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달러 규모, 단일 계약 사상 최대 수준
미국 국방부가 지난 7월 말, 록히드 마틴과 RTX(레이시온)와 체결한 78억 달러 규모의 미사일 계약은 단순한 무기 조달 수준을 넘어선다. 계약 대상에는 수천 발 규모의 공대공, 공대지, 대함 미사일이 포함되며, 미국 공군과 해군뿐만 아니라 NATO 및 아시아 동맹국들에게도 배치될 예정이다. 특히 중국과의 고강도 충돌을 염두에 둔 군사적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국제적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은 단순한 억제력을 넘어 실제 전면전을 대비한 대규모 무기 비축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략적 준비로 평가된다.
RTX의 AIM-120, 중·러 대응의 핵심 무기
RTX가 생산하는 AIM-120 AMRAAM 공대공 미사일은 이번 계약에서 단일 품목 기준 가장 큰 금액이 배정된 핵심 무기다. 총 3억 5천만 달러 규모로 발주된 이 미사일은 정밀 요격 능력이 뛰어나며, 고도와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적기를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전투기와의 공중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어 및 선제 타격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이 미사일을 영국, 일본, 독일, 호주, 대만 등에도 대거 수출할 예정이며, 이는 중국의 공군력에 대한 동시다발적 대응 체계 구축이라는 전략적 목적을 담고 있다. 이처럼 AMRAAM은 단순한 무기 이상의 상징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갖춘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록히드 마틴, 장거리 타격 미사일로 ‘선제력’ 강화
록히드 마틴은 이번 계약에서 JASSM과 LRASM 미사일을 중심으로 약 43억 달러 규모의 무기 생산을 맡게 됐다. JASSM은 장거리 스텔스 공대지 미사일로,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500해리 이상의 사거리를 통해 핵심 거점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의 전략적 시설을 사전 제거하는 데 최적화된 무기다. 반면 LRASM은 AI 기반 대함 미사일로, 전투기처럼 편대를 이루어 다양한 각도에서 동시에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해상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위한 무기체계로, 중국 해군의 핵심 함선을 사정권 밖에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두 무기 모두 실전 운용을 전제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대규모 발주, 단순 재고 아닌 실전 운용 전제
이번 계약에는 AIM-120 AMRAAM 로트 39~40, JASSM-ER 로트 22~26, LRASM 로트 9~12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수백 발 규모의 대규모 발주로, 단순히 재고 확보를 위한 구매가 아니다. 실제 전시 상황을 가정한 탄약 비축이라는 점에서 미국 국방부의 의도는 분명하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군수물자와 병참 체계의 효율화를 강조해왔고, 이번 발주는 그 연장선상에서 실질적인 전력 강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각 로트별 생산 라인 확보는 단기간 내 전력 확충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미국의 군사 계획이 단순한 억제 차원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면전 가정 시나리오, 이미 실행에 돌입한 미국
미국이 추진 중인 이번 미사일 계약은 단순한 외교적 메시지가 아니라,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선 전쟁 준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물자, 화력, 동맹국 협력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실질적 충돌’을 대비하고 있다. 냉전 시기의 무기 체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밀성과 파괴력을 갖춘 현대 무기들이 대거 생산되는 상황은, 무력 충돌의 가능성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든다. 이러한 준비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군사적 관점에서는 이미 ‘전시 상황에 준하는 전력 배치’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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