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박물관
오랜 시간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신비로운 동물, 용. 그 웅장하고 압도적인 모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전설 속 용과 놀랍도록 흡사한 고대 파충류의 화석이 중국에서 발견되며 과학계는 물론 대중의 시선까지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BBC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중국 남부의 석회암층에서 약 2억 4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시대에 살았던 수생 파충류의 거의 완벽한 화석을 발굴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 발견은 과거 상상 속에 머물렀던 ‘용’이라는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생물은 ‘디노케팔로사우루스 오리엔탈리스'(Dinocephalosaurus orientalis)로 명명되었는데, 화석으로 복원된 그 모습은 길이가 무려 5m에 달하며, 특히 목의 길이가 몸통과 꼬리를 합친 것보다 훨씬 길어 전설 속 동양 용의 특징을 그대로 빼닮았습니다.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의 닉 프레이저 박사는 이 동물이 “숫자 8 모양으로 말려 있는 모습이 마치 중국 용을 연상시킨다”고 묘사하며, 그 신비로운 생김새에 대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디노케팔로사우루스 오리엔탈리스 화석의 상상화 /에딘버러왕립학회저널
디노케팔로사우루스 오리엔탈리스의 존재는 지난 2003년 처음 확인된 바 있으나, 이번에 발굴된 화석을 통해 비로소 이 생물의 전체 해부학적 구조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진은 32개에 달하는 척추뼈로 이루어진 이 동물의 길고 유연한 목이 물속 바위 틈새나 복잡한 지형에서 먹이를 찾아내고 사냥하는 데 매우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석에서 확인된 오리발과 같은 형태의 팔다리와 위장 부분에서 발견된 물고기 화석은 이 생물이 당시 해양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프레이저 박사는 “긴 목을 이용해 물속 바위 틈새를 탐색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먹이를 잡았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매우 이상한 동물이다. 여전히 긴 목의 기능에 대해서는 혼란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디노케팔로사우루스 오리엔탈리스와 유사한 현대 생물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라이아스기는 온갖 종류의 기이한 동물이 사는 이상하고 경이로운 시대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화석 발굴을 넘어, 인류의 오랜 상상 속 존재였던 ‘용’이 어쩌면 고대 지구에 실존했던 생명체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을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고생물학 연구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