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든 한국인 슈퍼히어로, 실존 인물 “이순신”의 글로벌 돌풍

슈퍼히어로의 나라, ‘한국 위인’에 빠지다

미국은 배트맨·슈퍼맨·어벤저스 등 온갖 슈퍼히어로물이 쏟아지는 만화 왕국이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 동안 오히려 미국 코믹스 업계에서 실존 한국 위인,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꾸준히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만화책 ‘Yi Soon Shin: Warrior and Defender’는 100여개의 국제 코믹 콘과 만화 행사에서 완판을 거듭했고, 종이책 16만 부, 전자책 30만 부 등 누적 판매량 45만 부를 돌파하며 한민족 역사 인물이 미국에서 대중 영웅으로 자리 잡는 이례적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창작이 아닌 역사, “진짜 영웅”의 힘

독자들이 특히 놀라는 건, 대부분의 미국 슈퍼히어로물과 달리 이 만화의 주인공 이순신 장군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란 점이다. 미국 만화계의 전설 스탠 리 역시 “이순신은 만화적 상상 아닌 진짜 영웅”이라며 극찬했다. 가공의 캐릭터가 아닌, 압도적 열세에도 전략과 용기로 나라를 구한 실존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미국 만화 팬들에게 강렬한 신선함과 진정성을 어필, 꾸준한 인기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인 작가가 ‘이순신’에 진심인 이유

이 만화의 작가 온리 콤판(Onrie Kompan)은 유대계 미국인으로, 대학 시절 우연히 한국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접한 뒤, “미국에도 이런 영웅은 없다”는 충격에 제작을 결심했다.

직접 ‘난중일기’ ‘징비록’ 등 사료를 구해 읽고, 수차례 한국을 방문해 역사 현장과 전문가를 취재하며 치밀한 고증을 진행했다. 작업실에는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한글 액자를 걸어둘 만큼 스스로 이순신 정신을 새긴 것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일러스트 작가들과 협력해 마치 마블 영웅처럼 역동적이고도 사실적인 ‘전사 이순신’을 만화로 그려냈다.

“소설이었다면 말도 안 된다”…역대급 스토리의 실화

‘이순신’ 만화는 일본군 20만명에 맞서 13척의 배로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실제 전설, 불굴의 미덕, 실패와 좌절, 동지·적의 배신, 그리고 충무공의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명언까지, 드라마틱 반전의 연속이다.

많은 미국 독자들은 “소설에서 이랬다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욕할 이야기”라며, 오히려 실존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만화책은 외국만화상 수상, 각종 코믹콘 초청, 평론가와 역사 마니아의 찬사까지 받으며, 현재 미국·캐나다·일본, 한국에서도 수입판이 출간·판매되고 있다.

한류, 역사까지…한국 위인 인기가 뜨거워지는 현장

최근 K-팝, K-푸드, K-드라마뿐 아니라 한국의 역사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이순신 만화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 팬들은 “단순한 히어로만화가 아닌, 인간의 숭고함과 민족의 저항, 용기의 미덕을 담은 명작”이라며 큰 감동을 표한다.

온리 콤판 작가는 “한국의 위인 이야기는 진짜 영웅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가 왜 그들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전 세계에 알릴 소중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스탠 리도 “이순신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모두에게 통하는 영웅의 교훈”이라고 평했다.

전설이 된 한국 위인, 슈퍼히어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다

’Yi Soon Shin’은 만화적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역사의 시련과 영웅적 승리, 진정한 리더십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이다. 오히려 미국 현지에서는 “더 진짜 같아서 더 감동”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앞으로 영화화·게임화 등 2차 콘텐츠 확장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외국에서 만화로까지 재탄생한 한국 위인. 그 주인공 이순신은 역사적 사실과 현대적 영웅 상징이 만나, 전 세계 독자들에게 “진짜 영웅은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