20여 명과의 오찬, 언론 간담회 등 일반인과 함께 탑승한 행사도 기록됐다. 이때 내부가 처음으로 공개돼, 그동안의 베일이 잠시 벗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트레인 원은 대부분 ‘일반인 승객 속에서 위장된 VIP 이동수단’이라는 콘셉트로 조용히 운용되고 있다.

위장, 보안, 그리고 권력의 이동을 실은 열차
오늘도 트레인 원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장거리 노선을 종횡무진 달리며, 겉보기엔 솔직하게 ‘일반 열차’로만 존재한다.
그러나 그 내부 깊숙한 칸 두 곳에는 방탄 처리된 집무실, 회의실, 특실에서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국정을 논한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의 발걸음 한 자락이 바로 ‘평범함’을 가장해 다니는 열차, 트레인 원의 진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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