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과 OSS, 역사적 연합의 시작
‘독수리 작전(Operation Eagle Project)’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한국 광복군과 미국 전략사무국(OSS)이 협력해 계획한 첫 한미 합작 군사작전이었다.
1945년 초 OSS는 광복군을 첩보·공작 임무에 활용하기 위해 비밀리에 논의를 시작했고, 3월 13일 미군 지휘부로부터 계획 승인을 받았다. 작전의 핵심 목표는 광복군 요원을 훈련시켜 한반도에 침투, 일본군 지휘 체계와 군수 기반을 교란하는 것이었다.
한반도 전략 요충지 침투 계획
작전은 서울, 평양, 부산, 신의주, 청진 등 한반도의 5대 전략 거점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었다. 광복군은 해당 지역에서 철도·통신 시설 파괴, 일본군 병참 차단, 민중 봉기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OSS는 이들을 공중 침투시키거나 해상 경로를 통해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현지 항일 세력과의 연계도 모색했다.
혹독한 첩보·공작 훈련
광복군 선발대는 중국 서안과 인근 비밀 기지에서 영어, 무선통신, 폭파, 저격, 유격전술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OSS 교관들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특수부대 출신으로, 폭발물 설치, 은밀 침투, 암호 통신, 심리전 기술까지 집중적으로 교육했다.
특히 한반도 지형을 가정한 모의훈련이 반복되었고, 일본군 복장을 이용한 위장 침투 훈련도 진행됐다.
작전 개시를 앞둔 급변 상황
1945년 8월 초, 광복군과 OSS는 최종 작전 회의를 열고 8월 하순 침투 작전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8월 7일에는 서안에서 마지막 사전 점검이 이뤄졌으며, 일부 광복군은 여의도 비행장 투입을 위한 항로와 장비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면서 작전은 실행 직전 단계에서 전면 중단됐다.
미수행 작전의 전략적 의의
비록 실제 작전은 무산됐지만, ‘독수리 작전’은 한미 양국이 군사적 목적을 위해 처음으로 공식 협력한 사례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광복군은 이 과정을 통해 연합군 작전 체계, 첩보 활동, 특수전 개념을 직접 경험했다.
이는 이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과 한미 동맹의 초석이 되었으며,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연합작전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의 교훈과 평가
‘독수리 작전’은 군사작전에서 정보·첩보 능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전에서도 첩보와 심리전은 전투력 못지않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이 작전이 무산되지 않았다면 광복군이 해방 직후 한반도 정치·군사 질서 재편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편, 작전이 실행되지 못한 점은 국제 정세 변화와 군사작전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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