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끌족 성지’ 노원구, 서울 경매 1위의 불명예
집값 폭등기 ‘영끌’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이들이 결국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서울 노원구는 올해 상반기에도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아파트 경매가 진행된 지역으로 나타났다.
경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024년 1~6월 기준 노원구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는 1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1건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서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노원구는 390건에 달하는 경매 건수가 쏟아져, 서울 전체 경매 물량의 10%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 노도강, 영끌로 번성했다가 이자 폭탄에 무너지는 중
노원구뿐 아니라 도봉구(106건), 강북구(45건)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들 지역은 2019년 하반기부터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고, 특히 신혼부부나 1인 가구, 갭투자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영끌족 성지’로 불렸다.
초저금리와 부동산 광풍이 맞물려 아파트를 보지도 않고 계약했다는 경험담이 퍼졌고,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FOMO 심리가 매수세를 더 부추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금리가 오르면서, 이들은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 경매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 ‘이자 1년 480만 원’…5년 만에 돌아온 고정금리 함정
영끌 시기의 핵심은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이었다. 당시 연 2%대 고정금리를 적용받았던 대출자들은 지금 금리가 재산정되면서 두 배 가까이 오른 이자를 맞닥뜨리고 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5억원을 연 2.5%로 대출받았다면 월 197만원을 내면 됐지만, 금리가 4%대로 오르면 월 상환액은 238만원까지 올라간다.
1년이면 약 480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 셈이다. 상환이 불가능해진 이들이 늘어나며, 은행들이 선순위 채권자로서 경매를 신청하는 사례가 폭증한 배경이다. 대부분의 경매 물건이 바로 이런 금융 구조 속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 집값도 지지부진…한때 신고가 찍던 단지들도 추락
금융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집값 회복도 지지부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노원구 집값은 전년 말 대비 0.58% 상승에 그쳤고, 도봉구는 0.14%, 강북구는 0.45% 수준이었다.
서울 전체 상승률이 4%를 넘긴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KB부동산 통계에선 오히려 하락세가 뚜렷하다. 노원은 0.23%, 도봉은 0.58%, 강북은 0.08% 하락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이들 지역이 14~21% 급등했던 과거를 감안하면 사실상 반 토막 수준의 침체다.

🏚 실거래가 하락은 현실…3억 이상 떨어진 단지도 등장
실제 아파트 실거래 사례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청구3’ 전용 84㎡는 2021년 2월 14억2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지만, 2024년 6월엔 12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1억6000만원 하락했다.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도 2021년 12억4000만원에서 2024년 9억6000만원으로,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도 2022년 최고가 11억8000만원에서 최근 8억5800만원으로 하락했다. 특히 고점에서 실수요 없이 매입한 이들은 원금 손실에 이자까지 더해져 ‘이중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 대출 규제까지 더해진 얼어붙은 시장…급매만 거래
시장 분위기도 극도로 위축됐다. 노원구 A 공인중개 관계자는 “실수요자도 관망세라 급매물 아니면 거래가 거의 없다”며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투자 심리가 더 얼어붙은 것 같다”고 전했다.
고정금리 폭탄이 한 번 더 터질 경우, 2025년 상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경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영끌 성공기’로 화제가 되었던 지역이 지금은 무너진 꿈의 잔해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