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빛이 가득한 밭 한가운데, 주인은 오늘도 부지런히 손을 놀립니다. 갓 뽑은 신선한 채소들을 하나하나 바구니에 담으며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즈음, 그 옆에서는 예상치 못한 손님이 조용히 나타났습니다. 작은 체구지만 존재감은 확실한 야생 토끼 한 마리, 그런데 이 토끼가 좀 남다릅니다.

두 뒷발로 꼿꼿이 선 채, 토끼는 마치 “이건 내 식사야”라고 말하듯 바구니 안을 들여다봅니다. 별다른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숙여 바구니 속 채소를 직접 먹기 시작합니다. 주인의 손길보다 한발 빨라, 따로 꺼낼 필요도 없이 바구니 속 채소를 그대로 우걱우걱. 조용하지만 단호한 자세에서, 마치 이 밭이 자기 소유라도 되는 양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그 모습은 마치 두 발로 서는 법을 독학한 ‘채소 미식가’ 같기도 했습니다. 누구 하나 말리지 않자, 토끼는 아주 자연스럽게 바구니 옆에서 식사를 이어갔지요. 혹시 주인이 눈치 챌까 조심하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 정도는 나눠줄 수 있는 거잖아?” 하는 듯한 당당함까지 풍겨옵니다.

레딧 반응 중에는 “이건 도둑질이 아니라, 직거래 중이죠”라는 재치 있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말이 정말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은 채소를 키우고, 토끼는 그 수고에 대한 맛있는 보답을 받아가는 중이니까요.

이 장면을 보며 문득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도 이 작은 토끼처럼, 눈앞의 기회를 망설이지 않고 두 발로 딛고 나설 용기가 있을까요? 토끼는 그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향해 조심스레 두 발로 일어서고, 당당히 한입을 베어물었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그 결심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일상에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 주어진 바구니 속 무언가를 그냥 바라보기만 하지 말고, 한 발 나아가 직접 다가가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기쁨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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