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 1년 넘게 ‘제로 성장’…사상 최악의 4번째 기록
한국 경제가 1년 넘게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며, 외환위기·오일쇼크·코로나 팬데믹 이후 네 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됐다. 2025년 1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재난 상황에서조차 피했던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이 수치는 단순한 일시적 하락이 아니라, 투자·소비·수출이라는 모든 축이 동시에 식어가는 총체적 부진을 의미한다. 외형적으로는 숫자의 변화가 작아 보여도, 실제 민간 체감 경기와 고용·소득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위기의 본질은 단단하다.
🏗 건설과 부동산, 20년 만의 붕괴…PF 리스크 현실화
특히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 뚜렷한 구조적 문제는 건설과 부동산 분야의 침체다. 건설투자는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024년 –2.3%, 2025년 –2.7%로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착공, 분양, 수주 등 모든 지표가 동반 하락 중이다.
여기에 미분양 주택 증가와 공사비 인상,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겹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도산도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IMF 이후 처음으로 업계 전체가 연쇄 부도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경제권은 소비와 고용이 동시에 위축되며 파급 효과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수출도 흔들, 소비도 정체…수요 절벽 본격화
외부 의존도가 높은 수출 부문도 상황이 좋지 않다. 반도체 일부 품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의 회복 지연, 유럽의 경기 둔화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 타격이 커지고 있다. 내수 역시 물가 상승과 고금리, 대출 이자 부담으로 민간 소비가 사실상 정체 상태다.
기업 이익이 줄고 고용시장이 냉각되면 다시 소비가 위축되고, 이로 인해 시장 전체 수요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의 정체는 단기 조정이 아닌 ‘구조적 수요 절벽’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 정책도 역부족…재정 조기 집행 효과 미미
정부는 올해 재정 조기 집행과 금리 조정, 수출 금융 지원 등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시도했지만,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반등 조짐이 거의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은 기대 이하였고, 건설·설비 투자 유인은 여전히 약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조차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한 채, 고금리 기조에 따른 민간부채 부담만 커지는 양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수단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보다 근본적인 구조개혁 없이는 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진단한다.
📉 IMF·오일쇼크·코로나 다음…역대 4번째 저성장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2025년 연간 성장률 전망을 0.7%로 낮췄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4.9%, 1980년 오일쇼크 –1.5%, 2020년 코로나19 –0.7%에 이어 사상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그동안 경제의 ‘최후 보루’로 여겨졌던 수출마저 둔화되며, 정부와 시장 모두 충격에서 벗어날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KDI, OECD 등의 성장률 전망도 모두 1.5% 이하로 수렴되는 등, 전방위적인 저성장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성장이 정지된다는 것은 곧 분배와 일자리, 복지 시스템까지도 정체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 변수는 글로벌 정책과 대내 정치 안정
향후 경기 흐름은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 미국의 금리와 관세 정책, 중국의 소비 회복 속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여부 등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연준이 금리를 언제 내릴지, 한국의 수출 시장이 얼마나 다시 열릴지가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소비 기반이 약화되는 구조적 문제 역시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주체의 기대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어떤 단기 정책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적극적이고 일관된 구조개혁과 민간 투자 유인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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